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목조여래좌상은 높이 50.1cm, 무릎폭 32.5cm의 아담한 소형불상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차분하고 평온한 조형감을 준다. 몸에 비해 얼굴이 크게 부조되었으며, 얼굴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부처의 머리에는 소라형이 강조된 나발과 반달형 중앙계주, 반구형 정상계주가 부조되었다. 보살의 얼굴과 몸은 통통한 양감으로 표현되었으며, 가늘게 뜬 눈, 원통형으로 오똑한 코, 꾹 다문 입, 굵은 인중을 갖추고 있다. 부처의 대의 자락은 양어깨를 덮고 있는 통견으로, 명치 부분에는 겨드랑
금년도 3월 9일(수)은 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정치판에는 항상 많은 사건이 발생한다. 특히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치인들의 어두운 면모들이 인터넷 기사를 도배하기도 한다.정치판의 모습을 담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만, 현실 정치판의 모습이 어쩌면 영화보다 더하다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세 영화를 통해 정치인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살펴보고 그들의 위선에 경계하며 다가오는 대선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자. (2019)는 정치인들의 각종 비리와 거짓말이 난무하는 현실의 정치를 꼬집어서 비판하고 주인
지난해 2월 27일 사망한 육군 제5기갑여단 변희수 하사에 대한 생전 ‘전역처분’ 소식과 함께 군 내 젠더 이슈, 그중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처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 이예람 중사의 사망과 함께 끊이지 않는 군 내 가혹행위, 그 안에서도 성희롱 및 성추행 사고들이 재조명됐다. 군 내 사건, 사고를 통해 군대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는 예비 장병과 어쩌면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을 복기하고 있는 예비역 장병들에게, 지난날 경험했고, 앞으로 경험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군대에 대해 알아보자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마주한 웅장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샹들리에는 관객을 긴장하게 만든다. 당황한 관객은 동선을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짙은 수염을 가진 강렬한 인상의 작가와 눈이 마주친다. 벽면의 거대한 사진에서 작가는 카메라 플래시를 매섭게 응시하고 있다. 전시장 곳곳은 그의 매서운 눈매와 그가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가벽 없이 곳곳에 늘어놓듯 전시된 그림, 사진, 도자기, 조각, 벽지에 이르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자유분방하다. 작품에 한 발짝 다가가 들여다보니 작품을 이루고 있는 재료는 더욱 독특하다. 중국의
강의를 하다 보면 제일 어려운 주제가 있다.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인 성(性), 섹슈얼리티와 에로티시즘에 대한 내용은 강의자로서 조금 낯뜨거워지는 주제다. 그러다 보니 매우 교과서적인 이야기만 조심스럽게 그리고 매우 무미건조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강단의 분위기이다. 물론 필자가 ‘옛날 사람’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최근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이 주제들을 더욱 다루기 어렵고 민감한 화두로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한 여검사의 미투 폭로 사건으로 한국사회 전체가 들끓고 있을 때, 여느 때처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
‘플라스틱 머니’ 시대다. 지난 9월 13일(월),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말 개인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1억 539만장이다. 20세 이상 성인 인구수로 따지면 1인당 2.44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 결제액도 상당하다. 한국은 연간 1인당 1,500만 원 정도를 카드로 사용한다. 결제가 편리해 거의 매일 사용하는 카드, 그 중 신용카드는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해왔을까? 금융계의 혁신을 이끈 신용카드에 대해 알아보자. 우연, 상상을 실현하다신용카드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88년이다. 과거 공상과학 속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제작되기 시작한다. 당시 독일은 패전으로 인해 경제적·문화적으로 붕괴했고, 가치관의 붕괴,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널리 퍼져있었다. 독일 표현주의 영화는 이러한 독일인의 불안, 공포와 같은 내면을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표현주의 영화는 주로 극단적인 왜곡을 사용했다. 배우들은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고, 과장된 분장을 했다. 주로 광기, 배신과 같은 내면적인 소재를 다뤘다. 표현주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Das Cabinet des Dr
순수하고 소탈한 감성이 느껴지는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상상케 하는 지본채색 그림이다. 진중하고 엄숙한 여덟 글자의 의미와 달리 도상과 글자의 표현은 밝고 경쾌하다. 각각의 글자는 이와 연관된 중국 고사를 떠올리도록 잉어, 죽순, 매화, 비둘기, 용, 새우, 파랑새, 봉황 등 상징 도상과 결합되어 한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에서는 통치이념인 유교를 바탕으로 윤리적 덕목을 담은 윤리문자도가 유행하였다. 문자도에 등장하는 여덟 글자 ‘효(孝)·제(悌)·충(忠)·신(信)·예(
국어 교사였던 이창동(1954~) 감독은 늦은 나이에 영화 (1997)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1999), (2007) 그리고 (2010) 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되었다. 영화 은 청춘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칸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은 소위 ‘좋은 영화’다. 하지만 3명의 주요인물을 중점으로 사건이 시작되며 관객들까지 미스터리한 진실을 찾아야 하므로 ‘어려운 영화’로 꼽히기도 한다. 위 작품은 수많은 메타포를 비롯한 다양한 해석이 있는 거대한 구멍
오래된 것이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 필히 세월의 더께에 쌓여 층층이 더해지는 것이라면 고전의 미학이란 단순히 오래전 조상의 지혜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그것을 공들여 보관해 온 이의 정성에서 찾은 아름다움은 나날이 빛을 받지만, 바래지 않는다. 이는 유리관 속에 박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떤 이에 의해 독점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욕심 내려 하지 않는 아름다움이 40년의 세월 동안 고고히 머무는 이곳은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이홍근실 205호이다. 여러 기증관을 지나 2층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2021년 6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17개 국가의 18,8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평균 69%의 응답자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는 여러 나라에서 역대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혐오 정서, 이른바 ‘혐중’ 또는 ‘차이나 포비아(China Phobia·Sinophobia·중국 공포증)’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이제 막 중간고사를 마친 기자는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도요새에 관한 명상』(1979)의 배경을 답사한다는 생각에 들떴다. 작품에서 꼬집은 참담한 근대 산업화 현장, 그로 인한 환경 파괴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니! 마감까지 일주일 남았다는 점, 동진강 부근에 교통편이 비교적 열악하기에 차를 빌려야 하지만 차를 빌리기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점 때문에 하루 남짓의 시간밖에 할애할 수 없었다. 시간적 제약이 못내 마음에 걸렸지만, 신문사에서 나름 베테랑에 속한다는 자부심에 하루는 별거 아니라고 치부하며 동진강 하구로 향했다.김원
아마도 베틀 부속품은 한국에 있는 어느 박물관에서나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는 흔하디흔한 유물이 아닐지 모르겠다. 특히 ‘바디’와 ‘북’은 꼭 박물관이 아니더라도 음식점이나 가정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민속품이기도 하다.필자는 어렸을 적에 집안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작은 나무 보트 모양의 ‘북’을 봤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그 물건이 베틀 부속품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던 데다가, 그 안에는 항상 명함이나 필기구 따위의 작은 물건 등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우습게도 그 물건은 필자의 머릿속에 모양이 이상하
무한히 이어지는 푸른 점들, 그리고 그 점들이 빚어내는 심연은 관객을 캔버스라는 우주에 빠져들게 만든다. 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 1913~1974)는 자연과 민족의 정서를 서정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추상예술로 그려낸 한국의 대표 화가이다. 환기미술관 기획전 展은 김환기가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광범위한 예술의 범주에 도전을 거듭했던 시기의 작품을 선보인다. 색채와 조형에 대한 연구 끝에 궁극적으로 김환기 예술의 정수인 ‘전면점화’에 이르기까지 김환기의 예술에 대한 고심과 모색이 전시를 통해 드러난다.
생각해보면 주위에 감사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나를 도와준 사람들, 일면식도 없는데 흔쾌히 조언해준 사람들까지.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단 한 사람의 도움이라도 없었다면 분명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이를 알고 있음에도, 가끔 일이 잘 풀릴 때 나의 업적만을 생각하다 나를 도와준 사람들을 잊을 때가 있다. 이에 대해 영화 (2006)는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사람은 절대 혼자서 빛날 수 없다는 것을. ‘이젠 괜찮은데, 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하늘길과 뱃길은 물론 인간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기회마저 빼앗아버렸다. 국가는 국민에게 예전과 같은 일상을 돌려주기 위해 개인의 자유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국가와 개인 간에 균열과 불신이 생겨나고 있다. 서양의 역사를 파헤쳐보면,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가 중심 논제로 다뤄졌던 고대와 중세에서조차도 개인과 공동체는 확고한 유대를 이루었다. 하지만 근대로 접어들어 개인과 공동체가 대립하기 시작하면서, 근대 이후에는 공동체라는 개념 자체가 개인의 관심을 끌기 어렵게 됐다. 그
고유한 문자가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당연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 고유한 문자를 지닌 나라는 몇 없다. 그중에서도 한글은 창작자가 명시되어있고 과학적인 글자임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자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한글이 순탄하게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아니다. 〈나랏말싸미〉(2019), 〈말모이〉(2019), 〈시인 할매〉(2019)를 통해 한글의 제작부터 한글을 지켜내는 과정, 그리고 아직도 한글이 전해지지 않은 이들의 모습까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는 한글 창제 당시의 모습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지난 7월에 개최되었다. 특히 양궁 종목에서 다수의 금메달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홍익대학교 박물관 소장품인 ‘전통 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활과 화살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도구로써 돌로 만든 정교한 화살촉이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우리나라 전통의 활은 각궁(角弓), 목궁(木弓), 철궁(鐵弓), 연궁(軟弓), 강궁(强弓), 장궁(長弓) 단궁(短弓) 등으로 재료나 성격, 크기에 따라 발전하게 되었다. 그중 우리 박물관에서 소장하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전에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짙은 어둠 속, 희미하게 들리는 노랫소리를 따라 몇 발자국을 걸으면 기이하게 빛을 발하는 신비로운 공간이 나온다. 전시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낯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은 ‘낯섦’에 흠뻑 빠져든다. 관객을 전시에 몰입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이머시브(immersive) 전시인 展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공간지각 등 오감을 통해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들은 영국의 유명
지구촌은 2년마다 뜨거운 응원과 열정으로 휩싸인다. 바로 하계와 동계 올림픽 때문이다. 2020년 제32회 올림픽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될 일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심화되며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연기됐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올해 7월 23일(금)부터 8월 8일(목)까지 17일간 무관중으로 열렸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일상에 많은 제약을 주었지만 올림픽의 열기까지 막지는 못했다.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지구촌의 대회, 올림픽에 대해 알아보자.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