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는 각종 기사와 뉴스 등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손꼽힌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체를 소설로 풀어내어 신선하고 창의력 넘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또한 그의 소설 속에 나타나는 인류의 진보를 방해하는 요소와 이를 해소하는 전개 또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로 꼽힌다. 그는 21세기의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한 인정(人情) 없는 사회와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며, 그들이 자연과 사람 등 모든 존재와 함
홍익대학교박물관에서 이번 학기에 소개하는 세 번째 작품은 김정수(金貞洙)의 〈숲속에서 아침이 오고〉이다. 새벽이 지나고 해가 세상을 밝게 비추는 아침이 찾아오면, 도시는 활기를 띠고 바빠지기 시작한다. 반면 숲속은 날이 밝아 와도 고요하고 평온한 모습이 도시와는 다른 차분한 느낌을 전달한다. 〈숲속에서 아침이 오고〉는 숲속의 아침 장면을 평면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정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이 작품에서 보이듯 기하학 추상 형태와 초록색, 황갈색 등의 색 요소는 숲이라는 장소성과 아침이라는 시간성을 나타낸다. 그림을 3곳으로 구획해
커다란 몸집과 넉넉한 그늘을 지닌 오래된 나무를 생각해보자. 이러한 나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온갖 역경을 견디며 비로소 모양을 갖춘 잎과 줄기, 뿌리가 보인다.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수많은 나무는 보는 시각에 따라 ‘대인군자(大人君子)’이기도 하고, 삶의 교훈을 주는 ‘성인(成人)’이기도 하다. 자연에서 인간 삶의 올바른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수필가 이양하(1904∼1963)는 대표적으로 수필『나무의 위의』, 『내 차라리 한 마리의 부엉이가 되어』, 『신록예찬』등을 편찬했다. 그 중에서 『나무의 위의』는 6·25
“Hello, New York! 내가 동베를린에서 여기까지 왔어! 뭐? 나를 부셔보겠다고? 맘대로 해봐!” 화려한 금발 가발, 길고 풍성한 속눈썹, 달라붙는 핫팬츠와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한 인물이 외친다. 남자의 것도, 그렇다고 여자의 것도 아닌 미묘한 미성으로. 1998년 미국에서 첫 정식 공연을 선보인 뮤지컬 은 초대 헤드윅인 존 카메론 미첼(John Cameron Mitchell, 1963~)의 손에서 탄생되었다. 완벽한 성전환 수술에 실패해 ‘흉측한 1인치’를 몸에 지닌 트랜스젠더 로커 헤드윅과
“와, 진짜 얼마 만에 보는 거야? 잘 지냈어?” 이 문장을 읽으며 특정 친구가 떠오를 수 있지만, 그와의 첫 만남과 친해진 계기는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내 일상에 스며든 친구,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성별·나이·직업을 막론하고 우정을 쌓아 평생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친구를 만나 고난을 겪기도 한다. 또 우리는 친구와 싸우고 화해하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자연스럽게 우정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이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거리를 거닐다 보면 새로운 계절을 맞아 다양한 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처럼 머리카락을 알록달록 물들인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는 기분 전환 혹은 단순 미용 등 저마다의 목적으로 머리카락에 색을 입힌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 다수도 한 번쯤은 염색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편, 현 시대의 대중화되고 과감해진 모발 염색을 보면 염색을 현대의 전유물로 보기 쉽지만 사실 염색은 우리의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두컴컴했던 머리카락 세상에 색을 선물한 모발 염색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한 나라의 교통로는 인체의 혈맥 또는 신경 조직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과거 넓은 영토를 자랑했던 대제국 로마는 중앙과 지방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전쟁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 약 29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망을 건설했다. 실제로 여러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로 관리가 철저했던 시대가 곧 국가의 기동력이 뛰어난 전성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도로는 국가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사회 간접 자본이다. 현대에는 교통이 더욱 발달하면서 그에 맞는 교통로 또한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말에는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또는 동물과 식물이 생물로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하지만 죽음 이후를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으며 철학자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고대 에피쿠로스 학파는 죽음은 단순한 원자 해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며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죽음을 통해 삶을 성
“독도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을 전하는 여기는 독도체험관입니다!”독도체험관은 독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설립된 박물관으로 독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기능까지 수행하는 곳이다. 또한, 전문 큐레이터의 알차고 다양한 해설로 국민들이 쉽게 찾아가지 못하는 독도에 대한 다채로운 체험과 교육의 즐거움을 제공한다.입구에서 체험관 쪽으로 뻗은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지금은 멸종된 독도 강치와 독도 해상에 주로 서식하는 괭이갈매기 모형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해설자는 이 독도 강치와 괭이갈매기를 가장 중요한 독도 생물로 꼽았다.
『선사시대 고인돌의 성좌에 새겨진 한국의 고대철학』이란 제목은 다소 낯설게 들릴 것이다. 선사시대에 무슨 철학이냐고? 그러나 이런 제목이 붙기까지는 고뇌에 찬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한국의 고대철학이라고 하면 고작 중국에서 들어온 유교와 불교 및 도교를 중점에 세우고, 그 주변은 토착신앙과 같은 것으로 치부한다. 과연 우리에게 중국에서 유입된 것 말고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는가?고구려의 고분벽화와 선사시대의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지만, 그리고 거기서 큰 문화적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오늘날 고도의 과학성이 전제되
김형구(1922-2015)는 아카데미즘에 입각한 사실주의적 인물상을 많이 표현한 화가이다. 그는 “미의 본질은 사물이 갖는 원초적인 신비를 색이나 형을 통해 추구하는 것”이라 믿고 이러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연이나 생활 정경을 별다른 가감 없이 화폭에 담았다.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 소개 중 홍익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김형구의 는 작품의 제목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침 해변 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림이 환기하고 있는 아침바다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용한 바다 마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바닷일이라
열차 시간이 촉박한 듯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뛰어가는 여자,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는지 시끌벅적한 사람들 속 홀로 바쁘게 노트북을 두드리는 남자, 이른 아침 허한 배를 채우기 위해 빵집에서 산 샌드위치를 급하게 욱여넣는 남자. 아침 8시도 되지 않았지만 용산역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기자는 정읍행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바쁜 사람들 속에서 겨우 의자를 차지했다. 딱히 한 일은 없지만 역 내 사람들로부터 기운을 뺏긴듯한 기분 때문에 의자에 앉아 멍하니 TV 뉴스를 바라봤다. 어제도 오늘도 뉴스에선 같은 내용이었다.
장소는 시간이라는 상황을 만나 다양한 정서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홍익대학교박물관은 시간의 풍경을 담은 소장품 9점을 시리즈로 소개하여 시간의 풍경을 바라보는 미술가의 독특한 감성과 상상력을 경험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소개될 첫 번째 소장품은 판화가 강승희(1960)의 ‘새벽 9669’(1996) 이다. 거대한 빌딩 숲의 실루엣 사이로 보이는 회색 하늘이 동이 트기 시작한 도시의 새벽을 보여준다. 거리를 빽빽이 채우던 많은 것들이 사라진 새벽의 도시는 잠시나마 아무도 살지 않는 자연의 상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라는 말은 언뜻 보기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무런 맥락 없이 이 문장만을 받아들이는 것은 꽤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이러한 문장의 논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본능’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주는 압박 때문이다. 이 문장은 본능이라는 명분으로 아름다움의 추구를 인정하고 허용해야만 한다고 주입하거나,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이들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일반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다. 본능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추구해야만 하며, 아름답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들
침대에서 일어나 뜨다만 눈으로 스위치를 찾아 화장실 전등을 키고는 변기에 앉는다. 아침 배변의 성패는 그날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곤 한다. 학교에 와서는 볼일 보거나 손을 씻거나 혹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기 위해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실제로 비뇨기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약 4~10회 화장실을 간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지금도 당신은 화장실 한 칸을 차지한 채 회색갱지를 부여잡고 일상 속 여유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화장실은 배변활동을 책임지는 동시에 우리 마음에 작은 여유를 안겨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들
자신이 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책을 쓰고 나서 생각하면 미진한 구석이 있고 자칫하면 누군가에겐 책 홍보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한 홍보의 여지를 줄이면서 객관적인 눈으로 『개념설계의 시대』를 소개한다. 간결하지만 많은, 그리고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재미나 흥미로 읽기엔 부적합하다. 작정하고 읽지 않으면 아마도 중간에 그만둘 것이다. 이에 중단하지 않고 읽도록 도움을 주는 글을 지금부터 쓰려고 한다.흥미나 재미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책은 저자의 안목인 프레임을 먼저 이해하면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 퓰리처상을 받은 시인 메리 올리버(Mary Oliver)의 「겨울의 순간들」의 일부분이다. 많은 동물들이 멸종위기 상황을 직면하게 된 지금, 서로의 운명으로 엮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번 展은 인류가 직면한 과제인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해답을 서로 다른 세 작가의 시점에서 찾는다. 전시는 ‘믹스 미디어(Mixed-Media)’ 기법을 활용하여 영원의 생명력을 회복하고, 공존을 모색하며 예술로 자연의 권리를 노래하기까지 이른다.
남해안에 비가 내리는 8월의 어느 날, 기자는 맑은 하늘을 뒤로하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섬, 소록도로 떠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반도의 끝자락이라 볼 수 있는 전라남도, 전라남도에서도 남쪽 끝에 덩그러니 위치한 소록도까지 버스를 타고 무려 6시간을 가야 했다. 3번의 버스 환승과 6시간이라는 긴 시간 탓이었을까. 기자가 느끼기에 소록도라는 섬은 사람들에게서 고립돼 어쩐지 외로운 느낌이 드는 섬이었다. 소록대교에서 비 내리는 소록도와 바다를 바라보니 우울한 감정이 기자를 사로잡았다. 아무래도 『당신들의 천국』(1976)에서 인간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든다’는 것을 마냥 반가워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 몸이 쇠약해지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인지, 사람들은 ‘늙음’보다는 ‘젊음’을 추구하며 성형이나 시술 등 과학기술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자연의 순리에 발맞추어 점점 늙어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누군가는 나이가 들고, 조금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도 한다. 앞으로 소개될 세 영화를 통해 배움과 도전,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
물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인 나에게 대학 학보에서 처음 들어온 원고 청탁은 상대성 이론에 관한 것이었다. 그땐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신문 및 잡지 그리고 전문 서적이 인터넷과 함께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과학에 관한 지식이 이해하기 쉽게 쓰인 기사는 학생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활자로 된 서적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앱(app)과 유튜브(YouTube)를 통해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교육공학 기술과 시각 효과 및 음향 효과까지 추가되며 과학에 관한 정보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