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일종의 기록물이다. 그 순간의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그날의 날씨, 분위기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영상으로 남는다. 물론 ‘계절’도 말이다. 계절을 담아낸 영화들이 있다. 그 영화들이 표현하는 계절은 벚꽃 비가 흩날리기도, 지겨운 매미 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금빛 은행잎들이 깔려있기도, 흰 눈이 펑펑 내리기도 한다. 눈여겨볼 건 그 계절을 어떻게 담아냈느냐에 따라 영화의 분위기가 정해지기도 한다는 것.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잘 담아낸 4편의 영화, (2004), (2020)
길고 긴 인생의 여정 앞에 우리에겐 수많은 ‘처음’이 주어진다. 처음은 언제나 걱정이 앞서고, 두렵기 마련이다. 그러나 떨림의 다른 이름은 설렘이다. 입학 첫날의 두근거림을 기억하는가? 아직은 쌀쌀하고 공기마저 들뜨는 3월, 갓 성인이 된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사회에 나가 바라본 세상은 지금껏 알고 있던 세상과는 비교 안 될 정도로 새롭다. 첫 술자리, 첫 조별 과제, 처음으로 가보는 MT와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첫사랑. 정신없이 흘러가다 어느샌가 끝나버린 새내기 시절은 힘들었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당신은 무언가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가? 우린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가 잃고 만다. 그것이 아끼던 볼펜이든지, 키우던 금붕어라든지, 사랑하는 사람이라든지 말이다. 우린 무언가를 잃고 슬퍼한다. 그것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되새겨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무엇을 하는가? 아끼고 사랑한 무언가를 잃은 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2019), (2022), (2009)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 없는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여기,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는 ‘박순남
책 『문화트렌드 2022』에 따르면 올해 떠오르는 문화 콘텐츠들은 대중의 내면적 감정 표출을 위해 ‘사적 응징’에 집중하고 있다. 죄를 짓고도 전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범죄자들과,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며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공권력을 향해 분노한 사람들은 어느샌가 법의 울타리를 벗어난 사적 응징의 힘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는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미디어 속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현실에선 이루어지기 힘든 사적 응징으로 관객에게 사랑받은 (2018),
‘욕망’의 사전적 의미는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이다.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자 욕망이라는 마음 가장 깊은 곳의 속삭임에 매혹당해 자신을, 그리고 주변을 파멸로 몰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2012), (2010), 그리고 (2018)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나간 젊음은 돌아오지 않기?슴된?는 지나가 버린 젊음을 원했던 ‘적요’와
커다란 풍차를 마법사가 보낸 거인이라 착각해 몇 번이고 덤벼든 한 기사, 『돈 키호테(Don Quixote)』이야기를 알 것이다. 돈 키호테는 온갖 위험에 처하면서도 이것이 기사에게만 부여되는 특권이라 생각하며 모험에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는 그에게 주변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며 조롱하기 일쑤였지만, 돈 키호테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 하나만을 믿고 나아갔다. 당신에게는 돈 키호테가 그저 허망한 꿈을 쫓는 정신 나간 노인으로 보이는가? 앞뒤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돈 키호테의 용기가 당신에게도 있는가? 실패가
영화의 태초를 논하면 심심치 않게 열차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둘은 근대에 역사가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뤼미에르 형제가 감독한 (1896)을 봤던 관람객이 열차가 오는 장면에 놀라 도망쳤다는 도시전설이 있다. 열차를 다룬 영화는 현대에도 볼 수 있다. 열차는 여타 교통수단과 다른 독특한 특성이 있으며, 그러한 매력에 여러 감독이 매개체로 이용하기도 한다. 멈추라고 울부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철로를 따라
벚꽃의 계절 4월이 지나고 푸른 5월이 시작된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며 자칫하면 사랑에 빠지기 딱 좋은 날씨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꽃이 피고 잎사귀가 돋아나는 것을 보며 우리의 사랑도 싹틀 수 있을까? 사랑에 빠지기 딱 좋은 날에, 사랑에 관한 영화 3편을 소개한다. (2015), (2017) 그리고 (2013)이다. 흔한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결을 가진 이 3개의 영화가 사랑에 대한 당신의 견해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인 팬데믹에 들어간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로 인해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집 밖 식당에 나가서 한 끼 맛있는 식사를 하기도 무서운 세상이 돼버렸다.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외국의 음식을 바탕으로 한 영화 세 편을 소개하려 한다. 영화 (2006)을 통해 핀란드의 풍경과 일본의 음식들을 눈으로 맛보고, 애니메이션 (2007)를 통해 프랑스의 음식을 맛보며 동시에 귀여운 캐릭터들을 보고 힐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존하는 많은 것들이 무형의 디지털 데이터로 변해가는 요즘, 영화 제작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CG(Computer Graphic) 기술의 발전 속에서, 손이 더 많이 가는 것이라도 그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꾸준히 사용되는 영화 기법이 있다. 바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스톱 모션은 영화 촬영에서 대상을 연속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아닌 촬영 대상의 움직임과 같은 변화를 단일 프레임 마다 촬영한 뒤 그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재생해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다. 카메라를 멈추고(stop) 피사체에 변형을 가한 다음 다시 촬영해
금년도 3월 9일(수)은 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정치판에는 항상 많은 사건이 발생한다. 특히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치인들의 어두운 면모들이 인터넷 기사를 도배하기도 한다.정치판의 모습을 담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만, 현실 정치판의 모습이 어쩌면 영화보다 더하다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세 영화를 통해 정치인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살펴보고 그들의 위선에 경계하며 다가오는 대선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자. (2019)는 정치인들의 각종 비리와 거짓말이 난무하는 현실의 정치를 꼬집어서 비판하고 주인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제작되기 시작한다. 당시 독일은 패전으로 인해 경제적·문화적으로 붕괴했고, 가치관의 붕괴,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널리 퍼져있었다. 독일 표현주의 영화는 이러한 독일인의 불안, 공포와 같은 내면을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표현주의 영화는 주로 극단적인 왜곡을 사용했다. 배우들은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고, 과장된 분장을 했다. 주로 광기, 배신과 같은 내면적인 소재를 다뤘다. 표현주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Das Cabinet des Dr
고유한 문자가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당연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 고유한 문자를 지닌 나라는 몇 없다. 그중에서도 한글은 창작자가 명시되어있고 과학적인 글자임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자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한글이 순탄하게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아니다. 〈나랏말싸미〉(2019), 〈말모이〉(2019), 〈시인 할매〉(2019)를 통해 한글의 제작부터 한글을 지켜내는 과정, 그리고 아직도 한글이 전해지지 않은 이들의 모습까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는 한글 창제 당시의 모습
청춘(靑春). 단어에서 느껴지는 어감처럼 만물이 푸른 봄철, 젊은 나이를 뜻한다. 청춘은 푸르지만, 사람들마다 명도와 채도가 다르다. 이준익 감독(1959~)은 영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청춘을 다룬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2015), (2017)에서는 못다 핀 청춘과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뜨거웠던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며, 동시대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2017)에서는 성장해가는 청춘을 보여준다. 세간에서 ‘청춘 3부작’이라 불리는 세 영화를 통해 청춘을 느껴보자. 에서는 일제강점기
지난 7월 14일(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500회차를 맞았다. 수요집회가 계속 열리는 이유는 아직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우리는 위안부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눈길〉(2017), 〈아이 캔 스피크〉(2017), 〈허스토리〉(2018)를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2017)은 위안부 피해자가 강제 징용됐을 당시를 보
누구나 진실이라고 믿었던 진실이 진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감각 데이터는 개인의 욕망과 믿음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왜곡되어 전달되고, 그에 따라 우리가 생각하는 진실 또한 왜곡된다. 아래 소개할 영화 세 편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한다. 당신이 진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은 어떠한 근거로 진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는가? 당신은 그 진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나 알고 있다고 스스로 믿는 것에 따라 그 형태를 일부 수정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부터 만날 세 편
살면서 한 번쯤 “영화 같은 사랑”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흔히 파란만장한 역경의 시간을 이겨내고 사랑의 열매를 맺거나, 이뤄질 수 없던 사랑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이렇게 사랑을 표현한다. 연인이 되고 싶은, 현재 연인인, 그리고 연인이었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러한 사랑을 꿈꿀 것이다. 특히 새로운 사랑을 꿈꾸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사랑이 더더욱 동경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영화 같은 사랑’을 소재로 한 세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6)는 전쟁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19
사람들은 현실에서 겪는 공포와 불안을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표출하고 가상의 세계를 창조한다. 디스토피아 작품 역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불안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방식을 통해 미래사회를 그려내며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디스토피아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는 뜻을 가진 유토피아의 반대말이기 때문에, 디스토피아 작품 속 세계를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를 것이다. 디스토피아 역시 유토피아와 마찬가지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세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디스토피아 작품
인터넷, SNS 등의 디지털 세계는 현대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를 매개로 온·오프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는 디지털 공간의 특성상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디지털 성범죄의 유형 중 불법촬영 영상 유포의 경우, 피해자의 45.6%가 자살을 생각하고 이 중 19.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피해자의 삶을 파괴한다. 특히 최근 버닝썬, 연예인 불법촬영, n번방 등 디지
밴드 ‘혁오(HYUKOH)’의 노래 는 영화감독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 1963~)의 영화 (2004)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이다. 에는 멜로디부터 이 곡의 뮤직비디오까지 미셸 공드리의 색이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미셸 공드리가 가진 영화적 색깔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아날로그적 영상 연출 기법을 사용하여 꿈의 세계를 영상에 담아낸다. 이러한 영상 연출 기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