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가 중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늘 오바타 타케시(おばたたけし, 1969~ )선생님과 토가시 요시히로(とがしよしひろ, 1966~ )선생님을 언급하곤 했다. 그 이유로는 옛날 만화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그들이 쓰는 색감이나 그림체가 내게는 유난히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사실 오바타 타케시 선생님의 만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2001)이다. 점점 발전해가는 오바타 선생님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이나, 작품 안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메시지가 묵직하다는 점 등 무엇 하나 싫은 점이 없다. 그러나
친구가 글을 써달라고 했다. 필자는 무슨 글이냐며 물었다. 친구가 부탁한 글은 칼럼이었다. 필자는 칼럼을 들어만 봤을 뿐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제일 먼저 인터넷에 칼럼을 검색했다. 사전적 정의와 몇 개의 칼럼을 읽어봤다. 형식이나 주제가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이 다양했다. 시작부터 막막했다. 어떤 형식으로 쓸 것이며, 무슨 주제로 써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친구가 참고하라고 보내준 칼럼을 봤다. 앞서 봤던 칼럼과는 조금 달랐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쓴 듯했다.필자는 먼저 두 가지 유형의 칼럼을 써보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가?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뢰받기를 원한다. 신뢰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식당 주인은 요리 실력과 매장의 위생, 음식의 맛과 질 등을 증명하며 얻은 신뢰로 손님을 유치할 수 있으며, 직장인은 역할에 맞는 바람직한 태도나 자질을 보여주며 얻은 신뢰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가족과 친구같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속임 없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인간은 기록의 역사에 살아 숨 쉰다. 글자가 없던 선사시대에는 동굴에 그림을 그리고, 4대 문명으로부터 문자가 탄생하면서 모든 것을 문서화시켰다는 게 그 증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 비로소 독립적인 기록이 가능해졌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전 국민이 사용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보급이 이루어졌고 이제는 누구나 기록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MZ세대에게는 새로운 ‘기록’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록과는 차별화된 기록 말이다.이것을 파악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de Rivera, 1907~1954)를 아는가? 아마 우연히라도 한번은 그녀의 자화상을 봤을 것이다. 정면을 주시하는 검은 눈과 이어진 짙은 눈썹이 매력적인 칼로의 모습이다. 지난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창작뮤지컬 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칼로에 대해 어렴풋하게 아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을 작품이다. 필자는 이 작품을 며칠 전에 접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칼로라는 사람을 잘 분석하여 보여줬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의 우울증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작품 안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필자도 사실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안다고 해봤자 유튜브 광고를 통해 홍보되는 메타버스 플랫폼 등이 전부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 당시 활용되었다는 사실 정도밖에 모른다. 메타버스, 도대체 그게 무엇이기에 요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걸까?가끔씩 접하는 기사만 보면 “대세는 메타버스다”라고 하는데, 솔직히 주위에서 메타버스 이용자를 본 적이 없다. 필자의 주위만 예시로 들기엔 일반화의 오류 같지만, 적어도 필자에게 메타버스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코로나 때문에 각종 산업이 침체됐다고 뉴스에 방영되지만, 확실한 것은 미디어가 그 힘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화에서 수많은 대중성을 가르는 순위와 기록들은 일명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히어로 장르에 밀집됐다. 히어로 영화가 동일한 문법과 내용 전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데도, 그에 대한 수요는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히어로 영화가 무엇을 사회 구성원에게 전달하기에 이렇게 높은 대중성을 지닌 장르로, 또한 주목도가 높은 장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작년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화제성을 낳았던
N포 세대, 헬 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 무기력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의 신조어들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활기차고 능동적이어야 할 젊은 청년 세대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친 청춘들을 다루는 담론들이 전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된 자아를 찾기는커녕 세속적인 성공마저도 포기한 젊은 세대가 나타나고 있다. 생존주의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들이 이렇듯 성공이나 자아실현을 좇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존재함’, 그 자체로 만족하게 된 것에는 여러 사회 구조적 원인이 있다. 이 글에서는 생존주의 세대가 출현하게 된 사회 구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데이터로,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다.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한다. 빅데이터 환경은 과거에 비해 데이터의 양이 폭증했다는 점과 함께 데이터의 종류도 다양해져 사람들의 행동은 물론 위치정보와 SNS를 통해 고객의 생각과 의견까지 분석할 수 있다.쇼핑을 예로 들어보면,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방문자가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돌아다닌 기록이 자동적으로 데이터로 저장된다. 이를 통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 동안 쇼핑몰에 머물렀는지를 알 수 있다. 쇼
디자인이나 조형 작업을 했을 때, 1학년 때의 결과물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굵직한 프로젝트나 졸업 작품만 기억에 남고,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도 큰 프로젝트만 남게 된다. 이에 국민대학교, 홍익대학교,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1학년 학생들이 1학년 과정 중에 만든 작업물들을 바탕으로 아카이빙을 진행했다. 자잘한 아이디어와 작업물을 보존하고, 현재 작업을 다음 작업을 위한 아카이브로서 기록하기 위함이다. 아카이빙은 세 학교의 커리큘럼 정보를 이용해 상반기(Surface), 중반기(Extrude), 하반기(Mesh)로 나눠 잡지 레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잠시 쉬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고, 매 순간 다른 친구들을 경쟁자로 생각해야 하며, 시간을 버리지 말라는 피곤한 가르침을 받아오며 살아왔다. ‘잘 살아야 한다’라는 명목 아래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잘 산다는 것’이 언제부터 남들을 제치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경쟁’은 다소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스스로 개발하고 발전하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남을 이겼다는 사실에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낀다. 잠시 이 피곤한 생각을 내려놓자고 권유하고 싶다. 지친 마음에는 위로
지금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하단의 다섯 가지 아이콘을 하나씩 누르며 화면을 채우는 이미지들을 가볍게 훑어보자. 방금 당신은 스토리의 팔로워 프로필, 최근 소식, 관심 갖는 해시태그에 따른 게시물들과 릴스, 쇼핑몰의 제품 이미지, 본인의 게시물들을 보았다.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그 짧은 순간 동안 우리는 32개의 이미지 정보에 노출된다. 2014년 기준, 인류가 하루에 생산하는 이미지는 18억 장에 달한다는 수치(Mary Meeker Annual Internet Trends 2014)는 경이를 넘어 공포심까지 자아낸다. 심지어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