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시인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1948)에 수록된 서시(序詩)의 한 구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시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이 구절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인용되며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이 구절을 볼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어떻게 사람이 죽는날까지 한 점의 부끄럼조차 없을 수 있다는 것일까?물론 기자를 비롯한 대부분 사람들은 부끄럼을 한 점이라도 덜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자. 수업 시간에 아는 문제가 나
학술 연구란 특정 학문 분야의 현상이나 문제를 체계적으로 조사, 분석,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보다 일상의 용어로는 진리에 다가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진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바로 Validity(타당성)과Reliability(신뢰성)이다. 신뢰성의 핵심은 결과가 반복되느냐 즉 일관성이 있으냐로 타당성이 비해 간단하고 명확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나와의 약속시간을 지금까지 매번 어기고 늦었다면 다음에도 이 사람은 늦을 것이라고판단하는 것도 Reliability의 범주라고 할 수
첫 오피니언, 첫 ‘S동 211호’. 내가 쓰겠다며 호기롭게 손을 들었지만 쉽게 쓰지 못하고 있다.깜빡이 는 커서를 바라보며 기자에게 신문사는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봤다. 어느 날엔 하염없이 감사하고 어느 날은 벅차게 힘든 이 존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다가 불현듯 고등학교 사회문화 시간에 배운 ‘내집단’ 개념이 떠올랐다. 미국의 사 회학자 섬너(William Graham Sumner, 1840~1910)는 구성원들이 가지는 소속감에 따라 사회 집단을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분류했다. 내집단이란 본인이 소속해 있으면서 동
기자의 고향은 어디서든 바다가 보이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이다. 바다와 아주 가까운 곳에 살았던 기자는 어릴 적부터 바다에 친밀감을 가졌다. 기자는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도, 주섬주섬 양말을 벗어 찰박찰박한 바다에 발을 담기도 했다. 바다는 기자에게 고요한 저녁에 시원한 파도 소리로 위로를 주기도 했지만, 끝없이 펼쳐진 모습에 압도감을 주기도 했다. 내가 발을 내딛고 살아가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는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지도,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다
본교 농구 동아리 JUMP를 알아보고자 회장 손민재(자율3) 학우를 만났다. Q. 농구 동아리 JUMP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A. JUMP는 본교 유일 중앙 농구 동아리로, 올해로 41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동아리입니다. 실력에 상관없이 농구에 관심이 있는 학우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으며, 농구를 중심으로 즐거운 대학 생활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Q. JUMP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어떻게 되나요?A. JUMP는 체육관을 이용하는 몇 안 되는 동아리 중 하나로 매주 화, 목 17시부터 21시까지 교내 체육관에서 정기 훈련
모든 기록은 역사다. 당신이 그것을 원하든 원치 않든, 기록했다면 일단 그것은 역사가 된다.이는 얼마 전 필자가 전공 수업에서 들은 말이다. 필자는 홍대신문에 투고글을 부탁받고 신문을 집어 읽는 내내 이 문장이 떠올랐다. 신문은, 언론은 빠르고 분주하게 현재를 현재에게 실어 나른다. 이들의 기록에는 현재의 욕망이, 불만족이, 행복과 불행이 묻어있다. 일직선의 시간을 상상해 보자. 현재의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미래로밖에 나아갈 수 없다. 이들에게는 속도와 방향의 선택권조차도 없다. 좋든 싫든 미래로 이를 악물고 나아가야만 하는 현재의
당신은 작은 나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몇 번이고 타 주었다. 당신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내가 조금 자라고 난 후였다.어느 밤에는 문 너머에서 나를 향한 사랑 고백이 들려온다. 내가 잘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미 잘하고 있고 나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다고. 내 방문을 두드리고 조심스레 나의 안부를 묻는 당신에게 물기 어린 목소리로 나는 나의 다짐을 전한다. 잘 살겠노라고.오랜 기숙사 생활로 잊고 있던 새벽 인사를 이제 안다. 자고 있으면 쓰다듬는 손길, 볼이나 이마에 가볍게 하는 입맞춤이 느껴
신문사에 입사한 지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이제 기자도 수습기자라는 직함을 벗고 준기자라는 새로운 직책 아래에서 선배 기자들처럼 기자프리즘을 쓰게 됐다. 어른 옷을 입은 어린아이처럼 아직은 어색하고 많이 미숙하지만, 2024년 첫 번째 기자프리즘인 만큼 사회를 조명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자 본연의 업무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 글을 본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올해 4월 10일(수)에 있을 제22대 총선이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총선을 ‘정치 양극화’라는
작년 이맘때, 23학번 새내기였던 기자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바로 수강 신청을 시원하게 망쳐버린 것이다. 먼저 대학생 노릇을 하고 있던 오빠의 조언에 따라 난생처음 PC방을 간 것이 화근이었을까? 신청에 성공한 강의는 단 두 개뿐이었다. 수강 신청이 끝난 컴퓨터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기자의 머릿속은 텅텅 비어버린 시간표와는 달리, 끊임없이 밀려드는 근심 걱정으로 빈틈없이 채워지고 있었다.아마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 몇몇은 이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개강을 맞이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여태껏 학교에서, 또는 학원에서 정해준 시간
3월을 마주한 캠퍼스는 아직은 매서운 바람을 품고 있지만 새학기의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하다. 지난 2월 22일(목)에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선배들이 본교로부터 발걸음을 옮겼고 23일(금)에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러 후배들이 본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작과 설렘, 긴장과 걱정으로 가득 찬 3월에는 새로운 만남과 경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마치 퇴근하여 양손에 치킨을 가득 사 들고 귀가하시는 아버지를 기다리던 마음을 품게 만든다. 이처럼 3월이 주는 수많은 선물이 있지만 그중에 최고는 3월 첫날이 빨간날이라는 사실이다. 문득 궁
본교 창업 동아리 인액터스의 회장 최예주(시각디자인2) 학우를 만났다.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인액터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A. 인액터스는 사회적 비즈니스를 실현하는 창업 동아리입니다. 우리 주변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고요한 택시’, ‘동구밭’ 등 사회적 비즈니스가 인액터스에서 비롯됐습니다. 특히 본교는 인액터스 코리아가 처음 생길 때부터 함께한 대학 중 하나입니다. Q. 인액터스에서는 타교와의 협동 프로젝트, 창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홍익의 교정을 떠난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어섰지만 아직도 교정 곳곳에 스며 있는 추억들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까맣게 잊고 있던 대학 시절의 추억들이 친구나 동문들을 통해 가끔씩 소환될 때면 20대의 미숙하면서도 빛났던 젊음의 순간들이 다양한 장르의 청춘 영화로 반복 재생된다. 대학 시절의 모든 경험과 만남은 누군가의 기억을 통해 끊임없이 재확인되고 더해지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그러던 중 나는 나의 모교에 다니고 있는 제자가 전해준 홍대신문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홍익에서 지냈던 소중했
“당신의 생애를 들려주세요.”라는 질문 하나로 모든 연구가 시작되는 학문이 있다. 이 마법의 질문은 한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재구성하는지 보여준다. 삶의 주체로서 한정된 기억에 규칙과 서사를 부여, 이를 언어로 재현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연구에 포함된다. 구술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생애를 이해하는 학문, ‘구술생애담’이 그 주인공이다.구술생애담은 보다 보편적인 구술사, 생애사와 달리 사적(史的) 층위가 아닌 담적(譚的) 층위로 접근한다. 개인의 기억을 역사적 사실과 비교, 문헌 밖의 사건에 주목하는 것이
마지막 발간을 앞두고 분주해진 홍대신문사에는 이번 학기를 마치면 기자실을 떠나는 이들이 있다. 적게는 세 학기, 많게는 네 학기 동안 취재부에 몸담은 57기 기자들이다. 다사다난했던 기자실에서의 추억도 상기시킬 겸, 퇴임이 코앞으로 다가온 취재부 57기 기자들끼리 서로를 인터뷰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민규 기자Q. 종간 및 퇴임하는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A. 어떻게 또 버텼다. 마지막 학기를 시작하기 전 퇴사를 고민하다가 잔류하기로 결심하고, 친구 앞에서 선언했던 날이 기억난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반년이
‘학생 자치의 위기’. 이젠 너무나도 익숙한 말이다. 해마다 진행하는 총선거에 막상 후보가 없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고, 단선으로 출마한 후보는 이젠 익숙하다. 어쩌다 여러 선거운동본부가 출마해 경선을 치러야 하면 오히려 당황스럽다. 지난 22일(수) 오전 8시부터 23일(목)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4 단결 홍익 총선거에는 총학생회와 총동아리연합회 후보가 없다. 몇몇 단과대학도 마찬가지다. 재선거 이후에도 이대로라면 내년 1학기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중앙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총 15단위 중 7단위가 비상
지난 9월, 4년 만의 대동제가 막을 내린 후 본교 에브리타임을 뜨겁게 달군 이들이 있다. 본교 유일무이 중앙 스트릿댄스 동아리 비츠플로우(BEATZFLOW)를 알아보고자 회장 김성민(자율3) 학우와 만나보았다. Q. 비츠플로우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A. 비츠플로우는 본교 스트릿댄스 동아리로, 정기 공연과 같이 자체적으로 여러 공연을 진행하는 한편 타 대학의 스트릿댄스 동아리들과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습니다. 기수제로 이루어져 있는데 입부 2년 차인 기수를 핵심 기수라고 합니다. 이러한 핵심 기수가 주체 기수가 되어 정규 연습을
홍익대학교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는 친구를 보면서 필자도 언젠가는 보고서 같은 양식의 글만 쓰기보다는 신문 기사 같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떤 주제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홍대신문을 읽고’ 라는 투고글을 부탁받아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먼저 1면에서는 학생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다룬 기사가 눈에 띄었다. 해당 기사들은 학교 기숙사 및 등록금과 같은 학교 내부의 문제에 관한 내용이었다. 홍익대학교는 이원화 캠퍼스로 운영되는 대학교로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로
필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헤어짐은 초등학교 2학년이던 때에 필자가 직접 기르던 콩나물과의 헤어짐이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식물을 오래 살리지 못하는, 재배에는 재능이 없는 아이였다. 그런데도 그 콩나물은 신기하게도 꽤 오래 버텨주었다. 그 당시 그 콩나물을 정말 고마운 친구이자 필자가 낳은 아이처럼 애지중지 대했다. 빛을 보지 않도록 검은 비닐봉지를 잘 덮어주고, 때마다 물을 부어주었다.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물을 줄 때만 콩나물을 조심히, 그리고 예쁘게 들여다보는 인내심도 갖췄었다. 그 콩나물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