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인간 고유의 특성이자, 인간 진화의 근본적 힘이다. ‘호모 로퀜스(Homo Loquens)’로서의, 인간의 언어를 통한 사고의 결과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음이 분명하고 앞으로도 새로운 진전을 견인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화형 생성 AI인 ChatGPT의 출현은 언어가 인간 고유의 특성이기만 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한다. ChatGPT는 인간 언어를 재생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언어적 결과들을 생성해내기까지 하여 ‘언어적 사유 영역’에 대한 인간 스스로의 신뢰를 처참히 무너뜨리는 것처럼 보인다.이런 위협과
아스텍(Aztec) 신화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네 번의 세계가 멸망하고 난 뒤 세워진 다섯 번째 세계다. 첫 번째 세계는 테스카틀리포카(Tezcatlipoca)가 다스린 세계로, 재규어가 거인을 모조리 잡아먹은 후 태양이 꺼져 멸망했다. 케찰코아틀(Quetzalcohuātl)이 다스린 두 번째 세계는 거센 바람으로 인해 태양이 꺼져 멸망했고, 틀랄록(Tlāloc)이 다스린 세 번째 세계는 화염의 비가 내려 멸망했다. 찰치우틀리쿠에(Chalchiuhtlicue)가 다스린 네 번째 세계에서는 대홍수로 모든 인간이 물고기가
4년 만에 축제가 돌아왔다. 기자에겐 입학 후 첫 번째 축제다. 더군다나 기자가 중학생이었을 때부터 좋아하던 연예인이 초청 가수로 본교에 온다고 했다. 그렇기에 기자는 해당 가수가 오는 날 수업을 빠지고 아침부터 입장 대기 줄을 서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여느 대학생들이라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자체 공강 한 번쯤은 할 수 있지.’라고 이해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장 조금 보태서 기자는 지각하거나 숙제를 안 해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싫고, 수업을 빠지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아는 사람이다. 그만큼 기자가 수업을 빠
서울·세종 캠퍼스에서 약 4일에 걸친 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가수가 초청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오전부터 입장 줄을 섰고, 다른 누군가는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 연습에 매진했다. 또다른 누군가는 부스와 주점 운영을 위해 수업까지 결석하며 일했고, 그런 사람들을 감독하고 축제 운영을 지휘하느라 캠퍼스를 동분서주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축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자신은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연신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기 바빴던 사람도 있다.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청춘(靑春)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
보드처럼 생긴 건 다 타는, 그 중 스노보드에 가장 진심인 동아리 TEAM 401의 강석진(법학3)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동아리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A. 저희 TEAM 401은 본교 유일의 스노보드 동아리로, 스노보드 외의 다른 보드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본교 건축대학 소모임에서 출발해, 2006년에 중앙동아리로 등록한 이후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동아리원은 총 200명 가량이며, 전체적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각자가 원하는 만큼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스노보드 같
올해 『홍대신문』을 접하기 전까지 약 3년간 종이 신문을 읽지 않았다. 종이신문 시장은 점점 작아지고,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인터넷 기사가 중심이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오랜만에 만난 종이 신문이기에 가끔 생각날 때마다 『홍대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그런 필자에게 『홍대신문』의 감상평을 적을 기회가 우연히 주어져 이 글을 쓰게 되었다.『홍대신문』을 읽고 나서, 대학신문은 교내 소식 위주로만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필자의 편견이 깨졌다. 학교 관련 소식 이외에도 여러 기획 기사와 인터뷰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놀랐다.
1. ‘생각을 하는 것’과 ‘생각이 드는 것’. ‘사유’가 전자고 ‘직관’이 후자라면, 직관이란 결과만 의식에서 포착되는 사고이고, 사유란 과정부터 결과까지가 모두 포착되는 사고이다. 그러나 사유의 과정은 직관에서 비롯된, 직관을 보강 또는 반박하는 또 다른 직관의 연쇄가 아닌가? 그런데 직관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 아닌가? 뇌의 한 부분에서 직관이 발생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이를 인식한다. ‘모든 것을 회의하고, 생각하는 나의 존재만을 확신한다.’에서의 ‘나’는 단지 인식자로서의 ‘나’이다. 이로써 ‘나’
지난 7월 21일(금) 발생한 신림역 칼부림 사 건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소위 ‘칼부림 사건’ 이라 불리는 묻지마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그 때부터 9월까지 약 한 달간 칼부림 관련하여 235명이 검거되었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8월 4일(금) 대국민 담화를 열어 “비상한 각오로 흉기난동과 그에 대한 모방범죄 등 흉 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 한다.”고 말했다. ‘특별치안활동’은 「국가경찰 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6 장」에 의거, 경찰청장 재량으로 경찰 인력과 장 비를 집중 투입하도록 하
기자는 본인을 ‘기자’라고 부르는 것이 낯설다. 수습기자를 거쳐 준기자가 된 지금, 기자가 된 지 벌써 5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기자라고 칭하는 것은 어색하다. 나는 기자인가, 애초에 기자란 대체 뭘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면 망설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기자는 전공에 대한 회의감에서 출발해 신문사에 도착했다. 기자의 전공은 시각디자인으로, 기억이 닿는 순간부터 당연히 미술을 하고 살 거라고 생각했던 기자는 해당 전공 외에 다른 것들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2학년을 끝마치며 '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올해의 상반기가 벌써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아쉽기도 하고, 조바심도 난다. 그리고 이번 학기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 좀 더 활기차고 에너지 가득 찬 학기를 시작하고 싶다면 공자의 말 한 마디를 기억해보면 좋을 것 같다.《논어》 〈옹야〉 편에는 “知之者(지지자)는 不如好之者(불여호지자)요. 好之者(호지자)는 不如樂之者 (불여락지자)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의미이다.이 구절은 교육학에서나 인문학에서나 여러 가지 관점에서
9월 7일(목), BBC는 이라크 출신의 여성 유튜버 ‘티바 알 알리(Tiba al-Ali)’가 지난 1월 고향을 방문했다가 아버지에게 목이 졸려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티바는 학업을 위해 튀르키예로 건너 갔지만 그곳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티바가 튀르키예로 가는 것부터 반대했으며, 유튜브 활동은 물론 약혼자와의 동거 또한 싫어했다. 이라크 법원은 ‘사전에 계획된’ 살인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티바의 아버지에게 고작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티바는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
본교 서예·캘리그라피 동아리 서우회를 알아보기 위해 회장 김원경(예술3) 학우를 만나 보았다. Q. 서우회 동아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A. 저희는 1981년에 창설된 서예·캘리그라피 동아리입니다. 처음에는 서예 동아리로 시작했지만, 나중에 캘리그라피가 추가됐습니다. 다른 서예 동아리들은 서예 활동만 진행하는 반면 저희는 서예뿐만 아니라 캘리그라피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서우회만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서우회는 매주 목요일에 정기 활동을 진행합니다. 그때 전문가 선생님을 따로 모셔 서예랑 캘리그라피를 배우
신문이 발행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기획 회의에서 해당 호에 들어갈 내용을 선정하고, 기획 기사의 경우에는 몇 주 전부터 취재를 시작하기도 한다. 그 후 선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지면을 편집해 작성된 기사를 배치한다. 기자들의 노력이 담기지 않은 곳이 없고, 편집국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신문 한 호가 발행되기까지의 신문사 기자들의 노력은 감히 끝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홍대신문의 경우 그 노력이 더욱 대단하다. 매주 12면 발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보사가 미흡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다들 '중꺾마'를 기억하는가. 작년 12월, 우리나라는 월드컵 응원으로 하나가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사람들은 왜 스포츠에 열광할까. 필자는 야구와 축구를 좋아한다. 야구 시청과 축구 시청은 필자의 취미이다. 보고 있으면 그냥 재미있다. 스포츠를 즐기는 것 말고도 영화나 드라마 감상, 연극이나 뮤지컬 관람 등 많은 취미생활이 있는데 나는 왜 스포츠가 제일 재미있을까.스포츠는 사실적이다. 영화나 연극 같은 경우는 그 반대로 허구다. 사람들이
1990년대 중반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이 대중화되던 시절 키워드였던 ‘다매채 다채널 시대’라는 용어가 아직까지 유효한 이유는 2023년 현재도 이 용어가 매스 매디어라는 ‘형식’과 미디어 콘텐츠라는 ‘내용’의 조합을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먀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의 ‘매체가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는 말처럼 형식인 매체가 내용인 콘텐츠에 선행한다라고 갑론을박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상품으로서 미디어 콘텐츠는 플랫폼 또는 형식이라는 접시위에 오감을 자극하는 요리이며
일상을 보내다 보면 ‘어라, 이거 좀 불합리한 거 아닌가?’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이런 ‘불합리’ 중에서는 자신이 직접 바꿔나갈 수 있는 것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그래서 기자는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생각하곤 한다. 그래도 최선은 다하기로.기자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불합리한 상황은 각각의 불가피한 사정들 속에서 도출된 어쩔 수 없는 결과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기자도 그런 상황을 겪곤 했다. 처음에는 억울하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완
어떤 분야든 처음에는 조금 진부할지라도 정석을 따를 필요가 있다. 기존 체제를 완벽히 숙지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체제로의 혁신을 시도하는 것은 오만이며 방종이다. S동 211호 글을 밤새 고쳐 쓰며 이를 제대로 깨닫게 됐다.기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S동 211호를 맡게 됐다. 전에 없던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품고서 기자는 소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감 하루 전, 드디어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전에 없던 구성과 소재로 나름의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써놓고 보니 제법 뿌듯해지는 글이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미
방학이 끝났다. 개강이 시작되었다. 길고 긴 방학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개강은 엄청 빠른 속도로 다가온 느낌이다. 어떤 학생들은 방학을 잘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그 긴 시간 뭘 하며 방학을 보냈던가’하는 후회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는 수많은 계획으로 시간을 쪼개는 행동을 하는 ‘J형’ 인간이었겠지만, 방학이 끝날 때는 그 많던 계획은 계획에 그칠 뿐이었을 것이다. 원래 계획이란 계획을 세울 때 즐거운 법이고 후회로 남는 것이 계획의 끝일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겨울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