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제가 된 담론 중 하나는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은 현대 사회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약자에 위치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페미니스트들은 이로 인해 발생한 성 고정관념을 타파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 소개할 책들은 현대에 여전히 남아있는 성 고정관념을 형상화한 것으로 남성 또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보편적이면서도 다양한 장면으로 묘사한다. 다음의 세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견의 실태를 알아보자. 현대 사회 속 고정관념에 입각한 가부장제의 잔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82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로에 들어서며 우리 사회는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낼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기술의 진보가 ‘양날의 검’이 되어 가져올 부작용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려를 영상화한 (2011~)는 현대 혹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옴니버스 드라마다. 드라마의 제목인 ‘블랙 미러’의 사전적 의미는 전자기기를 껐을 때의 검은 화면을 뜻하며, 보통 미디어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표현하는 것에서 유래하였다. 는 과장되지 않은 묘사를 통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384~B.C.322)가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칭했듯 우리는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과 마주하며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유대감을 쌓아간다. 하지만 모두와 언제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고민과 걱정을 나눌 상대나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해줄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에 의지할 수 있을까? 여기 식물, 동물, 그리고 인공지능과의 유대 그 이상을 다룬 세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 속 특별한 유대관계를 느껴보자. 식물과 사람의 유대를 그린 대표적 작
프랑스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의 이라는 작품이 현대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신의 귀를 자를 만큼 지독한 그의 열정을 그림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를 자르는 그의 행위에 무언가를 향한 지극한 사랑이 담겨있으며 이것을 예술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혹자는 극단적인 예술성은 정신병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한다. 이처럼 영화와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예술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 또는 관객에게 예술적 전율을 선사한다.
온전히 여성 주인공이 진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나리오의 영화나 드라마를 본 경험이 있는가? 아마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에 비해 비중도 적고 보조적인 역할에만 그쳐왔기에 점차 영화계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 밖에도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의 부재 또한 꾸준히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올해 발표한 「소수자 영화정책 연구-성 평등 영화정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감독의 부재가 여성 캐릭터의 부재로 연결되며, 호주의 경우 남성감독의 영화에서는 전체 등장인물
100년 전의 11월, 기존과는 다른 양상의 전쟁이 막을 내렸다. ‘The Great War’라 불리던 그 전쟁은 르네상스 이후 18세기와 19세기를 거치며 우상화된 이성의 결과물이었다. 문명국을 자처하던 유럽에서는 벨 에포크(La Belle Epoque,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제국주의 전성기에 나타난 평화와 번영)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고 염세주의와 파시즘이 대두되었다. 또한, 문명인으로서 야만을 계몽시켜야 한다는 사람들이 향유했던 이성에 대한 광신은 이성 자체를 비판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씨앗이 되었다. 전쟁에 대한 공포, 평
김애란 작가는 단편소설을 엮어 만든 첫 장편소설인 『달려라 아비』(2005)를 시작으로, 그녀를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두근두근 내 인생』(2011), 그리고 장편소설 『비행운』(2012)을 발표했다. 또한 최근에 발표한 네 번째 장편소설 『바깥은 여름』(2017)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애란 작가의 작품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등장인물이 모두 비극적인 상황 속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소설에 나타나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또는 이웃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나
비디오가게 점원으로 취직한 후 온갖 장르의 영화를 섭렵한 소년은 어느새 세계의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인정받는 거장이 되었다.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1963~)는 시간 순서를 따르지 않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 허를 찌르는 반전, 그리고 수다스러운 대사와 거침없는 폭력 액션 등 그만의 전매특허인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갖고 있다. 또, 그는 감독이자 각본가, 제작자 그리고 배우로서 영화를 그 누구보다 좋아하는 만능 영화인이기도 하다. 지인들에게 ‘걸어 다니는 영화 사전’이라고 불리는 그는 방대한 영화적 지식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1900~1944) 는 소설가이자 우편 비행사 및 군용기 조종사였다. 그는 첫 장편소설인 『남방 우편기 Courrier Sud』(1929)를 시작으로 유작 『성채(城砦) Citadelle』(1948)에 이르기까지 대표작 7편을 집필했다. 그는 두 번째 장편 소설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비행과 집필을 병행하며 자전적 소설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1939)를 발표하고 대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세계는 대변혁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대의 인재상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고 구축하기 위한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EBS 다큐프라임 은 5부작으로 나누어 미국과 중국간의 인재 전략 및 인재전쟁의 관점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이러한 대변혁의 물결이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에 미칠 영향과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며, 우리에게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기회를 제
최근 오랜 세월 행방이 묘연했던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1822~1844)의 인장이 이달 중순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문화재청이 미국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비밀리에 참여해 덕온공주의 인장을 2억여 원에 낙찰 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처럼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돈을 지불하여 자국의 문화재를 사오기도 하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통해 그 소유권에 대한 진위여부를 파악하여야만 한다. 세계는 지금도 문화재 반환을 놓고 총칼 없는 전쟁 중에 있다. 서양 강대국들의 대형 박물관은 화려한 명성 뒤에서 약탈 문화재는 어느 한
사춘기는 청소년들이 아동기를 벗어나면서 큰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한다.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사춘기는 보통 10대에게 찾아온다. 하지만 과연 사춘기는 이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일까? 최근 들어 어른들의 사춘기를 걱정하는 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전의 연속인 청춘의 시기를 보내야 할 20대, 결혼과 승진 등으로 고달픈 30대, 퇴직 후 불안한 노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50대 등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들 뒤늦게 사춘기를 경험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제2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면 오늘 하루 세 권의 책을 통해 함께
1945년 8월 15일, 한국은 광복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소련과 미국 간의 패권 장악을 위한 정치적 요충지로 자리 잡으며, 냉전의 최전선에 위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945년 9월, 소련과 미국은 38선을 경계로 한국을 분할 통치하기로 합의한다. 이에 좌, 우를 막론하고 남북 인사들은 분할 통치를 반대하며, 자주 독립을 외쳤다. 그런 가운데 이승만은 남한 단독 정부 투표를 주장한다. 1948년 4월 3일, 남조선노동당 제주도위원회는 5.10 남한 단독 정부 선거 반대를 외치며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하
우리는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주인공을 예술가로 설정하고 예술가의 삶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예술가의 삶을 다룬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예술가들은 시대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거나 진리나 미를 추구하기 위해 현실에 맞서기도 한다. 특히 예술가를 다룬 많은 영화의 주된 전개방식은 예술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로서의 숙명을 인식하고 더 높은 예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한 일련의 피나는 노력의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클리셰 같은 지루한 영화방식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삶을 다르게 조망해낸
베트남 전쟁은 1960년부터 1975년까지 베트남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소위 ‘베트콩’이라 불리는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N.L.F), 베트남 정부군과 미군, 그 외 연합군이 베트남의 통일을 위해 벌인 전쟁이다. 이 전쟁의 상황은 우리나라의 6·25전쟁과 비슷하다. 베트남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이념 대립으로 인해 남북이 분단되었다. 우리나라는 전후(戰後) 경제적으로 궁핍한 시절을 견뎌야 했던 경제적 상황과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정치적 상황들로 인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였다. 그렇게 1964년 9월 의료진을 중심으로 한 비전투요원 파견을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 작가의 소설은 사랑에 관한 철학적 명상으로 가득 차있다. 자신을 소설가가 아닌 ‘사랑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은 철학자’라고 표현하였을 만큼 그의 소설은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으로부터 시작한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뻗?시작으로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까지 일명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시리즈를 발표했다. 그로 인해 그는 독자들에게 사랑의 처방전을 내려준다는 의미에서 ‘닥터 러브’라는 별명까지 얻게
교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학생을 위로하고 변화시킨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교사가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학생 개개인의 차이를 존중하고 획일화된 사고 대신 창의적 사고를 가르치는, 그리고 때론 아픔을 지닌 학생들을 위로하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교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진정한 교사의 모습을 초등, 중등, 고등 교육을 차례대로 보여주는 영화 세 편을 통해 바람직한 교사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해보자. 영화 (2011)은 우연히 담임 선생님 ‘마틴’의 죽음을
우리 민족의 수난이 거듭되었던 일제 말기, 당시의 암울함과 아픔을 시에 담아낸 한 명의 시인이 있다.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그는 바로 윤동주이다. 윤동주는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정신적·윤리적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詩 心)으로 노래하였으며, 현재까지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당시 선동의 문구가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 저항시를 씀으로써 우리에게 더욱 깊이 있는 절절함을 선사한다. 지금부터 문학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1940년대 초반을 빛내는 그의 대표작들을
여자 혐오부터 나치 발언까지, 라스 폰 트리에 (Lars Von Trier, 1956-) 감독 만큼이나 영화계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라스 폰 트리에 만큼 그의 영화 역시 발칙하고 선정적이며 과감하다. 그는 대학 진학 후 만들었던 자신의 첫 작품에서부터 주연으로 활약하며 대단히 실험적인 영화를 선보였다. 이로 인해 그는 영화 속에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렇듯 도발적이고 거침없는 그를 대학 친구들은 제멋대로인
1940년대 후반에 등장한 ‘필름 누아르’는 ‘검은 영화’라는 뜻으로 특정한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 전반에 어두운 분위기를 차용한 장르를 지칭한다. 필름 누아르는 주로 명암의 대조를 강조하는 조명과 실루엣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며, 특히 ‘홍콩 누아르’는 이러한 장르적 특성과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둔 1980년대의 허무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되어 탄생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화려한 도시, 그리고 그러한 도시와 대조되는 무기력하고 그늘진 홍콩인들의 삶을 조명했던 홍콩 누아르는 영화계에서의 강렬한 인상과 함께 현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