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비추어, 궁극적으로 실현되고자 하는 희망을 담아 ‘이상향(理想鄕)’을 꿈꾼다. 우리는 이상향을 으레 유토피아(Utopia)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토머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가 1516년에 라틴어로 출간한 책 제목에서 나온 말로, 어디에도 없는(Ou) 좋은 장소(Eutopia)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이상향은 이 세상에 없는 장소임과 동시에 인류의 궁극적 실현 희망이 담겨있는 중의적인 단어로 이해할 수 있다.1학년 2학기, 교양수업에서 ‘유토피아’에 관해 배우면서 스스로 상상
취미 趣味 :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1. 당신에게는 이렇다 할 취미 생활이 있는가.사전에 정의된 바와 같이 취미란, 단순히 본 인을 즐겁게 하기 위해 하는 일을 뜻한다. 그것은 현재 생업에 도움이 되는 일일 수도 있으나, 전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누군가 에게는 취미 생활 자체가 사치 혹은 쓸모없 는 일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나 건강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호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지 속적으로 공급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의 어떤 시점에 느낀 감정이든지(
글을 쓰기에 앞서 ‘행복’의 사전적 정의에 대해 찾아보았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라고 한다. 사람은 대개 이러한 행복을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각자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다양하기에 자신이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마냥 어리기만 했던 시절에는 누가 봐도 크게 행복할 일에만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지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보면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것들이 나를 웃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나를 눈부시도록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더라도
“사이공은 왜 잠 못 이루나, 왜 저 여자는 오렌지 향 날까. 베트남, 너는 대답이 없구나.”위는 뮤지컬 의 미군 병사 ‘크리스’가 부르는 넘버 의 구절이다. 은 브로드웨이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뮤지컬이다. 크리스는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파병을 오게 됐는데, 파병 생활 중 베트남의 한 클럽에서 바걸로 일하고 있는 ‘킴’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며, 크리스는 킴에게 사랑을 느끼는 자신에게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위의 노래를 부른다.사랑에 빠진
일본 만화가 중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늘 오바타 타케시(おばたたけし, 1969~ )선생님과 토가시 요시히로(とがしよしひろ, 1966~ )선생님을 언급하곤 했다. 그 이유로는 옛날 만화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그들이 쓰는 색감이나 그림체가 내게는 유난히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사실 오바타 타케시 선생님의 만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2001)이다. 점점 발전해가는 오바타 선생님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이나, 작품 안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메시지가 묵직하다는 점 등 무엇 하나 싫은 점이 없다. 그러나
친구가 글을 써달라고 했다. 필자는 무슨 글이냐며 물었다. 친구가 부탁한 글은 칼럼이었다. 필자는 칼럼을 들어만 봤을 뿐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제일 먼저 인터넷에 칼럼을 검색했다. 사전적 정의와 몇 개의 칼럼을 읽어봤다. 형식이나 주제가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이 다양했다. 시작부터 막막했다. 어떤 형식으로 쓸 것이며, 무슨 주제로 써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친구가 참고하라고 보내준 칼럼을 봤다. 앞서 봤던 칼럼과는 조금 달랐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쓴 듯했다.필자는 먼저 두 가지 유형의 칼럼을 써보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가?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뢰받기를 원한다. 신뢰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식당 주인은 요리 실력과 매장의 위생, 음식의 맛과 질 등을 증명하며 얻은 신뢰로 손님을 유치할 수 있으며, 직장인은 역할에 맞는 바람직한 태도나 자질을 보여주며 얻은 신뢰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가족과 친구같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속임 없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인간은 기록의 역사에 살아 숨 쉰다. 글자가 없던 선사시대에는 동굴에 그림을 그리고, 4대 문명으로부터 문자가 탄생하면서 모든 것을 문서화시켰다는 게 그 증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 비로소 독립적인 기록이 가능해졌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전 국민이 사용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보급이 이루어졌고 이제는 누구나 기록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MZ세대에게는 새로운 ‘기록’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록과는 차별화된 기록 말이다.이것을 파악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de Rivera, 1907~1954)를 아는가? 아마 우연히라도 한번은 그녀의 자화상을 봤을 것이다. 정면을 주시하는 검은 눈과 이어진 짙은 눈썹이 매력적인 칼로의 모습이다. 지난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창작뮤지컬 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칼로에 대해 어렴풋하게 아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을 작품이다. 필자는 이 작품을 며칠 전에 접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칼로라는 사람을 잘 분석하여 보여줬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의 우울증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작품 안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필자도 사실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안다고 해봤자 유튜브 광고를 통해 홍보되는 메타버스 플랫폼 등이 전부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 당시 활용되었다는 사실 정도밖에 모른다. 메타버스, 도대체 그게 무엇이기에 요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걸까?가끔씩 접하는 기사만 보면 “대세는 메타버스다”라고 하는데, 솔직히 주위에서 메타버스 이용자를 본 적이 없다. 필자의 주위만 예시로 들기엔 일반화의 오류 같지만, 적어도 필자에게 메타버스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코로나 때문에 각종 산업이 침체됐다고 뉴스에 방영되지만, 확실한 것은 미디어가 그 힘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화에서 수많은 대중성을 가르는 순위와 기록들은 일명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히어로 장르에 밀집됐다. 히어로 영화가 동일한 문법과 내용 전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데도, 그에 대한 수요는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히어로 영화가 무엇을 사회 구성원에게 전달하기에 이렇게 높은 대중성을 지닌 장르로, 또한 주목도가 높은 장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작년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화제성을 낳았던
N포 세대, 헬 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 무기력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의 신조어들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활기차고 능동적이어야 할 젊은 청년 세대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친 청춘들을 다루는 담론들이 전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된 자아를 찾기는커녕 세속적인 성공마저도 포기한 젊은 세대가 나타나고 있다. 생존주의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들이 이렇듯 성공이나 자아실현을 좇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존재함’, 그 자체로 만족하게 된 것에는 여러 사회 구조적 원인이 있다. 이 글에서는 생존주의 세대가 출현하게 된 사회 구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데이터로,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다.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한다. 빅데이터 환경은 과거에 비해 데이터의 양이 폭증했다는 점과 함께 데이터의 종류도 다양해져 사람들의 행동은 물론 위치정보와 SNS를 통해 고객의 생각과 의견까지 분석할 수 있다.쇼핑을 예로 들어보면,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방문자가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돌아다닌 기록이 자동적으로 데이터로 저장된다. 이를 통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 동안 쇼핑몰에 머물렀는지를 알 수 있다. 쇼
디자인이나 조형 작업을 했을 때, 1학년 때의 결과물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굵직한 프로젝트나 졸업 작품만 기억에 남고,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도 큰 프로젝트만 남게 된다. 이에 국민대학교, 홍익대학교,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1학년 학생들이 1학년 과정 중에 만든 작업물들을 바탕으로 아카이빙을 진행했다. 자잘한 아이디어와 작업물을 보존하고, 현재 작업을 다음 작업을 위한 아카이브로서 기록하기 위함이다. 아카이빙은 세 학교의 커리큘럼 정보를 이용해 상반기(Surface), 중반기(Extrude), 하반기(Mesh)로 나눠 잡지 레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잠시 쉬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고, 매 순간 다른 친구들을 경쟁자로 생각해야 하며, 시간을 버리지 말라는 피곤한 가르침을 받아오며 살아왔다. ‘잘 살아야 한다’라는 명목 아래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잘 산다는 것’이 언제부터 남들을 제치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경쟁’은 다소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스스로 개발하고 발전하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남을 이겼다는 사실에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낀다. 잠시 이 피곤한 생각을 내려놓자고 권유하고 싶다. 지친 마음에는 위로
지금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하단의 다섯 가지 아이콘을 하나씩 누르며 화면을 채우는 이미지들을 가볍게 훑어보자. 방금 당신은 스토리의 팔로워 프로필, 최근 소식, 관심 갖는 해시태그에 따른 게시물들과 릴스, 쇼핑몰의 제품 이미지, 본인의 게시물들을 보았다.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그 짧은 순간 동안 우리는 32개의 이미지 정보에 노출된다. 2014년 기준, 인류가 하루에 생산하는 이미지는 18억 장에 달한다는 수치(Mary Meeker Annual Internet Trends 2014)는 경이를 넘어 공포심까지 자아낸다. 심지어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필자도 이미 1차 접종을 마쳤고,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빨리 백신을 맞고 집단 면역을 형성하여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백신 접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그러나 뉴스에 부작용 사례가 보도되며 주변에서도 혹시 나에게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건강을 아주 끔찍이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싶겠지만, 오히려 술을 좋아하고 담배도 피우는 친구들이 이상하게 백신을 무서워한다. 이미 자기가 깎
최근 MBTI 열풍이 불고 있다. 그저 성격 테스트 중 하나에 불과한 MBTI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는 ‘나’가 어떤 존재인지 간단히 규정시켜 주기 때문일 수도 있고, MBTI가 몰랐던 나의 능력을 찾아주며 나아가 같은 성향인 사람들과 공감하고 자신감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유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실제로 MBTI는 사회에 막 나온 우리가 나를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해 작은 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나 자신과 인간관계에 대한 쉬운 틀을 만들어 준다. 이 테스트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나를 부정
이청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병신과 머저리』는 1966년 에 실리면서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이 발표된 시기인 60년대는 충격의 시대였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저항한 4.19 혁명이 일어났고, 그 결과 이승만은 하야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이전 정부를 국민의 힘으로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자 많은 사람이 새 시대에 큰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새로 설립된 제2공화국의 장면 총리는 이전의 시대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한 실망감 속에서 1961년 5월 16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무적함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혹자는 이를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닌가 할 것이고, 혹자는 이를 과거 스페인의 해군, ‘아르마다’가 아닌가 할 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지만, 이 글에서는 후자에 해당하는 아르마다가 무적함대라는 명예로운 이명에 흠집을 낸 사건인 칼레 해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해전의 또 다른 주인공인 영국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칼레 해전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당시의 시대 배경에 대해 알아야 한다. 1492년, 이탈리아 출신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