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화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거듭된 발전을 이룩했다. 이른바 정보화 사회라고 불리는 오늘날 많은 정보들이 크고 작은 화면 속 온라인 세계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과거 인류사에서 정보를 보존하고 공유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은 바로 지면을 통한 ‘인쇄술’이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온 ‘인쇄술’은 인류사의 거대한 흐름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역으로 각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발판으로 발전한 인쇄술엔 여러 학문의 발전과 사회상이 반영되기도 한다.정보의 확산을 가져온 인쇄술오늘날에 대중적으로 보급된 프린트기를
첨단 과학기술의 성과가 그야말로 정신없이 쏟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유전자 변형 생명체처럼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문명의 이기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이러한 흐름 속 필자는 한편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여러 자료를 부지런히 탐독하기도 한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멈추고 삶을 찬찬히 돌아보며 성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이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 가운데 하나가 『월든』이다. 사실 『월든』을 처음 만난 시기는 오래 전인 20대 후반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개인적으로 삶에 대한 고민이 새롭게 시작되던 때였다.
최근 청년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의 청춘을 갈아 넣는 ‘노오력’을 기울이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다. 치솟는 물가, 버거운 집값 속에서 먹고 살고자 청춘을 포기하며 겨우 취업해도 또 다른 ‘포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청년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헬조선’, ‘탈한국’과 같은 비관적인 단어들로 자신의 처지를 대변하고 언론과 기성세대는 위태로운 청년 세대를 ‘N포세대’, ‘88만원 세대’라는 단어로 규정한다. 앞으로 살펴볼 장강명(1975~) 작가의 소설 속에도 위태롭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한 청년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등장인물
1958년 1월 23일(목) 발행된 어느 만평을 소개한다. 일반 똥지게꾼들이 경무대(현 청와대)에서 나온 똥지게꾼을 보며 “귀하신 몸”이라고 부르며 허리를 굽신거리며 인사한다. 이에 고바우 영감이 옆에 있던 이에게 “저 어른이 누구냐”고 묻자, 그는 “경무대에서 똥을 치우는 분”이라고 대답한다. 당시 이승만 정권의 독재 정치가 극에 달하자, 작가는 만평으로 대통령 집무실의 똥을 치우는 사람마저 권력을 쥐고 있다고 비판한다. 위 4컷 만평이 발행되자, 작가는 경찰의 심문을 받으며 곤욕을 치른다. 하지만 해당 사건 이후 한국언론의 만평
이번 화에서 다루게 될 존 윌리엄 윈클러(John W. Winkler)는 판화가로 유명한 작가이다. 윈클러가 사용한 에칭 기법은 판화 대표적인 기법의 하나로 그림이 새겨질 동판에 밀랍, 역청, 송진 등이 혼합된 에칭 그라운드를 입힌 뒤, 금속 바늘로 형태를 새겨 노출된 부분만 산에 담가 부식시키는 방식이다. 에서는 이러한 에칭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마치 펜이나 연필로 그린 것처럼 자연스러운 선들로 밤거리의 풍경을 표현하였다.기법적인 부분에서 에칭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먼저 명암 대비가 부각되어 나타난다
세상에 태어난 지 1년째 된 날. 그날 많은 아이들은 새로운 1살을 기념하는 생의 상징물을 가지게 된다. 바로 첫돌을 기념하는 ‘돌반지’다. 이외에도 우리는 자라오면서 사랑, 우정 등의 다양한 가치를 반지, 그 손가락의 작은 반짝거림에 부여하고는 했다. 이렇듯 고대부터 현재까지 많은 문화권에 등장한 반지는 오랜 시간 동안 인류에게 즐겨 착용되며 사랑받아 왔다. 지금부터 치장의 역할뿐만 아니라 우리의 다양한 가치를 상징해온 반지의 의미를 되새겨보자.인류사와 함께한 가치의 상징, 반지 반지는 우리의 신체에 착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당시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위치한 불국사와 석굴암을 가곤 했지만, 굳이 왜 경주를 갔고 가서 무엇을 봤는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기자 역시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문화유산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았기에 석굴암과 불국사의 인상은 뇌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때문에 기자는 이전의 경주 방문과 달리 “어떻게 하면 문화유산을 풍부하게 눈에 담을 수 있을까?”라며 스스로 고민을 해본 끝에, 소설가 현진건(1900~1943)의 수필『불국사 기행』(1929)을 읽고 그의 수필에 나온 표현을 음미해 가
‘엄마’라고 소리 내어 발음해보자. 입술이 살짝 닫혔다가 가볍게 열리며 부드러운 비음 발음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발음하는 단어이자 구강구조상 편하게 발음할 수 있어 놀라거나 무서움을 느낄 때도 무의식중에 튀어나오곤 하는 단어. ‘엄마’다. 세상의 수많은 단어들은 그 의미나 어감의 체감 정도가 비슷한 편이지만 이 단어는 조금 특별하다. 모든 사람들은 엄마라는 단어에 각자 다른 울림을 받을 것이다. 엄마와 함께 한 경험은 모두가 다르고, 엄마라는 존재가 전하는 감정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의 소설 『초록 지붕 집의 앤(1908)』은 1980년대 국내에 방영되며 큰 인기를 얻은 일본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의 원작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어른들에게 주인공 ‘앤(Anne)’은 어린 시절의 향수로 남아있다. 展은 고집이 센 개구쟁이 소녀로 기억되는 앤을 색다른 관점으로 보여준다. 소설 속 앤의 행적을 좇아 12개의 섹션으로 나뉜 이번 전시는 섹션마다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이용하여 관광객들
“꼬불꼬불, 꼬불꼬불 맛 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 하루에 열 개라도 먹을 수 있어.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애니메이션 에 나온 ‘핵폭탄과 유도탄들’의 이라는 노래의 가사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라면은 값이 싸고 조리하기도 쉬워 한국인들에게는 ‘제2의 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세계 인스턴트 라면 협회가 발표한 자료에서 한국의 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6.1개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 사람당 일주일에 평균 1.5개의 라면을
“바흐무또프, 다른 개성에 대한 한 개성의 교류가 교류를 받은 자의 운명에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지 알겠는가? 거기에는 완전한 삶이 있고, 우리에게 숨겨진 무수한 가지들이 싹트고 있는 걸세.”“나는 나무 옆에 지나가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도대체 그런 사람들은 뭘 보고 다니는 거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어린 아이를 바라보세요. 신이 선물한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세요. 풀잎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바라보세요. 당신을 쳐다보며 사랑하고 있는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는 각종 기사와 뉴스 등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손꼽힌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체를 소설로 풀어내어 신선하고 창의력 넘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또한 그의 소설 속에 나타나는 인류의 진보를 방해하는 요소와 이를 해소하는 전개 또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로 꼽힌다. 그는 21세기의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한 인정(人情) 없는 사회와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며, 그들이 자연과 사람 등 모든 존재와 함
홍익대학교박물관에서 이번 학기에 소개하는 세 번째 작품은 김정수(金貞洙)의 〈숲속에서 아침이 오고〉이다. 새벽이 지나고 해가 세상을 밝게 비추는 아침이 찾아오면, 도시는 활기를 띠고 바빠지기 시작한다. 반면 숲속은 날이 밝아 와도 고요하고 평온한 모습이 도시와는 다른 차분한 느낌을 전달한다. 〈숲속에서 아침이 오고〉는 숲속의 아침 장면을 평면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정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이 작품에서 보이듯 기하학 추상 형태와 초록색, 황갈색 등의 색 요소는 숲이라는 장소성과 아침이라는 시간성을 나타낸다. 그림을 3곳으로 구획해
커다란 몸집과 넉넉한 그늘을 지닌 오래된 나무를 생각해보자. 이러한 나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온갖 역경을 견디며 비로소 모양을 갖춘 잎과 줄기, 뿌리가 보인다.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수많은 나무는 보는 시각에 따라 ‘대인군자(大人君子)’이기도 하고, 삶의 교훈을 주는 ‘성인(成人)’이기도 하다. 자연에서 인간 삶의 올바른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수필가 이양하(1904∼1963)는 대표적으로 수필『나무의 위의』, 『내 차라리 한 마리의 부엉이가 되어』, 『신록예찬』등을 편찬했다. 그 중에서 『나무의 위의』는 6·25
“Hello, New York! 내가 동베를린에서 여기까지 왔어! 뭐? 나를 부셔보겠다고? 맘대로 해봐!” 화려한 금발 가발, 길고 풍성한 속눈썹, 달라붙는 핫팬츠와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한 인물이 외친다. 남자의 것도, 그렇다고 여자의 것도 아닌 미묘한 미성으로. 1998년 미국에서 첫 정식 공연을 선보인 뮤지컬 은 초대 헤드윅인 존 카메론 미첼(John Cameron Mitchell, 1963~)의 손에서 탄생되었다. 완벽한 성전환 수술에 실패해 ‘흉측한 1인치’를 몸에 지닌 트랜스젠더 로커 헤드윅과
“와, 진짜 얼마 만에 보는 거야? 잘 지냈어?” 이 문장을 읽으며 특정 친구가 떠오를 수 있지만, 그와의 첫 만남과 친해진 계기는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내 일상에 스며든 친구,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성별·나이·직업을 막론하고 우정을 쌓아 평생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친구를 만나 고난을 겪기도 한다. 또 우리는 친구와 싸우고 화해하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자연스럽게 우정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이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거리를 거닐다 보면 새로운 계절을 맞아 다양한 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처럼 머리카락을 알록달록 물들인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는 기분 전환 혹은 단순 미용 등 저마다의 목적으로 머리카락에 색을 입힌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 다수도 한 번쯤은 염색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편, 현 시대의 대중화되고 과감해진 모발 염색을 보면 염색을 현대의 전유물로 보기 쉽지만 사실 염색은 우리의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두컴컴했던 머리카락 세상에 색을 선물한 모발 염색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한 나라의 교통로는 인체의 혈맥 또는 신경 조직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과거 넓은 영토를 자랑했던 대제국 로마는 중앙과 지방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전쟁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 약 29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망을 건설했다. 실제로 여러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로 관리가 철저했던 시대가 곧 국가의 기동력이 뛰어난 전성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도로는 국가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사회 간접 자본이다. 현대에는 교통이 더욱 발달하면서 그에 맞는 교통로 또한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말에는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또는 동물과 식물이 생물로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하지만 죽음 이후를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으며 철학자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고대 에피쿠로스 학파는 죽음은 단순한 원자 해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며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죽음을 통해 삶을 성
“독도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을 전하는 여기는 독도체험관입니다!”독도체험관은 독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설립된 박물관으로 독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기능까지 수행하는 곳이다. 또한, 전문 큐레이터의 알차고 다양한 해설로 국민들이 쉽게 찾아가지 못하는 독도에 대한 다채로운 체험과 교육의 즐거움을 제공한다.입구에서 체험관 쪽으로 뻗은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지금은 멸종된 독도 강치와 독도 해상에 주로 서식하는 괭이갈매기 모형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해설자는 이 독도 강치와 괭이갈매기를 가장 중요한 독도 생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