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과 작년 여름의 긴 장마가 모두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기자 역시 매체들의 보도를 보거나 지인들의 설명을 듣고 관심이 생겨 환경을 위한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제껏 환경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일 년 이상 집에 있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지구를 대해왔던 방식이 맞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기자는 최근 ‘이유 없이 쉬운 길은 없다’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나 휴학하고 싶어.”이 문장은 아마도 근래 기자가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일 것이다. 기자는 대학교 새내기 시절을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며 보냈고 눈 깜짝할 새 대학교 2학년이 됐다. 고작 학교 일 년, 심지어 ‘코로나 새내기’여서 수업 들으러 강의실 한 번 가보지 못했는데 휴학을 바라다니. 기자도 의문이었다. 그러던 중 SNS에서 ‘대2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보고 기자는 무릎을 쳤다. 그렇다. 기자의 병명은 ‘대2병’이었다.대2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에는 ‘휴학이나 워킹홀리데이, 자퇴를 고민한다’, ‘진로에 대해 끊임
남쪽에는/봄이 왔다//서울은 모르는/봄이 왔다//메마른 들/가로질러 온 내게//목포, 진도, 팽목항은/슬프고도 따스한 봄/나누어 준다//갓 푸른 빛 도는 들/고랑 이랑 보드라운 논밭/말없이 맞아주는 뽀얀 하늘//길모퉁이 돌아서면/임회 보건지소/전남 카오토미션 수리소/이렇게 깊은 포구였나?/그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발에 피고름 찬 아빠/걸을 때야 속이 풀린다 는 엄마/나도 벌써 아이들 아빠다//파릇파릇/벌써 봄은 이곳에 내렸는데/나는 겨울 노란 리 본 따라/팽목으로 간다//바로 거기/봄꽃이 피어 있다//그날 돌아오도록/아무 것도
지난달 6일(화) 『경향신문』 74주년 창간기획은 우리나라 사회기관의 공명정대(公明正大)에 대해 다뤘다. 언론계는 정치권과 법조계 다음으로 불공정한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얼마 뒤 9일(금) 『시사IN』은 ‘2020년 신뢰도 조사’를 발표해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와 불신하는 언론 매체를 나열했다. 유튜브(Youtube)와 네이버가 가장 신뢰받는 매체였으며, 가장 불신하는 언론 매체로는 전통언론과 공영방송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불공정’과 ‘불신’이라는 날카로운 화살이 현재 언론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화살을 잡
유난히 무더웠던 작년 여름방학, 기자는 서울에서 수천 킬로미터가 떨어진 낯선 외국의 땅을 밟고 있었다. 바로 언어부터 날씨, 생활 방식 등 한국과는 너무 다른 단풍국, 캐나다였다. 사실 기자는 캐나다가 처음은 아니었다. 몇 년 전 부모님의 손을 잡고 캐나다 곳곳을 여행했던 적이 있었지만, 지난 여행은 그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고 다녀온, 약 한 달 동안 오롯이 ‘혼자’ 가는 첫 해외 여행인 것이다. 비록 이 캐나다 여행은 1년이나 지난 추억 속 이야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해외는커녕 집
북아메리카 외래종인 황소개구리는 식용을 목적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왔지만 현재는 빠른 성장과 번식능력, 새로운 환경에 대한 탁월한 적응력으로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외래종의 대표로 여겨진다. 황소개구리는 여러 종류의 동물을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보호받아야 하는 토착종까지 잡아먹어 1998년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황소개구리가 다른 외래종보다도 더 위험한 이유는 기존 먹이사슬에서 벗어나 천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먹이사슬을 독식해 생태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한편 황소개구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의 대명사가 되어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가사 속 주인공을 알 것이다. 바로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에 속하는 작은 화산섬, 독도다. 동도와 서도 그리고 그 외 89개의 돌섬과 암초들로 이루어진 이 섬은 예로부터 우리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총면적 0.188㎢에 불과한 작은 섬 독도는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지만, 사실 이 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아는 이는 드물다. 누구나 알지만 모두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 섬, 그곳에
불의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과 정의감이 갑자기 나타나 의미 있는 행동의 변화를 만드는 일은 드물다. 주위에서 스쳐 지나가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저러면 안 될 것 같은데’하는 사소한 생각들이 모여 형성된 하나의 가치관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움직임을 촉구하게 된다. 하지만 사소한 생각들이 한 사람의 완고한 가치관으로 나타나는 과정에는 기폭제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화를 오래 참다보면 언젠가 폭발하듯, 평소 무던한 마음으로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기자는 오랜만에 가
지난 3일(목),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경기를 시작으로 2019 KBO(Korea Baseball Organization·한국야구위원회) 포스트 시즌(Post-Season)이 시작되었다. 10월 8일(화) 기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LG 트윈스 외에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키움 히어로즈가 포스트 시즌의 결승점인 한국 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후의 레이스를 펼치게 되었다. 이전 포스트 시즌이 각계각층의 관심을 받으며 화려하게 진행된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포스트 시즌도 많은 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것으
“유행은 돌고 돈다.”엄마는 옷장에 있는 옷을 버리지 못하실 때면 꼭 이 한마디를 붙이셨다. 유행은 돌고 도니깐 이 옷을 버리지 않으면 언젠가 꼭 다시 입을 날이 올 것이라고. 그때는 코웃음을 치며 “버리기 귀찮으면 버리기 귀찮다고 말해!”라고 잔소리를 했었는데, 2019년 지금 현재의 패션 트렌드를 보면 엄마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통 넓은 와이드 팬츠의 귀환과, 이전에는 ‘백수의 교복’이라고 불렸던 트레이닝복이 일명 ‘애슬레저(athleisure)룩’으로 부활하기까지. 부모님의 젊은 시절 유행했던 것들이 현재 ‘힙스터
포털사이트 검색창을 열었는데 무엇을 검색하려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가. 아니면 불과 5분 전에 사용한 휴대전화가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려 다시 찾거나, 오랜만에 만난 사람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지는 않은가. 이는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들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분명 같은 경험을 해봤으리라. 아마 그때의 당신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단순한 건망증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현상이 단순 건망증이 아닌 ‘치매’라면, 당신의 반응은 어떨까.‘영츠하이머(Youngzheimer)’라는 신조어를 들
무겁게 몸을 누르던 더위는 가시고 언제 그랬냐는 듯 쌀쌀한 공기와 함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 아무래도 가을 하면 ‘독서’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기자는 책이라는 매체를 접할 때면 언제나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느낀다. ‘지면 매체의 몰락’, 지겹다면 지겨울 이야기지만 절대 끊이지 않을 이야기이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기자는 요즘 이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책이 좋아서 이 전공에 지원한 기자는 어느덧 지면보다 화면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또 화면 속 빠른 시각적 자극에만 익숙해져 더 이상 지면의 찬찬함을
최근 유튜브(Youtube)를 활용한 채널이 활성화되고, 초등학생의 1위 희망 직업이 유튜버(인터넷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을 지칭하는 말)가 될 정도로 유튜브 동영상은 우리 삶에 밀접한 존재가 되었다. 그 수많은 유튜브 콘텐츠 중, 최근 기자가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채널은 바로 유튜버가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V-log)’이다. 학생, 대학생, 연예인, 직장인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일상을 카메라 영상 안에 담아 편집과정을 거쳐 유튜브에 올리는 브이로그 영상은 많은 사람의 인
권력은 사람을 얼마나 악하게 만드는가. 이를 짐작하게 하는 무서운 실험이 하나 있다. 바로 ‘스탠퍼드 감옥 실험’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필립 조지 짐바르도(Philip George Zimbardo) 심리학 교수에 의해 진행된 이 실험은 단지 실험일뿐이지만 기자는 왠지 모르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교도관의 잔인성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일종의 역할극이다. 이 실험은 육체적, 정신적 장애가 없고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대학생 참가자 24명
기자는 한국 사회에서 무언가를 ‘혼자’ 한다는 것은 타인의 수많은 시선을 감내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혼밥’, ‘혼술’ 등과 같이 혼자 하는 행위를 일컫는 단어들의 탄생도 어찌 보면 이러한 행위를 기존의 것과 분리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혼자 식사를 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에는 개인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게 마련한 ‘혼석’도 많은 식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중 TV 프로그램인 (MBC)와 같은 프로그램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
기자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동료 기자와 여야 4당(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를 두고 충돌한 사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대화는 동료 기자가 국회에서 벌어진 충돌과 관련된 제도에 관해 곧 기사를 써야 하는데, 해당 상황의 경과가 복잡하다며 기사 작성이 어려울 것 같다는 푸념이 주를 이뤘다. 당시 기자는 동료 기자에게 기성 언론 뉴스나 기사를 찾아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던 차에, 기자는 이번 에 국회에서의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된 기사를 쓰기로 하면서 동료
‘이번 역은 애오개역, 애오개역입니다.’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이 안내방송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애오개’는 ‘충정로’와 ‘공덕’ 사이에 있는 아현동의 지하철역이다. 지하철역의 이름은 참 다양한데, 보통 오랜 과거에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나 특정 지형지물을 본 따 지어진 후 지금까지 내려오는 이름이다. 그래서 지하철 노선도에는 평소에 흔히 볼 수 없는 순우리말을 찾는 재미가 상당하기도 하다. 그런데, ‘애오개’라는 이름은 따로 보면 참 낯설고 그 어원을 유추하기도 힘들다. 과연 애오개는 무슨 뜻일까?애오개는 서대문네거리에서 충정로삼거
“옛날 옛날, 팔공산 산자락에서 석씨 성을 가진 어여쁜 소녀가 태어났어요.”석씨 할머니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때 새까만 머리칼을 하나로 가지런히 땋고 다녔던 석씨 소녀는 지금은 머리가 하얗게 새버린 82세의 호호 할머니가 되었다. 할머니가 된 지금도 틈만 나면 자신의 옛이야기를 조용히 풀어내는 그녀는 바로 기자의 외할머니이다. 어릴 적 할머니 손에 자랐던 기자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녀의 옛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도 얼마나 재밌었는지. 그때부터일까, 기자는 ‘언젠가 꼭 우리
지난 겨울, 기자는 충동적으로 영어 스터디를 신청했다. 주변의 어느 누구와도 상의 한마디 없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그곳에서 기자는 다양한 학교, 나이의 사람들과 함께 영어로 대화하고 그들과 일주일을 공유하곤 했다. 항상 정해진 일상과 일정만을 고집하던 기자가 왜 그런 계획에도 없던 일을 선택했는지는 아직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기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던 영어 스터디를 신청한 ‘진짜 이유’를 솔직히 털어놓고자 한다.중·고등학생 시절까지 기자의 성격은 사교적이고 활발했다. 남에게 다가가
지난 1월 넷플릭스(Netflix)에서 방영된 드라마 (2019)은 ‘조선시대판 워킹데드’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내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라는 특이한 콘셉트가 그 인기에 한몫을 했지만, 해외 매체에서는 특히 극의 배경인 ‘조선’이 주는 시각적 매력에 집중했다. 이에 킹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효과적으로 해외에 알린 긍정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는 외국인들에게 극 속 등장하는 한국 전통 모자 ‘갓’에 대한 궁금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는 ‘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