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혹은 장마철이면 음원 차트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곡들이 있다. 에픽하이(Epik High)와 윤하의 , 헤이즈(Heize)의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리고 단연 ‘비’하면 생각나는 노래로는 영화 (2006) 속 럼블 피쉬(Rumble Fish)의 도 있을 것이다. 전설적인 밴드 부활의 도 비와 관련된 명곡으로 꼽힌다. 장마철 폭우로 경기가 취소된 야구장에서는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이라는 김현식의 이 흘러나오기도
(1995~1996)부터 (1997)까지 이어지는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방영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매일 새롭게 재창조되고 있다. 난해한 줄거리와 복잡한 설정, 이에 따른 다양한 해석은 여전히 마니아들에게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감독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 1960~)는 최근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의 마지막 편을 공개하며 에반게리온 관련 작
문신(文信, 1923-1995)은 일본, 한국,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한 화가이자 조각가이다. 월경(越境)과 함께 다양한 형식과 매체, 사조를 경험하며 이를 체득한 문신은 점차 자신만의 시메트리(symmetry) 구조의 추상 형태를 구축하였다. 문신은 좌우균제의 독자적인 방법론과 더불어 기본적인 조형 요소인 원과 선의 미묘한 차이로 드러나는 생명과 자연, 우주에 대한 사유를 탐구하였다.문신은 일본에서 이주노동자인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마산에서 유년 시절을 지냈다. 이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1938년 동경
“일의 철학이 있는 사람은 일에서도 행복을 찾는다.”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고, 임시직의 비율이 높아 일자리의 질 또한 좋지 않다. 하지만 30%에 달하는 신입 사원들은 1년 안에 일을 그만두고 있다.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1년 안에 그만두고 나오는 사람이 많은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 퇴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가치와 조직의 가치 간 차이가 큰 것과 개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주된 이유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중 7
아폴로 11호가 사람을 태우고 달로 떠난 1969년의 어느 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19살 ‘추남원’은 국제복장학원에 합격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고 이내 사랑하는 ‘박정분’과 함께 내일 아침 서울로 떠날 것을 약속한다. 남원이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으로 벅찬 마음을 가라앉히려 정분이가 좋아하는 달을 바라보고 있던 바로 그때, 달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그를 덮친다. 정신을 차린 남원의 눈앞에 나타난 건 자신을 영감이라 부르는 할머니 ‘선희’와 70세 노인이 되어버린 자신, 그리고 지금이 2020년이라는 믿기 힘든
서울특별시 동작구에 위치한 노량진역은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유일한 역이다. 수산 시장부터 사육신공원, 노량진 곳곳에 자리한 학원가까지. 다양한 장소에 걸맞게 다양한 사람이 오가는 이곳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김애란의 단편에는 유독 노량진이라는 장소가 자주 등장한다. 기자는 김애란 작가의 단편들인 「건너편」, 「자오선을 지나갈 때」, 그리고 「서른」의 배경인 노량진 일대에 방문했다. 1999년 3월. 나는 처음 노량진역에 하차했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갯바람 냄새가 났다. 대부분 노량진 수산
시각장애인 ‘돈 파블로’와 비장애인 아내 ‘도냐 페피따’가 이끄는 ‘돈 파블로 맹인학교’의 개학식 당일, 학생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까를로스’와 ‘후아나’를 중심으로 모인 학생들은 저마다 방학 때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때 ‘미겔린’이 교실 너머 들려오는 낯설고 이상한 소리를 포착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오는 지팡이 소리. 교내에서는 지팡이를 사용하는 학생이 없기에, 모두가 당혹감에 빠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나선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전학생 ‘이그나시오’였다.뮤지컬 는 스페인 희곡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6)은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존재했던 계층적 갈등과 도시 빈민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 속의 ‘난장이’는 빈부와 노사의 대립 과정에서 억압당하며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상징한다. 기자가 이 소설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문학 시간이었다. 기자의 기억 속에 이 소설은 동화 같은 분위기 뒷면에서 사회의 냉혹함을 표현한 작품으로 남아있다. 난장이 가족이 살았던 낙원구 행복동의 배경은 서울시 중구 호박마을이다. 호박마을은 중구 중림동 일대의 마지막 달동네이며, 현재 남아있는 주민들은
우리는 편의점을 가든 대형마트를 가든 다양한 ‘제로(Zero)’ 음료를 발견할 수 있다. 제로 음료는 기존 음료에서 비만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던 설탕을 뺀 ‘무설탕’, 그리고 ‘0kcal’라는 점을 홍보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탄산음료의 양대 산맥인 콜라와 사이다부터 이온 음료, 과자, 젤리 등에 이어 이제는 주류까지 설탕을 뺀 ‘제로 버전’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무설탕 식품 시장은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의 증가와 설탕을 대신할 감미료의 발전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어디를 가나 마주치는 ‘제로 슈가(Zero Sugar)’
예술을 주제로 한, 예술가가 주인공인 영화는 무수히 많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를 꿈꾸다 마침내 한 분야의 경지에 오르거나 큰 실패를 맛본 이들의 이야기. 하지만 예술가만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평범한 이 역시 예술가가 될 수 있고, 별것 아니라 여겼던 일상 속 사소한 순간마저 예술이 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세 작품은 자신의 의지로, 혹은 예기치 못했던 사건으로 인해 평범한 하루를 예술로 가득 찬 하루로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제폭탄을 삼킨 남자]“영화감독이 영화를 찍어야지!”여기, 작은 마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쇠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오로지 그림 실력만으로 인정받은 인물이 되었다. 정선은 안동김씨 가문과 교유하며 그 후원 아래에서 성장해 금강산을 비롯한 여러 실경산수화를 남겼다.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는 실재하는 장소였던, 한 문인이 소유한 별장을 그린 그림이다. 안동김씨 가문에서 지어 정선이 그릴 당시에는 김시민(金時敏, 1681 ~1747)의 소유지였으며, 본교 박물관 소장품 외에도 1742년 작품인 정선의 《양천팔경첩(陽川八
매리언 울프(Maryanne Wolf, 1947~)는 그의 저서 『책 읽는 뇌』와 『다시, 책으로』에서 인간의 뇌가 본래 책을 읽도록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어디까지나 인간의 뇌는 불편한 책을 읽어내는 과정을 후천적으로 학습하여 진화한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 지금 영위하고 있는 인간다운 문명을 구성할 수 있었다.생각해 보면, 인간의 신체는 연약하고, 인간의 사유는 늘 부유하여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는다. 그런 인간의 결핍되기 쉬운 기억을 어딘가에 새겨 좀 더 오래 보존하고, 체계적이지도 질서화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