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관심사를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해석할 때, '소속감'은 전제조건으로서 기능한다. 강력한 소속감은 개인의 행동과 때로는 사고 내에 잠재되어있을 집단의 이해관계를 추측하게 한다. 이러한 원리 하에 작동하는 그러한 해석 방법이란 전쟁,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융의 분석심리학은 앞서 광범위한 인간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집단의 영향력을 집단 무의식(集團無意識)으로 규명한 바 있다. 집단사고가 개인의 사고를 대변하기까지 하는 그러한 현상은 보다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기자는 지난 10일(목)과 12일(토), 13일(일
김영민 교수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를 재밌게 읽었던 기자는 어떤 주제에 대해 할 말이 없을 때 00이란 무엇인가 하고 혼자 되뇌이곤 한다. 그래서 이번 코너를 맡고도 생각했다. 기자란 무엇인가 또 기사란 무엇인가?처음 S동 211호에 입성했을 때 그 떨림을 기억한다. 기자는 어쩌면 운이 좋았다. 신문사가 인력난으로 고통받던 시기에 수습기자 지원서를 내밀어 경쟁자도 없이 덜컥 합격했다. 때는 마침 동계훈련 기간이었기에 수습기자 딱지를 바로 뗄 수 있었고 기사를 신문에 바로 실을 기회가 주어졌다. 그렇게 기자는 첫
솔직히 말해서, 신문 한 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단 한 번도. 부끄럽지만 읽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일상에 아무런 지장이 없고, 시사 상식을 얻는 것 말고는 딱히 장점도 없는 것 같았다. 나는 나 혼자만의 공상에 빠져 시간 보내는 것을 더 좋아했고, 굳이 내가 눈길 주지 않더라도 여러 사건 사고들은 흘러가고 또 발생하니 그저 물길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두면 될 뿐이라고 생각했다. 방학을 즐기던 중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동기에게 ‘홍대 신문을 읽고’ 코너에 실릴 글을 부탁받았고, 신문 한 호를
2020년 봄 홍익대학교에 부임했다. 대학 졸업 후 15년 간의 긴 사회생활을 마무리하고 처음으로 대학 강단에 서는 나에게 지인들은 많은 축하와 더불어 부러움을 표했다. 부러움의 이유야 여러가지였지만, 젊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낭만 가득한 대학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의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그러나 주변의 기대와 달리 2020년의 대학은 내가 알고 있던 캠퍼스가 아니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대학의 상황은 마치 전시를 방불케 했다. 당시 치료제는 커녕, 백신이 언제 개발될 수 있을지조차 기약할
지난 10일(목),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날씨는 오늘로 완연한 봄인데 어쩌면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 모르겠다, 하는 걱정 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낙연 위원장이 위와 같이 말한 문장은 선행절이 후행절의 배경을 알려주는,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다. 후행절은 차치하고 우선 선행절만 보자. 맞는 말이다. 날씨가 부쩍 따뜻해졌다. 완연한 봄이다.신기하게도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시점과 날씨가 따뜻해진 시점이 유사하다. 경쟁자인 상대 후보에 대해 폭풍우 같은 언행을 펼치며 치열했던 선거운
N포 세대, 헬 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 무기력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의 신조어들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활기차고 능동적이어야 할 젊은 청년 세대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친 청춘들을 다루는 담론들이 전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된 자아를 찾기는커녕 세속적인 성공마저도 포기한 젊은 세대가 나타나고 있다. 생존주의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들이 이렇듯 성공이나 자아실현을 좇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존재함’, 그 자체로 만족하게 된 것에는 여러 사회 구조적 원인이 있다. 이 글에서는 생존주의 세대가 출현하게 된 사회 구
‘COVID-19 팬데믹’이란 무려 2년간의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전지구적 터널에서 벗어나 2022년 새봄맞이는 드디어 학생들과 교직원 동료들을 바라‘봄’에 대한 기대와 일상으로의 회복을 시작하는 출구에 서있다. 아직은 방심할 수 없는 단계적 완화와 새로운 긴장의 연속이지만, 다시 뜨겁게 캠퍼스의 낭만보존, 열정불변의 설렘이 새삼스럽고도 너무 반갑다.지난해 타는 목마름으로 오마주해 본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는 다름 아닌 ‘코로나그네’였다. - ‘한강나루 건너서 홍대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세상은 텅 비었고
기자라는 직업은 꽤나 중압감 있는 직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통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되고, 기사의 방향성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기자의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때로는 목숨까지도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항상 편중되지 않게 노력해야 하고 어떤 기사를 다루든 공정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기자에게는 또한 많은 열정이 필요하다. 취재거리를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녀야 하고 다양하고 흥미로운 기삿거리를 위해 항상 주변을 잘 살펴야 하며 진실을 파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데이터로,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다.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한다. 빅데이터 환경은 과거에 비해 데이터의 양이 폭증했다는 점과 함께 데이터의 종류도 다양해져 사람들의 행동은 물론 위치정보와 SNS를 통해 고객의 생각과 의견까지 분석할 수 있다.쇼핑을 예로 들어보면,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방문자가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돌아다닌 기록이 자동적으로 데이터로 저장된다. 이를 통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 동안 쇼핑몰에 머물렀는지를 알 수 있다. 쇼
기자는 원래 글을 쓰는 것을 퍽 가볍게 여겼다.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글은 생각의 가지를 이리저리 마음껏 뻗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사에 들어온 후 글을 쓰는 것을 가볍게 여기던 생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쓰고 싶은 글을 가지처럼 뻗어내기만 했던 기자는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지치기 작업을 해야 했던 것이다. 가지를 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기사에 주관적 의견이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일단 취재할 내용을 깊게 파헤치면 자연스레 주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주관을 한 꺼풀씩
고등학교에서 언론인의 꿈을 품고 교지부 부장으로 활동했던 필자에게 『홍대신문』의 감상문을 쓸 수 있는 기회는 설렘과 기대로 다가왔다. 우수한 기사들을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교내 학생들은 물론이며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도 귀감이 될 『홍대신문』 기사의 내용과 특징을 모색해 보았다.1면의 헤드 기사는 ‘총학생회 미구성’이라는 하나의 점, 즉 단편적 사실의 기술에서 그치지 않고 넓은 맥락으로 나아가 추천인 제도 시스템과 여론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인 측면에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다. 미시적 접근에서 거시적 접근으로 내용을
누구나 한 번쯤 대학에 와서 여행을 가 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앙동아리 ‘터사랑’은 여행동아리이다. ‘터사랑’에서 2021년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학우들과 많은 추억을 쌓아 온 류동곤(전자·전기4) 학우를 만나보았다. Q. 동아리에 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A. 터사랑이라는 이름은 우리의 터를 사랑하자는 의미입니다. 방학이 되면 길게 국내 여행을 떠납니다. 보통 네다섯 명씩 자유롭게 조를 짜서 여행지를 정해 짧게는 일박 이일, 길게는 삼박 사일로 여행을 갑니다. 학기 중에는 벚꽃 시즌이 되면 여의
현재 홍대신문사 취재부의 사정은 좋지 않다. 지면을 앞에서부터 꼼꼼히 읽었던 독자라면 눈치챘겠지만, 기사를 작성한 취재 기자의 수를 한 손으로 셀 수 있다. 학보사의 여러 위기 중 인력난이라는 위기를 절로 실감하는 요즘이다. 학보사의 인력난은 비단 본지의 문제만이 아니라 대학 언론 대부분이 마주한 문제다. 모 학보사에서는 기자가 두 명만 남아 발행을 중단하기도 했다.적은 인력은 여러 문제를 낳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가장 핵심은 기사의 품질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기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담당해야 하는 기사 수는 늘어난다. 인당
기자가 ‘기자프리즘’ 코너를 맡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기자는 이 코너를 맡는 것을 두려워했다. 정해진 형식이 없어 말 그대로 백지에 기자의 생각을 담는 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기들의 배려로 이전까지 이 코너를 맡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 끝까지 도망만 칠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과거를 떠올리며 ‘아 그때가 좋았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옛 향수를 느낀다. tvN에서 방영된 (2012)과 그 연작들의 흥행이 증거다. 기자도 막연하게 학창시절의 즐거운 추억들이 떠올라 학창 시절로 돌
디자인이나 조형 작업을 했을 때, 1학년 때의 결과물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굵직한 프로젝트나 졸업 작품만 기억에 남고,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도 큰 프로젝트만 남게 된다. 이에 국민대학교, 홍익대학교,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1학년 학생들이 1학년 과정 중에 만든 작업물들을 바탕으로 아카이빙을 진행했다. 자잘한 아이디어와 작업물을 보존하고, 현재 작업을 다음 작업을 위한 아카이브로서 기록하기 위함이다. 아카이빙은 세 학교의 커리큘럼 정보를 이용해 상반기(Surface), 중반기(Extrude), 하반기(Mesh)로 나눠 잡지 레
인지과학에서 안도감이란 인지 부하가 거의 걸리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두뇌의 신경 회로망은 정보처리 과정에서 지름길로만 가도록 내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근거해 인지심리학자들은 정보를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려는 두뇌의 기제를 의미하는 ‘인지 경제성’이라든지, 인지는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기능한다는 취지를 가진 ‘인지 구두쇠’라는 용어를 학계 안팎으로 유통시켜왔다. 인지 철학자들은 인지과학자들과 인지심리학자들의 견해에 호응해 인지 작용을 지연시키거나 일시 중단시킴으로써 정보처
홍대신문을 읽으면서 대학생 시절 학보사의 기사를 읽었던 추억이 떠올랐다. 현재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읽게 된 홍대신문에서 직장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대학생들의 열정과 패기, 대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도 느낄 수 있었다. 1면에 실린 김성현·안동권 기자의 ‘본교 세종캠퍼스 용역 노동자 쟁의행위 돌입’은 흔히 ‘을’이라 불리는 이들이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발생한 서울대학교 청소 용역자 사망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민노총의 입장만 담았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노동자 측의 요구 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