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그리운 그 시절과 그리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기억이 어떻게 남아있든,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물상자처럼 아름다웠던 그때의 그 추억을 꺼내어 보며 행복해하곤 한다. 올해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로 우리들의 마음을 적신 의 주인공 ‘미수’도 그러하다. 미수는 가수 ‘유열’이 처음 라디오 방송 을 시작하던 때부터 시간이 흘러 그 라디오가 처음으로 ‘보이는 라디오’를 선보이게 된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1994년 「미수제과?뮈【?쌓은 따뜻했던 추억을 잊은 적이 없다. 비록 기자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 작가로 알려진 알폰스 무하(Alphonse Maria Mucha, 1860~1939). 알폰스 무하라 하면 나무줄기, 조개 모양 등에서 따온 아름다운 곡선을 이용하여 테두리를 장식하고, 그 속에 화려한 장신구를 한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을 섬세한 선으로 표현한 아르누보 양식의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그는 이러한 이국적인 아르누보 형식을 활용해 각종 포스터나 책의 삽화를 디자인하는 등 예술을 우리의 일상생활로 들여왔다. 展은 그의 첫 실용미술 작품인 극장 포스터
언론계에 ‘보도 윤리’가 있고 법조계에 ‘법조 윤리’가 존재하듯, 어떤 직종에서건 직업 윤리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우리는 늘 직업 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강조 받으며 살아왔지만, 현실적인 벽이나 어둠의 유혹 등에 부딪혀 실천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들 그런 현실을 알기 때문일까? 직업 윤리의 실천으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이들은 많은 대중들에게 칭송받는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에 자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이 칭송받는 것을 과분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들이 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임을 역설한다. 아래에서
수업시간 1분 30초 전. 당신은 인문사회관(C동) 8층에 있는 강의실을 가야 한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을 가득 실은 엘리베이터는 야속하게 당신의 눈앞에서 문을 닫고 말았다. 다급해진 당신이 어쩔 수 없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계단. 당신은 핸드폰의 시계를 바라보며 다리를 한껏 뻗어 한 번에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오른다. 이윽고 당신이 8층에 도달했을 때는 아마 속으로 온갖 욕을 계단에 난무하며 숨을 헐떡이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수많은 계단과 마주하는 우리는 그것을 오르거나 내려가기 위해 무릎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수
홍익대학교박물관에서 이번 학기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작품은 송형근(1941~)의 〈일월성신〉이다. 박물관에서는 ‘박물관에 가다’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가 뜨고 달이 뜨는 배경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한 학기 동안 선보였다. 〈일월성신〉은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들의 해와 달이 하나를 이루는 마지막 작품이다. 〈일월성신〉은 홍익대학교 구성원 모두가 이번 학기와 한해를 잘 마무리하기 바라는 소망을 담아 선정되었다.무속신앙에서 일월성신은 해의 신과 달의 신을 의미하여, 무속도로 종종 그려지는 소재이다. 그러나 일월성신(日月星辰)은 말 그
쫄깃한 중국 당면 두 가닥, 콩나물 한 움큼, 알배추 다섯 잎, 그리고 야심찬 소고기 추가. 커다란 그릇에 담긴 각양각색의 재료들은 주방에서 조리돼 혀끝을 알알하게 만드는 ‘마라탕’이 되어 돌아온다.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마라탕을 즐겨 먹었지만, 요즘은 길거리를 걷다 보면 마라탕 판매점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마라탕은 특유의 맛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SNS 상에서 ‘마세권(마라탕 판매점 인근 지역을 역세권에 비유한 말)’, ‘마라 위크(마라 요리를 먹는 주간)’, ‘마덕(마라 덕후)’, ‘혈중 마라 농
이번 ‘박물관에 가다’에서 만나게 될 작품은 김환기의 이다. 김환기가 파리에 체류하던 시기인 1957년에 그려진 이 작품은 푸른색을 주 색감으로 사용한 같은 시기의 작품들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처럼 그의 작품들은 시기별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을 갖기 때문에 작품의 세부적인 부분을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작가인 김환기의 작업이 시기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1913년 신안에서 태어난 김환기는 어린 나이부터 그림에 뜻을 두고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후 동경의 일본대학 예술학원에 진학한 그는 그
해방 직후 시작된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는 지난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산업화와 민주화, 군부정권 등 혼란의 격변기를 보낸 후 사회가 안정되면서 예술가들은 독창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창작 활동을 전개했다. 이렇게 발전해온 한국 현대미술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1995년 국립현대미술관은 매년 展을 열었고 이는 2012년에 명칭이 바뀌어 展으로 이어졌다. 이번 展에서는 홍영인, 박혜수, 이주요, 김아영 작가가 현대사회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일상이라는 현실이 양심(良心)이라는 우리의 매우 특별한 기능에 틈을 주지 않기도 하지만, 막상 그런 호사(豪奢)가 허락돼도 우리의 판단이 의존하는 근거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을 발견하며 오히려 당황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선(善)과 악(惡)에 대한 고민을 한 쪽에 제쳐 둘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불편한 시름이 그저 필수적이지도 필연적이지도 않은 삶의 다양한 요소(要素) 중 하나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하라는 대로, 내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열심히’ 살다보면 아무것도
최근 많은 화제가 된 드라마 에선 홀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동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유쾌한 줄거리와는 반대로 드라마 속에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한 장면이 나온다. 바로 미혼모 ‘동백’에 대한 사회의 편견 어린 모습들이다. 세상이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달리 여전히 우리 사회는 미혼모에게 매우 각박하다. 2017년을 기준으로 국내 미혼모는 2만 2000여 명으로 집계됐지만, 과연 이들을 위한 사회적 제도가 그 양적 수치에 맞게 이뤄지고 있느냐 물으면 선뜻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
흔히 현실감 없는 사건이나 이야기를 ‘소설 같다’고 말한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 끝에 아름다운 해피엔딩 또는 절절한 새드엔딩, 혹은 진한 여운을 남기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는 ‘소설’은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일말의 결론을 독자에게 미리 일러주는 문학 갈래다. 국어교육을 전공하는 기자는 현대소설 관련 과목을 수강할 때마다 소설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배우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생각보다 소설의 많은 부분이 현실과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특히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등 주요 사회적 사건과 주제 및 발표
20세기, 한반도는 격랑의 한복판에 있었다. 국운은 빠르게 쇠해 외세의 침투를 허용했고, 일제는 끝내 이 땅의 주권을 탈취했다. 이때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반면 일제와 길을 같이하며 자신만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던 사람들도 존재했다. 애국과 이기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시대가 민중의 고통 속에 36년 동안 이어졌다. 그러다 1945년, 한반도의 주민들은 ‘잃어버린 빛을 되찾았다’라는 의미의 광복을 맞았다. 하지만 빛과 함께 어둠이 순식간에 국토를 뒤덮었다. 조선 민족이 주체가 되어 찾은 독립이 아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적용되는 대상은 다양하다. 그 대상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장소가 될 수도 있으며,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문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그리움의 대상이라고 한다면 역시 ‘고향’일 것이다. 수도 없이 많은 작품이 고향의 그리움을 노래하거나 표현해왔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정서 속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설가 임철우(1954~)의 『눈이 오면』(1995)도 이러한 작품 중 하나이다. 주인공 ‘찬우’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으로 내려가지만 이미 예전
누구나 한번쯤 지나간 시간을 괴로워 하다못해 과거의 자신과 고독한 싸움을 치른다. ‘그땐 내가 왜 그랬을까?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과거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는 인간의 모습은 자신도 모르게 표출해버린 말이나 행동에 대한 사소한 후회부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기 전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은 간절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과거의 모습을 다시금 그리며 후회하는 것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인간 보편의 모습이 아닐까? 이미 흘러버린 시간은
서울 도심 그 어느 곳에서든 우리는 서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한강을 마주하고 있다. 우리말로 큰 물줄기를 의미하는 ‘한가람’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한강은 도시 ‘서울’ 그 자체를 대변하기도 한다. 한강을 생각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돗자리를 깔고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부터 함께 나들이하는 가족들, 강가를 따라서 운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연인들이 불꽃 축제를 즐기는 모습까지. 오늘날의 한강은 각자의 방식으로 모처럼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도시의 발전 과정을 함께 해오며 지금도 우리 삶에 밀접히 맞닿아 있는 한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밤의 찬가’(1996)는 차대영(1957~) 작가의 작품으로, 어두운 밤을 연상시키는 짙은 보라색 배경과 밝은 색채의 꽃 이미지의 화려한 색채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찬가(讚歌)’가 어떤 것의 아름다움이나, 훌륭한 것, 또는 위대한 것을 칭송하는 노래라면, ‘밤의 찬가’에서 칭송의 대상은 ‘밤(夜)’이다. 따라서 화면 속 주인공은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그들을 감싸는 어두운 배경이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어두운 배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이 숨어 움직이고 있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불과 10년 전과는 다른 커다란 변화이다. 지금 세상은 인공지능 ‘봄’에 접어들고 있다. 인터넷 뉴스, 신문이나 잡지, 텔레비전에서도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넘쳐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면 책을 끝까지 읽어 주었으면 한다. 포인트는 50년 만에 방문한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새 기술 “딥러닝(Deep Learning)”의 의의를 어떻게 포착할지에도 달려 있다. 딥러닝은 향후 우
우리나라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소설가 심훈(1901~1936)의 『상록수』(1935)에 대해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상록수』는 일제 강점기 시대 ‘청석골’이라는 시골에서 일어난 농촌계몽 운동을 다룬 소설로, 교훈적인 내용도 충실히 드러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인 ‘동혁’과 ‘영신’의 로맨스를 적절히 결합해 문학적 완성도 또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들 중 ‘영신’은 안산 샘골(現 상록구 본오동) 지역에서 농촌 계몽운동을 했던 독립운동가 최용신(1909~1935) 선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사실 ‘동혁’의 이야기와 연
우리는 흔히 스포츠를 드라마 혹은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매우 큰 열세를 보이던 팀이 보란 듯이 강팀을 격파하며 이변을 연출하는 모습이나 부상, 부진 등 온갖 시련을 겪으며 내리막길을 걷던 선수가 부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모습, 팀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인생사가 만들어내는 휴머니즘 드라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이런 드라마는 당사자의 국적, 인종, 재능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래에서 소개할 3편의 영화는 각각 프로 선수와 국가대표,
오늘날 사진과 텍스트의 과감한 결합은 자연스러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법의 시작이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1945~)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바바라 크루거에게 텍스트는 그의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작품의 일부이다. 그는 대중적인 명언, 정치 문구 등으로부터 유래된 풍자적인 글을 사진에 덧붙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는 사진을 직접 찍기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기존의 광고물, 신문, 잡지에 사용된 것을 차용해 그 의미를 재구성한다. 즉, 작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일상에서 접하는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