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세기 말엽 루비콘강 이남의 이탈리아반도를 통일한 로마 공화국은 여세를 몰아 지중해 지역으로 진출하여 카르타고 및 헬레니즘 강국들을 차례로 굴복시키고 초강대국으로 부상하였다. 로마는 제3차 로마-마케도니아 전쟁 때 그리스의 아카이아 동맹이 보인 의심스러운 행보에 대한 보복으로 1,000명 정도의 유력인사를 인질로 삼았다. 로마로 압송된 볼모 중에 아카이아 동맹 회원국이었던 아르카디아(Arcadia) 지역의 도시국가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에서 태어난 역사가 폴리비오스(Polybios)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로마
공화국(Republic)의 라틴어 어원은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다. 그것은 도시(국가)를 의미할 때 또는 왕정이 폐지된 후 나타났던 로마인의 특별한 헌정 체제인 공화정을 나타낼 때 사용되었다. 하지만 로마는 성문 헌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로마의 공화정이 어떤 정치체제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다. 사실 로마인은 자신들의 헌정 체제를 성문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정체가 하나의 입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선조들이 축적한 지혜를 통해 수 세대에 걸쳐 발달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로마 공화정의 형성에 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가나 정치학자처럼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진 최초의 철학자이다. 정체에 관한 그의 사유는 기원전 4세기에 정치·군사적 쇠퇴와 경제적 혼란에 처한 아테네의 상황을 타개하는 데 일조하려는 바람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해결책은 과거에 있었다. 즉, 그는 기원전 6세기 아테네의 정치가 솔론(Solon)과 클레이스테네스(Cleisthenes)가 시행했던 개혁에 주목했다. 기원전 7세기 말 아테네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귀족과 빈민의 대립과 반목이 극심했다. 소수 귀족의 대토지 소유와 토지의 생산성 하락으로, 농민의
현재의 그리스는 고대 그리스와 다르다. 과거 그리스에는 하나의 통합국가가 아닌 크고 작은 폴리스(도시국가)가 대략 700개 정도 존재했다. 그중 유명한 폴리스가 스파르타와 아테네이다. 한때 식스팩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300」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스파르타는 강력한 전사들의 국가로, 반면 아테네는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요람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 BC)는 서양 문명의 결정체인 민주정을 왜 왜곡된 정체로 간주하고 그 대안으로 혼합정(공화정)을 제시했을까? 그리스 북부의 스타게이라(S
세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어두운 터널을 그 어느 때보다 힘들게 지나고 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등불은 우리가 누군지 아는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간결하게 압축한 것은 바로 대한민국 헌법 1장 1조 1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하지만 민주공화국, 특히 공화국의 의미는 모호하다. ‘공화(共和)’라는 용어는 중국 주나라의 열 번째 왕인 여 (厲)왕이 폭정으로 쫓겨나고 주공(周公) 과 소공(召公)이 함께 화합하면서 정치를 했다는 데서 기원한다. 그리하여 ‘공화’는 군주가 없음을, 동시에 ‘함께 화합하면서
조선시대의 왕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실천하는 선비로서 이상적인 군자상을 완성하여 백성의 모범이 되어야 하였다. 군주이면서 선비로서의 몸가짐을 갖추어야 하였던 것이다. 조선 사회 전반의 체계가 성리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구동되는데, 왕이 성리학적 사유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국가적 위기가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왕이 성리학적 자질을 갖추도록 어린 시절부터 철저히 교육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왕세자 교육은 국가적인 관심사가 되었다.그렇다고 왕세자 교육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교육대상자가 왕위계승자이고 학부모가 군왕이어서 생기는 특수성이
그동안 산업공학의 여러 분야를 경영과학, 생산경영, 품질경영, 인간공학, 스마트제조, 데이터마이닝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그 외 여러 산업공학의 분야들과 산업공학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본 시리즈를 맺고자 한다.산업공학은 그 범위가 넓고 산업계의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다른 학문분야와 달리 그 세부분야를 고정적으로 한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대학에서 강의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간략히 소개한다.① 경제성공학: 요즘 여러분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가성비’라는 것이 있다. ‘가성비’는 가격
고민해결사 산업공학이야기제 7편 데이터마이닝 현대 인간은 데이터 속에서 살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시시각각 새로운 데이터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으며, 우리도 데이터의 생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간식을 살 때, SNS을 사용하여 친구들과 문자나 사진을 주고받을 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통학하면서 교통카드를 태그할 때와 같이 일상의 많은 활동 중에서 데이터를 사용하거나 생성하고 있는 것이다.빅데이터(big data)는 문자 그대로 많은 양의 데이터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형태의 데이터(예: 사람이 의도적으로
제6편 스마트공장 요즘 우리 사회에는 ‘스마트(smart)’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잘 알고 있듯이 ‘smart’의 사전적인 의미는 ‘맵시 좋은, 말쑥한, 똑똑한, 영리한’이라는 뜻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마트카,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이번 호에선 스마트 공장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한다.스마트 공장이란 생산 및 자동화 기술에 정보통신 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을 융합하여 경쟁력을 갖춘 미래형 공장을 말한다. 즉, 제품
인간공학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락하며 행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환경을 디자인하여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학문이다. 영어로는 ‘ergonomics’ 또는 ‘human factors’라고 한다. ‘ergonomics’라는 명칭은 그리스어 ergon(작업, 일이라는 뜻)과 nomos(법칙이라는 뜻)에 ics(학문을 뜻하는 접미어)가 합성된 것이다. 산업화와 함께 다양한 기계, 도구, 제품이 도입되었으나 대부분이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사용자가 거기에 맞게 적응해야 했다. 그 결과 불편함
여러분은 품질(quality)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전에서는 품질을 “물건의 성질과 바탕”이라고 정의한다. 영어사전에서는 “how good or bad something is”, 어떤 것의 좋고 나쁜 정도라고 설명한다. 품질의 개념은 누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고객의 목적이 성공적으로 달성되는 정도, 즉 제품에 대한 고객의 만족 정도를 의미한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이 설계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얼마만큼 잘 충족시켰는가를 가리킨다. 제품에 있어서 품질의 중요성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등의 물건들은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물건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까?우리가 알고 있는 공장의 개념은 산업혁명 이후에 생겨났고, 그 역사는 인류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전 오랫동안 인간은 개인이나 가내수공업의 형태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생산되는 물량이 적고, 물건의 품질은 균일하지 않았으며, 가격도 높은 현상이 지속되었다. 18세기 말에서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