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의 말소리가 뒤엉켜 떠들썩한 술자리이지만 앞자리에 앉은 친구의 말소리만큼은 잘 들려온다. 어떻게 많은 음성 가운데 특정 음성만이 유독 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을까. 지금은 인지심리학자로 알려진 도널드 브로드벤트(Donald Broadbent, 1926-1993)는 동시대의 항공관제사들을 보며 이와 같은 의문을 가졌다. 1950년대 당시 영국의 항공관제사들은 조종사들의 수많은 메시지를 하나의 중앙 확성기를 통해 받았다.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유입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중요한 메시지만을 골라내어 신속한 판단을 내렸다.
고슴도치 딜레마는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의 마지막 저서인 『부록과 추??1851) 속 우화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이 용어는 타인에게 다가가려고 해도 인간관계의 두려움으로 인해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투영된 현상을 뜻한다. 고슴도치는 기온이 낮아질수록 가까이 모여 체온을 나누는 습성이 있지만, 일정 거리 이상으로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의해 찔리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이 현상을 목격하고 외부로부터 온정을 바라는 사람은 타인에게 받을 상처 또한 어느 정도 각오
파리의 서쪽, 볼로뉴 숲을 걷다보면 공원 내에 위치한 거대한 돛단배 모양의 루이비통 미술관이 나타난다. 미술관의 외벽에서 반짝이며 빛을 내는 루이비통의 ‘LV’ 로고는 미술관을 더욱 멋스럽게 만든다. 루이비통 미술관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며 관광객들의 수가 증가하자 파리의 시민들은 어떤 날은 루브르 박물관보다 긴 줄을 기다려야 루이비통 미술관 관람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미술관이 호재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후원을 통한 여유로운 재정 상황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기업의 지원 및
수면자 효과는 미국 예일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칼 호블랜드(Carl Hovland, 1912-1961)에 의해 정의되었다. 1949년 호블랜드는 사람들에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을 지지하는 내용의 선전영화 한 편을 보여주었다. 이후 5일이 지났을 때 영화를 본 사람이나 보지 않은 사람이나 생각에 있어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9주가 지난 후에는 영화를 본 사람이 영화를 안 본 사람보다 연합군에 한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호블랜드는 정보의 출처나 세세한 내용은 시간이 지나며 차차 잊히고, 핵심 내용만이 기억에 남아 이와 같
우리는 종종 집단 내에서 특정 목표를 가지고 일을 진행할 때, 구성원들 간의 협동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기대 이상의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를 마주한다. ‘1+1’이 2 이상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이 현상을 두고 보통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가 발생했다고 일컫는다. 링겔만 효과는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1+1’이 2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이하의 결과가 도출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 용어는 100여년 전 이뤄졌
언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보도할 당시, 특정 인물의 이름에 게이트를 붙여 ‘박근혜 게이트’ 혹은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칭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았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게이트(Gate)의 의미는 건물의 담이나 울타리에 연결된 문, 혹은 출입구를 뜻하지만 최근 언론에서 언급되었던 게이트의 의미는 본래 단어에 내포되지 않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게이트의 의미는 무엇이며 왜 ‘게이트’라고 불리게 된 것일까. 게이트가 다른 의미로 재탄생된 배경에는 1972
컨시어지의 현대적 의미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이며, 과거 연회에 참여한 귀족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사람을 지칭하던 ‘Comte des cierges(촛불을 지키는 사람)’에서 그 의미가 유래되었다. 초기 컨시어지는 주로 호텔 로비에서 고객의 편의를 위한 생필품을 판매하는 사람을 의미했다. 하지만 교통의 발달로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호텔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현대적 의미의 컨시어지를 고용했다. 그 후 호텔 내에서의 편의를 넘어 고객들이 점차 어려운 요구를 하면서 컨시어지는
샤워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면 차가운 물이 나온다. 깜짝 놀라 수도꼭지를 따뜻한 물 쪽으로 돌리면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와 다시 한번 놀란다. 또다시 수도꼭지를 차가운 물 쪽으로 돌리면 차가운 물이 나온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나오는 차가운 물에 놀라 수도꼭지를 뜨거운 물, 차가운 물 쪽으로 번갈아서 돌리는 바보 같은 행동 말이다. 이렇게 행동을 하는 사람을 ‘샤워실의 바보’라고 부른다. 샤워실에서 적당한 온도의 물로 샤워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잘 조절해야 하지만 성격이 급하면 차가운 혹은 뜨거운
트릴레마(Trilemma)는 그리스어로 숫자 3을 의미하는 ‘Tri’와 명제를 의미하는 단어 ‘Lemma’가 합쳐진 말이다. 3가지의 문제가 서로 얽혀 있어 어떤 선택을 해도 남은 두 가지 혹은 한 가지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때 이를 트릴레마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러한 현상에 대해 많은 철학자가 언급해왔지만 학술적 용어로서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영국의 성직자 필립 헨리(Philip Henry, 1631-1696)에 의해서였다. 이후에 트릴레마는 각 분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3가지 문제의 충돌 현상을 설
므두셀라 증후군은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가 1921년 출간한 『므두셀라로 돌아가라(Back to Methusela)』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이전의 나쁜 기억들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는 심리를 말한다. 이 책에 사용된 ‘므두셀라(Methuselah)’라는 단어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여유로웠던 과거의 삶을 그리워하고, 표방하려는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반영한다. 이러한 므두셀라 증후군의 과거 회귀적인 특성
맥도날디제이션은 사회학자 조지 리처(George Ritzer, 1940-)가 1993년 출간한 그의 저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The McDonaldization of Society)』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효율성과 미국화를 상징하는 맥도날드의 문화가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 문화의 대명사로 꼽히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는 오늘날 매장이 없는 나라를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세계 각지에 진출했다. 맥도날드의 대표적 메뉴 ‘빅맥’은 세계 경제지표로 활용되는 ‘빅맥지수’를 탄생시켰을 정도이며, 이와 같은 현실
로지스틱스는 통상 군사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로, 주로 부대 전투력 유지 및 증대를 위한 작전 지원 기능과 보급, 정비 회수, 교통 위생 등을 총칭하는 ‘병참’과 상통하는 말이었다. 그 밖에도 개인이나 부대에 대한 식량, 연료, 탄약, 무기 등의 보급과 파괴된 각종 물자의 회수, 건축물의 보수 등에 이르는 업무를 모두 포괄했다. 로지스틱스가 군사적인 용어로 자리 잡은 데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BC 500년경에 저명한 지략가 손자(孫子,544 BC-BC)가 『손자병법(孙子兵法)』에 로지스틱스의 기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