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부터 그리 넘치는 편은 아니었지만, 기자는 요즘 뉴스 탭을 켤 때마다 인류애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온갖 부조리와 악은 분노를 넘어 무력감을 선사한다. 그러다보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날 지경에 도달한다. 여러 사람의 인격을 짓밟은 잔혹한 범죄에 비해 솜방망이인 처벌이라던가,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닌 본인을 위한 정부라던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선의로 포장한 채 지옥 같은 풍경이 펼쳐져도 모르는 척하는 내용의 기사는 하루에도 수천 개씩 쏟아져 나온다. 기자는 이 기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이라면 다 만들어보는 본교 중앙동아리 ATOM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인 양훈강(기계·시스템디자인3) 학우를 만나 보았다. Q. ATOM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ATOM은 2016년에 가동아리로 시작했으며, 아두이노와 3D 프린터를 활용해 전공에 상관없이 창작 활동을 하고, 공학,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 및 분야 간의 관점을 교류하며 협업을 통해 창의성을 끌어올리고 발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된 동아리입니다. 동아리 창립자의 말에 따르면, 다양한 전공 간에 관점을 교류함으로써, 각 전공에
홍익대학교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에게 투고글 부탁을 받았다. 평소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오랜만에 기사를 읽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가장 먼저 5면의 ‘사진 기획’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역사적인 장소라고 하면 경복궁이나 박물관 등 객관적인 역사 또는 유물 등이 있는 곳을 방문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장소들을 찾아간다는 것이 매우 새로웠고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소들이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것도 잘 몰랐기에 사진으로 생생하게 직접 볼 수
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행사 축하곡으로 가수 설연아 님의 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반짝이는 네온싸인 돌아가는 젊음의 밤거리흔들리는 이 내 마음 그 느낌 가슴 적시네바람불고 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밤이 거리에 취해 보는 밤 오늘도 홍대 앞에서반짝이는 네온싸인 다시 찾은 추억의 밤거리흔들리는 이 내 마음 그 추억 가슴 적시네바람불고 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밤이 거리에 취해 보는 밤 오늘도 홍대 앞에서바람 불고 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밤이 거리에 취해보는 밤 오늘도 홍대 앞에서오늘도 홍대 앞
어렵지 않은 질문을 하고 싶다. 지금 이 문장, 종이 위 활자인가, 화면 위 글자인가? 전자라면 학교에 비치된 신문을 꺼내 기자의 글까지 다다른 것이고, 후자라면 홍대신문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 칼럼을 클릭해 준 것이리라. 이처럼 본지는 지면과 온라인이라는 두 방식을 활용해 독자의 기사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한 가지 질문을 더 하고 싶다. 9.7%와 77.2%. 두 수치는 각각 무엇을 나타낼까? 정답은 대한민국 국민의 미디어 유형별 뉴스 이용률로, 9.7%는 신문 이용률, 77.2%는 인터넷 뉴스 이용률이다. 이 두 방식은 수치에서
기자는 최근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사전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 정의하고 있고, 민법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을 어른이라 지칭하고 있다. 기자는 어느덧 생일이 지나 만 19세에 이르렀고, 법적으로는 어른이 됐다. 하지만 누군가 기자에게 어른이 된 것을 실감하느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어떻게 하루아침 사이에 다 자라고, 책임질 능력이 생긴다는 것일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기자실에서는 “이제 다들 어른인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끝내 해방된 조국의 하늘을 우러러볼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일제의 무도한 횡포에 27살 젊은 나이에 요절한 식민지 청년 윤동주의 시 「서시」의 일부이다. 온통 ‘부끄러움’으로 채색되어 있는 그의 시집을 떠올릴 때면 늘 궁금해지곤 했다. 잎새에 이는 작은 바람에도 괴로워하고 그 어느 즐거운 날에도 참회록을 써야 할 만큼 그의 내면을 일렁이게 한 부끄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의 부끄러움은 어디에서 발원하고 있는 것일까?지난여름 접한 서이초 교사의 외
최근 정치권은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시끄럽다.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선거인만큼, 기초지자체 보궐선거임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단식이 끝나자마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전국 선거다.”라고 발언했을 정도다. 이목이 쏠리고 있는 선거인만큼, 각 당 대표와 중견 정치인들까지 나설 정도로 정당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김태우 후보는 서울시장과 내각 장관들, 윤 대통령과 빠르게 소통해 힘 있는 구청장이 될 것이다.”라며 일 처리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어느 비 내리던 날에 친구가 건네준 회색 종이 신문. 본가에서도 구독을 끊은 지 오래인 종이 신문을 이렇게 다시, 그것도 나와는 연이 없던 『홍대신문』을 만나니 기분이 새로웠다. 신문지 특유의 냄새와 감촉이 나를 반겨주는 듯했다. 가장 먼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얼마 전 있었던 홍익대학교의 가을 축제의 한 현장을 담은, 맨 앞장의 큼지막한 네 장의 사진이었다. 신문 너머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듯 하나같이 열정적인 모습들이었다. 연예인 초청 무대, 축제 버스킹, 디제이 페스티벌, 그리고 주점 부스.사실은 주점 부스 사진밖에 보이지
올봄 새 학기를 맞이했을 때, 꼭 새로 입학한 새내기가 된 것만 같았다.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게 된 첫 학기였기 때문이다. 20학번으로 대학생이 되자마자 코로나19를 맞이했고, 2년 동안 비대면 수업을 들었다. 당시에는 본가가 학교와 가까워 가끔 캠퍼스 근처에 가보기도 했지만, 학생 없이 황량한 캠퍼스와 썰렁한 빈 강의실 뿐이었다. 지난 2022년에는 휴학 후 인턴을 하는 동안 처음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그저 대학 생활을 궁금해 할 뿐이었다.5학기만에 맞이하는 첫 대면 대학 생활은 낯섦으로 가득
이번 S동 211호의 제목은 기자가 보내는 메일 제목과 같다. 기자의 보낸 메일함에는 ‘홍대신문 관련해 메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메일의 내용은 보통 인터뷰 요청이다. 영원한 미소, 12면 인터뷰와 같은 인터뷰 코너 진행을 위한 메일과, 보도 기사의 신빙성을 더해줄 인터뷰 요청 메일이다. 기자는 메일함을 볼 때면 인터뷰 성사의 어려움에 지쳐 있던 기자가 생각나는 동시에, 그 어려움을 극복한 기자의 모습이 생각난다. 이번 글에서 기자의 ‘극복’을 담아보고 싶다.기자는 2학기의 시작과 함께 수습기자가 아니라
생각이 많았던 작년과 달리, 기자는 올해부터 단순해지는 연습을 시작했다. 생각의 스위치를 잠깐 꺼보기로 했다. 단순해지는 연습은 간단하다.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고민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을 단순하게 한다는 건, 앞서 고민하고 걱정하는 기자의 고질적인 습관을 바꿔보려는 시도였다.평소 숫자를 좋아하는 기자는 수학적 개념을 현실에 적용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기자는 굉장히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세상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했고, 정답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들에는 어떠한 관심도 주지 않았다. 그건 일에서도,
건축은 시대성을 반영하며 인류 역사의 변천과 같이 변화해왔다. 도서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서의 수집과 보존의 기능이 주였던 최초의 도서관에서 열람·대출 등 이용 중심의 도서관을 지나, 독서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체재형 도서관으로 변모해왔다. 지금은 갤러리, 공연장 등의 다른 기능과 복합화하여 지역주민의 문화거점이자 지역 커뮤니티의 장소로서의 도서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책 읽기에 적합한 조용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공원 부근 등을 선호하던 입지 조건은 사람들이 많은 교통 요지 등으로 바뀌게 되고, 스
영화 (2008)에 등장하는 악당 ‘조커’ 하면 떠오르는 명대사 한마디가 있다. 자신을 잡아 오는데 현상금을 건 다른 범죄조직에 시체로 위장해 잠입한 그는, 조직 우두머리의 입에 칼을 넣고 얼굴의 흉터가 왜 생겼는지 연극 배우 마냥 이야기한다. 매일 술에 취해 가정폭력을 저지르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식칼로 찌른 뒤 “왜 그렇게 심각해? 그 얼굴에 웃음을 그려보자. (Why so serious? Let’s put a smile on that face.)”라고 말하며 자기 얼굴을 이렇게 만들었다
본교 금융동아리 VOERA의 회장 김태영(경영4) 학우를 만나 보았다. Q. 보에라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A. 저희 보에라는 홍익대학교 유일 중앙 금융동아리로, 부원들이 자체적으로 산업과 기업을 선정해 분석하고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동아리명 ‘VOERA’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A. 보에라는 ‘Violet era’에서 따온 이름으로, 성숙한 시장인 ‘Red ocean’과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인 ‘Blue ocean’의 교집합인 ‘Violet ocean’을 의미합니다. Q. 보에라의 구
‘4년 만의 대동제, 좋지 아니한가?’ 제자가 건네준 『홍대신문』이 내게 물은 처음 질문이었다. ‘어찌 좋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말을 되새기는 한편, 신문의 종잇장 소리를 즐기며 지면을 넘겨 보았다. 교사인 내게 4면의 은 집중할 수밖에 없는 기사였다. ‘채용은 감축, 정원은 동결?’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다룬 대학 신문의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교육이라는 내용적 측면에 더해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에 골몰하며 울부짖는 우리에게 『홍대신문』은 교육계가 나아가야 할 방면을 하드웨
필자가 중학생이 되었을 적, 기초생활수급자인 초등학생이 비싼 돈까스를 먹었다는 이유로 괘씸하다는 글을 보았다.약자는 매 순간 순종을 강요받는다. 선할 것을 강요받는다. 욕심을 부릴 자격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자격도 없다는 것을 매 순간 상기하라고 강요받는다.로스쿨 학비가 몇천만 원에 달하고, 대학 입학금이 400만 원을 웃도는 사회에서 혹자는 말한다. 돈이 없으면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다니면 되지 않느냐고. 가난하면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그들은 이미 노력해 왔을 것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열등감을 마음속에서 지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