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짧지만은 않았다. 3년의 기자 생활이 이제는 막을 내리고 있었다. 기자가 알지 못하는 동문을 찾아 헤매며 어떤 말을 해야 인터뷰를 승낙해주실까 한 자 한 자 고민하며 메일을 보내던 것도 벌써 까마득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언제쯤 끝이 날까 하던 것이 정말 끝을 보이고 있었다. 기자의 대학생활 전반을 이루던 것이 곧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모를 착잡함과 동시에 끝에 대한 책임감이 몰려왔다.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며 아마도 마지막이 될 이번 인터뷰를 9월이 다 되어가도록 아껴두고 있었다. 우연히 취업진로지원센터에 등록된 멘
여름의 무더위가 접어들고 가을의 선선함이 찾아온 9월의 거리는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거리를 걷는 기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완벽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는 부담감과 인터뷰를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져갔다. 또한 동문이 기자와 같은 학과라는 사실이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인터뷰를 잘 진행하고 싶은 욕심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먼저 카페에 도착해 음료를 마시며 준비한 질문을 정리하던 중, 행사를 마치고 도착한 정인영 동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인터뷰를 시작했다.동문은 문화체육관광부(
‘시간이 흐른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것이 물과 같아 항상 일정한 형태를 갖거나 일정한 길만을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길의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기껏 일군 밭들도 침수되기 십상이듯, 시간의 흐름은 우리에게 적응과 변화를 요구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물결을 마주한 현대사회에서 IT분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번은 기자의 친구가 기자에게 경영학과와 컴퓨터 공학을 복수전공할 예정이라며 자신이 구상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자는 친구의 사업 구상보다 그의 포부가 더 놀라웠다. 전공 하나로도 벅
유난히 영화가 보고 싶은 8월의 어느 날이었다. 영화 (1995)의 남주인공처럼 처음 보는 사람과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날씨는 화창했고 기자의 마음에도 알 수 없는 끌림과 오묘한 감정이 내재해 있었다. 이와 같은 하루에 최웅곤 동문을 만날 수 있었던 건 꽤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기자와 같은 학과 출신이자 졸업 전 일면식이 있었던 그였기에 듣고 싶은 얘기, 하고 싶은 얘기가 무척이나 많았다. 카페에서 동문을 기다리며 어떤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갈까 고민하던 중 카페로 들어오는 그를 서로 발견했고, 동문은
무더운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어느 날,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더운 날씨였지만 인터뷰 장소로 향하는 기자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신나있었다. 약속 장소에 무려 40분 일찍 도착한 기자는 더위를 식혀줄 레모네이드와 커피를 시키고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노력했다. 어릴 적부터 법조인이라는 꿈을 꾸었던 기자는 입시의 장벽에 부딪혀 그 꿈을 잠시 접었지만, 워낙 오랫동안 동경해온 직업이어서 그런지 기자는 마치 연예인을 만나는 것처럼 떨렸다. 예상보다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한 기자 탓에 발걸음을 서둘러 온 오경진 동문
기자가 동문을 만났을 때는 더위가 한창인 여름 어느 날이었다. 늦은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해서인지 그날따라 유난히 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약속 장소에 도착한 후에도 역시 긴장감에 사로잡혀 괜스레 테이블 위에 올려둔 카메라와 홍대신문을 만지작거리며 동문을 기다렸다. 그동안 수차례 인터뷰를 거쳤던 기자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떨림은 여전했다. 하지만 같은 학부 선배를 만난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 한 편에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을 앉아있자, 곧바로 동문이 걸어 들어왔다. 동문은 지난 겨울 졸업호에
확고한 꿈을 가진다는 것은 부럽고 또 동경 받을 만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꿈꾸기에 앞서 그 앞을 가로막는 핑계와 한계들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기자도 매일같이 꿈을 품고 접다 보니 그것도 구깃해졌다. 주변에는 벌써부터 치열하게 여러 준비를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기자는 여전히 대낮에 부스스 눈을 뜨는 하루하루가 달콤했다. 이런 자신을 보며 불안감이 들 때면 ‘아직 젊고 시간은 많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그러다 보면 또 ‘먼저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든 선배들은 어떤 삶을 사셨을까?’라는 생각, 특히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성공이
편하고 즐거운데, 톡톡 튀고 지적인 자극까지 준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는 웃음은 덤이다. 한국갤럽의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 1위에 오른 종합편성채널 JTBC의 시사교양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월 본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김수빈 동문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다. 그를 알고 지낸지 어느덧 4년 차, 필자가 수습기자에서 명예기자까지의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숱한 대화를 나누었지만, 김수빈 동문과의 만남은 좋은 의미에서 변함이 없고 한결같다.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한
봄기운에 돋아나기 시작하던 새싹들이 어느덧 굵직해진 어른 잎으로 무성하게 자라 교정의 녹음이 짙어졌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와 무성히 자란 나무들에서 떨어지는 노란 송홧가루 들은 화창한 날씨를 시샘하기라도 하듯이 뿌옇게 나뭇잎을 뒤덮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수업을 마친 기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에 남아있었다. 강수식 동문이 학교에 찾아온다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자는 동문을 만날 긴장된 마음에 매일 같이 다니는 강의동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기자는 강수식 동문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학교 근처의
유난히 더운 날이었다. 약속시간인 오후 4시가 되도록 더위는 가실 줄을 몰랐다. 기자는 기자가 흘리는 땀이 긴장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기자가 전희진 동문에 대해 아는 것은 그녀가 독어독문과의 조교이자 대학원생이라는 것뿐이었다. 기자는 동문이 딱딱하고 차가운 사람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불안한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렸다. 곧 전희진 동문이 나타났다. 그녀는 뜻밖에 시원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기자의 긴장감을 날려보내 주었다. 인터뷰는 그녀의 근황을 물으며 시작했다. 그녀는 이대로 배움을 끝내기 아쉬워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4월 중순을 지나니 낮 동안의 날씨는 봄과 초여름 사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햇빛이 강렬했고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기자의 이마에 땀을 맺히게 했다. 인터뷰를 하기로 한 날은 4월 셋째 주였고 학교 주변에는 꽃이 만개해 사방이 꽃 냄새로 일렁이고 있었다. 그때는 시험을 보고 난 직후였기에 기자는 긴장감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 약속 장소인 홍문관 로비에서 초조하게 가방끈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때 마침 문 밖에서 김정무 동문이 손을 흔들며 기자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김정무 동문은 작년 졸업호 신문에 졸업수기를 써준 바 있다. 아직도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지난 금요일, 기자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양성심 동문이 교육받고 있는 강남의 한 재무설계회사 근처 카페를 찾아갔다. 약속 장소에 도착한 기자는 양성심 동문과 함께 또다른 반가운 만남을 갖게 되었다. 사전에 동문은 인터뷰 자리에 친한 선배와의 동행이 괜찮은지 물어보았고, 기자는 한명의 동문을 더 만나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흔쾌히 응했다. 다른 선배와 함께해서인지 양성심 동문과의 인터뷰는 한층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고 기자는 그에게 졸업 후의 근황을 물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동문은 현재 평택에서
대학교에 입학한 후, 휴·복학을 해야 할 때, 혹은 학과생활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학과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곤 한다. 기자는 평소와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과 사무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곧 문이 열리더니 낯익은 조교들의 얼굴이 보였고, 오유현 동문이 그 사이에서 반갑게 웃으며 기자를 맞아주었다. 오유현 동문은 작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3월 학과 사무실로 출근을 시작한 파릇파릇한 신참 조교이다. 기자가 조교가 된 것을 축하하자, 그는 기자가 조교가 된 것을 축하해준 첫 번째 사람이라 말하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일상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기도 하지만 반복되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당시 이한나 동문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는 기자의 상태가 딱 그랬다. 몇 주에 걸쳐 반복되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속된 말로 ‘기가 빨리는 일’이었다. 조금은 지친 상태로 이한나 동문을 만나기 위해 낯선 길을 걸어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입고 간 단체복 덕분인지 그녀는 기자를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걸어주었다. 아는 사람을 찾는 듯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그녀에게서 왠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안함을 느꼈다. 기자는 이한나 동문이 졸업한
기자가 고등학생의 나이었을 때만 해도 특정 직종에 대한 환상 또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다. 화가는 홀로 작업실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캔버스 앞에서 붓을 쥐고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그리고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절대음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그렇다. 그러나 홍대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과 인터뷰를 하며 기자가 10대일 때 가졌던 억지스러운 선입견들을 털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무런 색안경을 끼지 않고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대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장경기 동문
주말의 홍대는 언제나 그랬듯 사람을 긴장시키는 기운이 감돌았다. 그래서일까, 오세라 동문과 만나기로 한 카페로 향하는 내내 알 수 없는 조바심과 호기심에 걸음이 뛰듯이 빨라져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평소보다 빠른 걸음 때문에 약속 시각보다 20분 이른 시각에 카페에 도착한 기자는 자리에 앉아 헐떡이는 숨을 진정시켰다. 그동안 진행했던 인터뷰 코너와는 달리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동문을 만나는 것이기에 다른 차원의 긴장감이 덮쳐왔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도착한 오세라 동문이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오세라 동문은 현재 트랜스
추운 겨울 한복판의 어느 흐린 날이었다. 우중충 한 하늘, 그러나 왠지 모르게 포근하게 다가오는 오후의 첫 자락에 기자는 남병수 동문과의 인터뷰를 위해 교내의 한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내로 들어서자 코끝에 느껴지는 기분 좋은 커피 내음에 취하려는 찰나, 먼저 도착해있다는 그의 연락에 급히 주위를 훑던 기자는 한 권의 책과 마주하고 있는 남병수 동문을 발견했다. 처음 마주하게 된 남병수 동문은 기자에게 인터뷰 이전부터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단순히 그가 조선일보에서 주최한 ‘2017 신춘문예 미술 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