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S동) 211호, 기자실로 오는 길, 기자는 커다란 나무가 가득한 공원을 지나온다. 효율을 중시하는 평소의 기자에게 공원은 기자실로 가는 지름길에 불과하지만 가을에는 의미가 달라진다. 가을이 시작됐다는 신호처럼 공원 입구에는 은행이 가득하고, 오고 가는 학우들이 밟아 터진 은행 냄새에 기자는 표정을 찡그린다. 공원 입구를 지나는 순간은 잠깐이지만 공원 근처에서부터 은행 냄새에 대한 두려움과 공원 입구를 지난 후에도 계속되는 냄새에 찡그린 표정과 불쾌함은 오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골목을 돌아 마주한 공원 입구의 바닥은 말끔했
우에다 신이치로(上田慎一郎, 1984~) 감독의 영화 (2018)는 좀비 영화 촬영 현장의 모습을 담아낸 일종의 소동극(騷動劇)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삼류 영화감독 ‘히구라시’는 어느 날 ‘영화를 찍는 영화를 찍는’ 영화 를 기획한다. 한 방송사를 통해 생방송으로 송출되는, 그것도 원 테이크로 찍어야 하는 영화 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러하다. 여자 주인공 ‘치나츠’와 남자 주인공 ‘켄’은 좀비 영화의 촬영장에
대학생, 참 좋은 때다. 선배로서 후배들이 이 좋은 때를 보다 실속 있게 보내도록 세 가지를 조언하고 싶다. 첫째, 다양한 관계 맺기. 둘째, 현실을 보는 눈 기르기. 셋째, 커리어(career) 준비.대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마지막 학창 시절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을, 어쩌면 마지막 때다. 그러니, 이성 친구든 동성 친구든, 선배든 후배든, 교수든 그 누구든, 가급적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시도하고, 또 그것을 즐겨라. 같은 학과 동기들만큼 균질적인 집단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비슷한 관심사, 같은
본래부터 그리 넘치는 편은 아니었지만, 기자는 요즘 뉴스 탭을 켤 때마다 인류애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온갖 부조리와 악은 분노를 넘어 무력감을 선사한다. 그러다보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날 지경에 도달한다. 여러 사람의 인격을 짓밟은 잔혹한 범죄에 비해 솜방망이인 처벌이라던가,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닌 본인을 위한 정부라던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선의로 포장한 채 지옥 같은 풍경이 펼쳐져도 모르는 척하는 내용의 기사는 하루에도 수천 개씩 쏟아져 나온다. 기자는 이 기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이라면 다 만들어보는 본교 중앙동아리 ATOM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인 양훈강(기계·시스템디자인3) 학우를 만나 보았다. Q. ATOM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ATOM은 2016년에 가동아리로 시작했으며, 아두이노와 3D 프린터를 활용해 전공에 상관없이 창작 활동을 하고, 공학,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 및 분야 간의 관점을 교류하며 협업을 통해 창의성을 끌어올리고 발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된 동아리입니다. 동아리 창립자의 말에 따르면, 다양한 전공 간에 관점을 교류함으로써, 각 전공에
홍익대학교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에게 투고글 부탁을 받았다. 평소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오랜만에 기사를 읽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가장 먼저 5면의 ‘사진 기획’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역사적인 장소라고 하면 경복궁이나 박물관 등 객관적인 역사 또는 유물 등이 있는 곳을 방문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장소들을 찾아간다는 것이 매우 새로웠고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소들이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것도 잘 몰랐기에 사진으로 생생하게 직접 볼 수
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행사 축하곡으로 가수 설연아 님의 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반짝이는 네온싸인 돌아가는 젊음의 밤거리흔들리는 이 내 마음 그 느낌 가슴 적시네바람불고 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밤이 거리에 취해 보는 밤 오늘도 홍대 앞에서반짝이는 네온싸인 다시 찾은 추억의 밤거리흔들리는 이 내 마음 그 추억 가슴 적시네바람불고 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밤이 거리에 취해 보는 밤 오늘도 홍대 앞에서바람 불고 비가 내리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밤이 거리에 취해보는 밤 오늘도 홍대 앞에서오늘도 홍대 앞
어렵지 않은 질문을 하고 싶다. 지금 이 문장, 종이 위 활자인가, 화면 위 글자인가? 전자라면 학교에 비치된 신문을 꺼내 기자의 글까지 다다른 것이고, 후자라면 홍대신문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 칼럼을 클릭해 준 것이리라. 이처럼 본지는 지면과 온라인이라는 두 방식을 활용해 독자의 기사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한 가지 질문을 더 하고 싶다. 9.7%와 77.2%. 두 수치는 각각 무엇을 나타낼까? 정답은 대한민국 국민의 미디어 유형별 뉴스 이용률로, 9.7%는 신문 이용률, 77.2%는 인터넷 뉴스 이용률이다. 이 두 방식은 수치에서
기자는 최근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사전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 정의하고 있고, 민법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을 어른이라 지칭하고 있다. 기자는 어느덧 생일이 지나 만 19세에 이르렀고, 법적으로는 어른이 됐다. 하지만 누군가 기자에게 어른이 된 것을 실감하느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어떻게 하루아침 사이에 다 자라고, 책임질 능력이 생긴다는 것일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기자실에서는 “이제 다들 어른인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끝내 해방된 조국의 하늘을 우러러볼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일제의 무도한 횡포에 27살 젊은 나이에 요절한 식민지 청년 윤동주의 시 「서시」의 일부이다. 온통 ‘부끄러움’으로 채색되어 있는 그의 시집을 떠올릴 때면 늘 궁금해지곤 했다. 잎새에 이는 작은 바람에도 괴로워하고 그 어느 즐거운 날에도 참회록을 써야 할 만큼 그의 내면을 일렁이게 한 부끄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의 부끄러움은 어디에서 발원하고 있는 것일까?지난여름 접한 서이초 교사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