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롯이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과 환경에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개인전으로 작가의 9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보여주는 최대 규모의 *서베이(surbey) 전시이다. 필립 파레노는 전시와 작품과의 역동적 관계를 탐구한다. 작품은 단순히 전시되는 것이 아닌, 전시장에서 다른 작품들, 관객들, 그리고 사운드와 호흡하며 상호작용되는 것에 주목한다. 또한 작가는 작업의 핵심 요소로 ‘다수의 목소리’를 꼽았다. 전시를 통해 다양한 목소
“편지 왔어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전쟁에 사용된 전투기 중 일부는 항공 우편기가 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 우편 비행사 '파비앙'은 항공우편국 우편 국장 '리비에르'의 신임을 받는 베테랑 비행사로, 그녀의 아내이자 작곡가 '로즈'와의 야간비행을 소망하며 오늘도 사람들의 소식을 전한다. 로즈는 곧 있을 신항로 개척 기념식을 위한 곡 쓰기에 한창이지만 도무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에 그녀는 영감을 얻기 위해 비행을 떠난 파비앙의 비행일지를 읽는다. 동시에 파비앙은 로즈에게 새 피아노를 선물하기 위해 신항로
불교는 기원전 5세기 인도 북부 갠지스강 유역에서 시작되어 수백 년에 걸쳐 남쪽으로 전해졌다. 석가모니의 고향인 북인도와는 기후도 문화도 다른 남인도에서, 불교는 생명력 있는 신들과 더불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우리는 *스투파(stūpa)와 스투파를 둘러싼 울타리에 조각된 장식을 통해 수많은 인도의 신과 석가모니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스투파를 둘러싼 울타리 장식에 조각된 남인도의 다양한 신과 석가모니 이야기를 담고 있다.전시장에 들어서 처음으로 마주한 유물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신분이 높은 사람만 쓰는 햇빛
글과 그림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그림은 글이 미처 전하지 못한 함의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글은 그림이 다 표현하지 못한 내용을 풀어서 제시한다. 전시 ‘문자와 삽화-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는 글과 그림의 관계를 판화 예술로 승화시킨 독일의 판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를 필두로 김홍도와 조선 왕실의 판화, 중세 유럽의 성서에 기록된 삽화 등 다양한 삽화를 보여준다. 1부 ‘문자를 위한 그림’ 전시에서는 텍스트만으로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 종교적 내용을 쉽게 전파하기 위해
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한 소장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박물관이 수집한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하던 시기에 성장해 지금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한 작가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전시명은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후로 시간여행을 하며 시공간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를 모티프로, 기존 관습이 묻어나지
"전기 나갔어!" '마크'의 외침으로 시작하는 뮤지컬 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을 조명한다. 자신과 친구들의 삶이 담긴 영화를 찍으며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하는 마크, 죽기 전 남길 노래를 만들기 위해 기타를 튕기며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로저', 마약에 중독되어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로저를 만나 지금 당장 사랑하자고 말하는 '미미', 사랑이란 무엇인지 백 마디의 말보다 삶을 통해 보여주는 '엔젤', 돈이 없어 입고 있던 코트까지 뺏기는 희망 없는 살에서 엔젤을 만나 다시 일어서는 '콜린'
전시기간: 2023년 7월 28일(금) ~ 11월 18일(토)전시장소: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관람시간: 화, 수, 목, 금, 토 10:00~19:00 / 일, 월 휴무관람요금: 무료
아폴로 11호가 사람을 태우고 달로 떠난 1969년의 어느 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19살 ‘추남원’은 국제복장학원에 합격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고 이내 사랑하는 ‘박정분’과 함께 내일 아침 서울로 떠날 것을 약속한다. 남원이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으로 벅찬 마음을 가라앉히려 정분이가 좋아하는 달을 바라보고 있던 바로 그때, 달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그를 덮친다. 정신을 차린 남원의 눈앞에 나타난 건 자신을 영감이라 부르는 할머니 ‘선희’와 70세 노인이 되어버린 자신, 그리고 지금이 2020년이라는 믿기 힘든
시각장애인 ‘돈 파블로’와 비장애인 아내 ‘도냐 페피따’가 이끄는 ‘돈 파블로 맹인학교’의 개학식 당일, 학생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까를로스’와 ‘후아나’를 중심으로 모인 학생들은 저마다 방학 때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때 ‘미겔린’이 교실 너머 들려오는 낯설고 이상한 소리를 포착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오는 지팡이 소리. 교내에서는 지팡이를 사용하는 학생이 없기에, 모두가 당혹감에 빠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나선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전학생 ‘이그나시오’였다.뮤지컬 는 스페인 희곡
대형마트에서 휴직한 매니저를 대신해 임시 매니저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계 입양인 ‘수아’의 취미는 유원지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여느 때처럼 카메라 하나 들고 유원지에 온 수아는 우연히 원숭이탈을 쓴 이상한 노인 ‘네불라’와 만나게 된다. 수아를 사진작가로 착각한 네불라는 수아에게 자신의 ‘인생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네불라는 좋은 사진을 위한 배경 지식이라는 핑계로 수아에게 자신의 인생을 보여준다.뮤지컬 는 각각 네불라와 수아를 맡은 두 명의 배우와 1인 다역을 수행하는 네
예술의 대중화를 이끄는 선발대에 귀여운 고양이들이 합류했다. ‘CAT ART: 고양이 미술사’ 전시는 유명한 미술 작품들을 고양이로 재해석한 슈 야마모토(ヤマモトシュウ) 작가의 개인전이다. 전시는 ◇고대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사실주의 ◇인상주의 ◇20세기 미술 ◇동양미술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서대로 관람하며 자연스레 미술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입구의 커튼을 걷고 들어가면 ‘고대 고양이 미술’ 구역이 나온다. 작가는 “고대의 작품들이 문명의 여명기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해서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반대로,
당신의 가장 첫 번째 꿈을 기억하는가? 누군가는 요리사를, 누군가는 대통령을, 누군가는 경찰차나 소방차 그 자체가 되길 바랐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슨 꿈이든 어떤 형태든 언제, 어디서나 이룰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동화 속이다. 이젠 다 커버린 기자를 비롯한 독자들은 어쩌면 어릴 적 그렸던 ‘미래의 멋진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展은 잊고 살았던 그날의 꿈을 되살아나게 해주고, 우리의 어린 시절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꿈을 심어준다.제1전시실에서는 그림책 작가인 앤서
전시기간: 2023.6.2.(금)~10.9.(월) / 휴관일 : 9.29.(추석 당일)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관람시간: 월,화,목,금,일-10:00~18:00까지(*입장 마감 17:20) / 수, 토 - 10:00~21:00(*입장마감 20:20)관람요금: 성인(만25세~)-18,000원 / 청소년(만 13세~ 24세) - 15,000원 / 어린이(만 7세 ~ 12세)-10,000원 / 유아(만 4세~ 6세)-7,000원 이강민 기자(leegm0909@g.hongik.ac.kr)사진: 이재환 상임기자
“삶이 움직임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움직일까요?”“우리는 움직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신촌역 부근 한적한 골목길, 가만히 그리고 고요히 꿈틀대는 움직임들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에는 신촌 문화발전소가 있었다. 비스듬한 언덕길에 선 건물은 정겨운 골목길의 내음과 녹색 풀들과 함께 싱그러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1층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깥과는 사뭇 다른 공기가 서려 있었다. 새소리가 들리고 식물과 사람이 있는 그곳, 하지만 스피커와 캔버스 안에서 움직이는 그것들. 익숙한 것들이 낯선 곳에서 다가오는 그 전시관에
스페인의 유명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라울 뒤피(Raoul Dufy, 1877~1953)의 작품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Raoul Dufy's painting always makes me happy. He is a painter of joie de vivre, of light, and of color.”라고 칭송했다. 번역하면, ‘라울 뒤피의 그림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는 삶의 기쁨이고 빛과 색채의 화가다.’ 라는 의미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에게 인정받은 라울 뒤
올해로 서울살이 5년 차, 강원도에서 나고 자란 27살의 ‘나영’은 작가를 꿈꾸며 서울로 상경했지만 아직은 서점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 나영은 낯설고 힘들지만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영은 ‘빨래’를 널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무지개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나게 된다.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했던 둘이지만 바람에 우연히 날려온 빨래 하나에 천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
에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아스타나(阿斯塔那) 고분 출토품을 통해 *투루판 지역의 독특한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다. 해당 지역 지배 계층의 공동묘지인 아스타나 고분은 중국 신장 자치구 투루판시에서 동남쪽으로 35km 떨어진 곳으로, 투루판의 옛 도읍인 고창고성 부근에 있다. 그곳에서 3세기경부터 8세기 후반까지 만들어진 400기 이상의 무덤들이 발견됐다. 그 출토품 중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85점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전시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왼쪽 벽에는 명기(名器)들과 나무 받침
제주 4·3사건이 올해로 75주년을 마주했다. 1948년, 독립 후 민주화를 꿈꿨던 대한민국은 모순되게도 전혀 민주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하나의 비극을 낳았다. 현재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대표 휴양지이지만, 불과 75년 전만 해도 3만 명 이상이 이유도 없이 죽임을 당한 섬이었다. 이번 전시는 박경훈(1962~) 작가의 개인전으로 그는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운동 등에 참여한 문화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를 통하여 제주 4·3사건의 지워졌던 역사를 들추고 당시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자.
“인간, 사자, 독수리, 그리고 뿔 달린 사슴, 거위, 거미, 물속에 사는 말 없는 물고기, 불가사리, 그리고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 한마디로 모든 생명, 모든 생명, 모든 생명이라는 생명은 모두 슬픈 순환을 마치고 사라져 버렸다…….” 막이 오르고 배우 C가 등장해 독백을 시작한다. 안톤 체홉(Anton Chekhov, 1860~1904)의 희곡 ⌜갈매기⌟(Чайка) 속 주인공 ‘니나’의 대사이다. 언뜻 보기에는 연극 속 한 장면 같지만, 이내 배우 C는 대사를 까먹은 듯 고개를 젓는다. 공연장의 모든 조명이 켜지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즐기는”《2022 SOMA 공공미술 프로젝트》 展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SOMA)미술관에서 ‘쉼’을 주제로 하는 전시이자 시민과 예술가가 만나 예술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이다. 공공미술(Pulic Art)이라는 이름답게 올림픽공원을 방문하는 누구나 미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미술관 내부가 아닌 공원 곳곳 ‘지나치다 들를 수 있는’ 장소에 작품을 배치했다. 그런 이유로 위 전시는 ‘벤치 프로젝트’라고도 불린다. 이번 전시 속 작품 모두가 시민이 앉았다 갈 수 있는 공원의 벤치와도 같기 때문이다. 8호선 몽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