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베틀 부속품은 한국에 있는 어느 박물관에서나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는 흔하디흔한 유물이 아닐지 모르겠다. 특히 ‘바디’와 ‘북’은 꼭 박물관이 아니더라도 음식점이나 가정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민속품이기도 하다.필자는 어렸을 적에 집안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작은 나무 보트 모양의 ‘북’을 봤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그 물건이 베틀 부속품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던 데다가, 그 안에는 항상 명함이나 필기구 따위의 작은 물건 등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우습게도 그 물건은 필자의 머릿속에 모양이 이상하
무한히 이어지는 푸른 점들, 그리고 그 점들이 빚어내는 심연은 관객을 캔버스라는 우주에 빠져들게 만든다. 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 1913~1974)는 자연과 민족의 정서를 서정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추상예술로 그려낸 한국의 대표 화가이다. 환기미술관 기획전 展은 김환기가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광범위한 예술의 범주에 도전을 거듭했던 시기의 작품을 선보인다. 색채와 조형에 대한 연구 끝에 궁극적으로 김환기 예술의 정수인 ‘전면점화’에 이르기까지 김환기의 예술에 대한 고심과 모색이 전시를 통해 드러난다.
생각해보면 주위에 감사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나를 도와준 사람들, 일면식도 없는데 흔쾌히 조언해준 사람들까지.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단 한 사람의 도움이라도 없었다면 분명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이를 알고 있음에도, 가끔 일이 잘 풀릴 때 나의 업적만을 생각하다 나를 도와준 사람들을 잊을 때가 있다. 이에 대해 영화 (2006)는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사람은 절대 혼자서 빛날 수 없다는 것을. ‘이젠 괜찮은데, 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하늘길과 뱃길은 물론 인간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기회마저 빼앗아버렸다. 국가는 국민에게 예전과 같은 일상을 돌려주기 위해 개인의 자유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국가와 개인 간에 균열과 불신이 생겨나고 있다. 서양의 역사를 파헤쳐보면,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가 중심 논제로 다뤄졌던 고대와 중세에서조차도 개인과 공동체는 확고한 유대를 이루었다. 하지만 근대로 접어들어 개인과 공동체가 대립하기 시작하면서, 근대 이후에는 공동체라는 개념 자체가 개인의 관심을 끌기 어렵게 됐다. 그
고유한 문자가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당연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 고유한 문자를 지닌 나라는 몇 없다. 그중에서도 한글은 창작자가 명시되어있고 과학적인 글자임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자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한글이 순탄하게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아니다. 〈나랏말싸미〉(2019), 〈말모이〉(2019), 〈시인 할매〉(2019)를 통해 한글의 제작부터 한글을 지켜내는 과정, 그리고 아직도 한글이 전해지지 않은 이들의 모습까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는 한글 창제 당시의 모습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지난 7월에 개최되었다. 특히 양궁 종목에서 다수의 금메달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홍익대학교 박물관 소장품인 ‘전통 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활과 화살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도구로써 돌로 만든 정교한 화살촉이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우리나라 전통의 활은 각궁(角弓), 목궁(木弓), 철궁(鐵弓), 연궁(軟弓), 강궁(强弓), 장궁(長弓) 단궁(短弓) 등으로 재료나 성격, 크기에 따라 발전하게 되었다. 그중 우리 박물관에서 소장하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전에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짙은 어둠 속, 희미하게 들리는 노랫소리를 따라 몇 발자국을 걸으면 기이하게 빛을 발하는 신비로운 공간이 나온다. 전시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낯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은 ‘낯섦’에 흠뻑 빠져든다. 관객을 전시에 몰입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이머시브(immersive) 전시인 展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공간지각 등 오감을 통해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들은 영국의 유명
지구촌은 2년마다 뜨거운 응원과 열정으로 휩싸인다. 바로 하계와 동계 올림픽 때문이다. 2020년 제32회 올림픽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될 일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심화되며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연기됐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올해 7월 23일(금)부터 8월 8일(목)까지 17일간 무관중으로 열렸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일상에 많은 제약을 주었지만 올림픽의 열기까지 막지는 못했다.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지구촌의 대회, 올림픽에 대해 알아보자. 더
청춘(靑春). 단어에서 느껴지는 어감처럼 만물이 푸른 봄철, 젊은 나이를 뜻한다. 청춘은 푸르지만, 사람들마다 명도와 채도가 다르다. 이준익 감독(1959~)은 영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청춘을 다룬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2015), (2017)에서는 못다 핀 청춘과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뜨거웠던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며, 동시대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2017)에서는 성장해가는 청춘을 보여준다. 세간에서 ‘청춘 3부작’이라 불리는 세 영화를 통해 청춘을 느껴보자. 에서는 일제강점기
기자는 사랑이란 서로가 첫눈에 반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하루 만에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보통 우연히 사랑에 빠지는 것은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 우리들의 사랑을 떠올려보자. 처음에는 진전이 없고 운명이 아닌 것 같다고 자책하지만, 결국 서로에게 스며들며 사랑이 싹튼다. 이처럼 이정향(1964~) 감독의 (1998)은 상극이라고 생각하던 남녀가 여러 사건을 함께 겪고, 서로를 배려해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군 복무 중인 ‘철수’가 마지막 휴가를 애인과 보내려 ‘다혜’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2004년 (2004)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칸느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Michael Francis Moore, 1954~) 의 책, 『마이클 무어의 대통령 길들이기』 (원제 Mike’s Election Guide)는 그의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듣는 그의 음성 voice-over narration을 옮겨놓은 듯한 촌철살인의 미국 정치 사회에 대한 비판과 해학적 분석이 절절히 녹아 있는 책이다.철저히 반공화당적인 정치 성향을 드러내 놓고 활동하는 마이클 무어는 이 책에서 역
이곳에서는 읽고 싶은 책이나 과제에 필요한 자료를 빌릴 수 있다. 또한 이곳은 시험 공부를 위해서 대학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다. 혹은 넓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 바로 도서관이다. 이처럼 도서관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자, 학업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휴식의 공간이 되기도 하는 다방면으로 유용한 공간이다. 지금부터 도서관의 역사와 도서관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왕의 서재로부터 시작된 도서관작가 도널드 데이비스(Donald G. D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