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수업을 마치자마자 강의실을 나와 홍문관으로 향했다. “또 신문사 일이야?”라고 묻는 친구의 물음에 기자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개강 후 매주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지만, 기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왠지 모를 허탈함을 느꼈다. 신문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설렘은 이미 오래 전에 날아가 버렸고 또 하나의 업무를 껴안았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복잡한 머릿속을 뒤로 하고 기자는 정문 앞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동문을 만났다.기자는 가장 먼저 동문의 대학생활에 관해 질문했다. 그녀는 판화과지만, 학교생활을
기자의 학교생활은 항상 불안함과 조급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입시에 치여 오르지 않는 성적을 붙잡고 전전긍긍할 때가 많았다. 무엇이 부족해 더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 항상 생각하고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 기자는 ‘왜 항상 불안해하며 그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쫓기는 듯한 인생은 대학에 와서 끝날 줄 알았지만 큰 오산이었다. 기자는 완벽한 기사 작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며 여느 때와 같이 조급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나날들은 같은 과를
'장자연 문건의 조선일보 방 사장은 누구인가?', '대림동 한 달 살기, 우리가 몰랐던 세계', '나는 주식방송 댓글 부대원이었다', 'MB사저의 100시간'. 흔히 접하는 일간지에서는 볼 수 없던 독특한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탐사보도와 심층 분석을 통해 깊이 숨겨진 팩트들을 밝혀낸다. 세상에 숨겨진 수많은 사실 중에서 어떤 진실을 밝혀내어 세상에 전할지 늘 고민하여 결정하는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을 만나보자. Q. 『시사IN』은 기획기사를 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카메라를 통해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비추는 사람. 네모난 화면 속에 시청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는 사람. 바로 ‘방송 PD’다. 여기 세상의 작은 변화를 꿈꾸는 PD가 있다. KBS 시사교양국에서 과 , , 등 다수의 교양 프로그램으로 소소한 행복을 전한 구상모 방송 PD를 만나보자. Q. 현재 KBS 방송 PD로 일하고 있는데, PD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A. 철이 들고 난 뒤 막연히 사회에 도움이 되고
기자는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기자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타인에게 드러내며 인정받고 관심 받는 느낌을 즐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듯 관심과 주목에 대한 갈증도 끝이 없기 마련이다. 때문에 기자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이 활동이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시간 낭비는 아닐까?’ 등의 고민을 하며 현재와 미래의 시간을 저울질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같은 과를 졸업한 강노빈 동문을 만나러 가기 직전, 기자의 마음이 평소보다 더욱 무겁고 긴장이 됐던 이유는 재학
아이코노클라스트.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을 ‘아이코노클라스트’라고 한다. 이는 고대 그리스에선 우상 파괴자, 관습 파괴자를 이르는 말이었으며, 현대에 와선 상식적인 사고를 거슬러 최초로 혁신을 이룬 사람을 이르는 말로 사용된다. 여기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시각화하는 현대 아이코노클라스트가 있다. 클라이언트의 본질을 파악해 퀄리티 높은 디자인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그녀, 장윤영 디자이너를 만나보자.Q. 프로젝트팀 ‘잇-다’가 주최한 ‘디자인 크리에이터 잡다한 콘서트’를 통해 본교 학우 및
기자의 3월은 항상 새로움을 향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동시에 설렘에 가려진 무언가가 함께 있었다. 바로 걱정이다. 기자가 2학년이 되는 22살의 첫 여정에는 유난히 설렘보다 걱정이 앞서있었다.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만 늘어가던 개강 하루 전, 올해 본교를 졸업하여 사회에 첫 발돋움을 시작한 강유민 동문을 만났다.동문은 KB국민은행에 입행하여 행원으로서 거쳐야 할 연수를 마치고 당장 내일부터 은행으로 첫 출근을 한다고 했다. 첫 출근 하루 전 그는
기자가 동문을 만난 날은 본교 제69회 졸업식이 열린 날이었다. 졸업식이 진행된 체육관 앞은 졸업생과 그들을 기다리는 부모님, 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길가에 서서 바라본 선배들의 얼굴에는 길고 길었던 십여 년 간의 학창시절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이번에 만난 동문 또한 힘들었던 학교생활과 1년간의 수험생활을 견디고 7급 세무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그래서인지 동문의 주위엔 미래에 펼쳐질 새로운 일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만들어진 긍정적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듯했다.동문을 만나게 된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말이다. 저명한 화가였던 고흐조차도 슬럼프에 대해 언급하며, 계속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허진호, 2009), (최동훈, 2015), (허진호, 2016) 등의 영화를 통해 과거의 이야기와 인연들이 현재의 사람들에 끊임없이 스며들고 있다고 말하는 이한얼 영화감독은 자신의 슬럼프에 대해 털어놓으며 젊은 예술가들을 위로한다. 더불어 그는
뜨거운 컵을 잡기 위해 임시변통으로 만든 손잡이, 의자에 편하게 앉기 위해 임시변통으로 만든 등받이. 컵의 손잡이와 의자의 등받이 모두 필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어느 순간 없으면 안 되는 필수요소로 남게 되었다. 이처럼 일상적인 사물에서 인간적 가치를 발견하는 큐레이터가 있다. 본교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한 임종은 독립큐레이터는 인간에 내재하여 있는 특성이 예술가들에 의해 작품화되는 것에 집중한다. 작품의 금전적 가치가 아닌 예술적 가치와 작가의 태도에 집중하는 독립큐레이터 임종은 동문을 만나보자. Q. 대안공간 루프
이 글은 기자의 마지막 인터뷰이자 지난 대장정의 끝을 맺는 마침표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마주했었고 때론 그들과 쉴 틈 없이 부딪히며 시퍼런 멍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사람들과 마주칠 때마다, 아니 지금까지도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너무 무섭고 두렵다는 것이다. 기자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의 세상이 마치 기자의 삶을 잡아먹기라도 하듯 왠지 모르게 반감부터 앞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의 생각, 가치관 등이 공감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와는 다른 것에 부딪혔을 때 느껴지는 이질감 때문이었
“엄마, 하늘말나리는 소희 누나 같아요. 주변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자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알차게 자기 자신을 꾸려 나가는 소희 누나 같은 꽃이에요.” 초등학생 때 국어교과서에서, 중학생 때는 학급 권장도서 코너에서 한번쯤 이 구절을 읽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1999)는 각자 다른 아픔을 가진 세 아이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상처를 치유받고 성장하는 내용의 청소년 소설이다. 여리지만 강인하고 굳건한 아이들의 정신을 상징하는 하늘말나리 꽃은 오랜 시간 많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독자에게
누구나 살면서 삶의 방향을 트는 계기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불행한 일이 그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사소한 일을 통해 방향을 틀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기자는 이십대의 초입, 한 선배를 만나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 치기어린 대학생활에서 그 선배는 표류하던 기자를 인양해 줌과 동시에 지금의 기자가 존재하도록, 빛을 발하며 인도했다. 선배의 권유로 들어간 신문사에서 그 선배는 더욱 멋있었다. 논리정연한 말과 배려 넘치는 태도는 타인을 편안하게 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으니, 후배들 사이에서 팬클럽이 생기는 건 당
얼마 전, 한 축구커뮤니티에서 한 스튜디오 화면을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테이블에 앉은 3명의 진행자 중 두 명은 자료를 수북하게 쌓아두고 있었지만, 나머지 한 명은 볼펜 하나 없는 상태로 중계를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축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적시에 전달해주는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한국의 대표해설위원으로 자리한 지 오래이다. 클럽 축구계 최고 위상을 지닌 UEFA 챔피언스 리그부터 대학리그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계를 진행한 한준희 해설위원을 만나기 위해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세 명의 기자는
중간고사가 끝난 11월의 첫 일요일, 하늘은 미세먼지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때문인지 날씨는 따뜻했지만 공기에서는 약간의 무거움이 느껴졌다. 이렇게 따뜻할 거라 예상치 못하고 코트를 입은 기자는 연신 식은땀을 흘리며 인터뷰를 위한 길을 나섰다. 이윽고 약속 장소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어느새 도착한 송창수 동문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에게 인사를 건넸다.송창수 동문은 지난 5월부터 신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에서 지원사업팀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중앙회는 농협, 신협, 수협 등의 협동조합기구 산하에 있는 회원조
우연히 접하게 된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은 적이 있는가? 여기 사람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임선경 일러스트레이터는 작품을 통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거나 손을 내민다. 그녀의 닉네임인 ‘무릎이’와 어울리는 귀여운 아이를 표현한 그림은 지친 사람들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또한 그녀는 약 1년 전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출시하며 자신의 작업 영역을 넓힘과 동시에 『읽으면 진짜 이모티콘으로 돈버는 책』(2017)을 출판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 사람들
몇 년 전, 기자는 같은 과 신입생 후배와 밥을 먹으며 신문사 입사를 권유했다. 신문사에 지원하면 고기를 사주겠다는 기자의 약속과 함께 후배는 신문사에 지원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일에 열심히 임한 후배는 숨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 최우등 졸업을 뜻하는 라틴어)의 영예를 안으며 지난 8월, 사회로 발을 내디뎠다. 언제 더웠냐는 듯 옷깃을 여미던 9월의 끝자락에서 만난 김지연 동문은 약속장소 앞에서 기자에게 붙임성 있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에 보는 후배의 얼굴에 한껏 들뜬 기자는 “이제야 고기를 얻어먹네.”
“생일축하노래도 연주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채팅창에 올린 누군가의 요청에 한복을 차려입은 한 사람이 가야금으로 생일축하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아프리카TV 방송의 아야금(본명 박상아) 크리에이터는 아리랑에서 외국의 인기곡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곡을 연주하며 우리에게 생소해진 가야금 소리를 감미롭게 들려준다. 소통이 필요해 막연히 시작한 방송에서 어느새 신인상을 받은 아야금 크리에이터는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가야금을 연주하고, 우리 소리에 익숙해져 정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하
8월 초, 이미 지난 대서(大暑)로 착각할 정도로 더운 날이었다. 도로 위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항상 사람으로 붐비던 학교 앞 인도는 그날따라 조용했다. 기자는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서 카메라 초점을 맞추며 처음 혼자 진행하는 인터뷰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질문들을 계속해서 상기했다. 이내 이성모 동문이 약속장소에 도착했고, 서로 음료를 시원하게 한 모금씩 들이킨 뒤 인터뷰를 시작했다.동문은 자신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숙해진다는 좌우명을 가지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다.”라 소개했다. 그는 지난 7월 초에
지긋지긋한 무더위를 뿜어낸 올해 여름, 기자는 많은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더위를 서서히 달래는 듯 추적추적 비가 내렸던 7월의 어느 오후, 기자는 카메라를 챙겨 동문이 기다리고 있을 학교 근처의 한 카페로 향했다. 그곳에는 갑작스레 내린 비에 어깨가 젖은 기자를 보자마자 걱정부터 해주던 백가영 동문이 서 있었다. 동문은 작년 12월 검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후 올해 4월 제7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현재 진천과 용인을 오가며 신임 검사 교육을 받고 있다. 1년간 교육을 받은 뒤 내년 2월이면 정식발령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다소 설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