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지지…, 파사삭! 튀김을 튀기는 소리와 냄새, 잘 튀겨진 튀김의 먹음직스러운 색깔, 그리고 튀김을 입에 넣고 씹을 때의 식감과 고소함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 ‘치느님(치킨)은 항상 옳다’ 등 우리는 튀김 요리에 대한 예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튀김은 하나의 별미로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요리가 되었다. 튀김의 뛰어난 맛 뒤에는 흥미로운 탄생 배경이 있다. 이렇게 맛있는 요리가 탄생한 배경은 무엇이고 튀김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액체 괴물을 기억하는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독자들은 아마도 일명 ‘액체 괴물’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 추억이 있을 것이다. 물컹하고 투명하며,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던 신기한 그 장난감의 이름은 바로 ‘슬라임(Slime)’이다. 십여년 전만 해도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던 슬라임은 최근 염료를 통한 화려한 색감과 글리터 등의 재료와 만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슬라임의 열풍에는 환경이나 안전성 논란 또한 존재한다. 그럼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1989)에서 인어공주 에어리얼은 육지에서의 첫 식사 자리에서 포크로 머리를 빗는다.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인물들의 우스꽝스럽던 표정이 떠오른다. 식기가 소중한 줄 몰랐다, 포크 너도.포크(fork)의 어원은 ‘갈퀴’란 뜻의 라틴어 ‘furca’이다. 그의 생김새를 생각하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어원이지만, 우리 모두가 갈퀴로 무언가를 떠서 입에 넣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면, 다소 께름칙하기도 하다. 한편 포크는 현재 우리 인류에게 무엇보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어야 이이제” 과거 상여를 메고 장지(葬地)에 사자(死者)를 묻으러 갈 때 상여꾼들이 부르던 장송곡의 한 소절이다. 친인척들은 구슬픈 장송곡 가락을 들으며 장지로 올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다. 이후 그의 마지막을 기념한 장지는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이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가 된다. 그 곳이 바로 무덤이다. 인간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에 무덤 또한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언젠가 내가 돌아갈 자리인 무덤이 인간사(人間事)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은 미술관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의 답을 ‘길거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미술 전시는 더 이상 한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에 미술은 도시 속 커다란 건축물 앞에 아름다운 조형물로, 때로는 지역 사회 전체를 참여시키는 프로젝트로 우리 삶에 다가오고 있다. 미술은 더 이상 하얀 벽에 유화로 칠해진 캔버스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하이 아트(high art)로만 존재한 미술이 이제 그 수직
어른들은 버릇없는 아이에게 곧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라고 꾸짖는다. 그럼 아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치기 어린 대꾸를 한다. “머리에 피 마르면 죽거든요?” 그 대답은 너무 당연한 사실이라 우리로 하여금 피식, 실소를 짓게 만든다. 실제로 인간은 체내에 혈액량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혈액은 인체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운반해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피는 체내 다양한 생리현상에 관여하고 있다. 이렇듯 몸속에서 많은 일을 하는 피는 몸 밖에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사람들은 누구나 사진을 찍거나 사진에 찍힌다. 요즘은 주로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지만 이전에는 디지털카메라를, 그 이전엔 필름카메라를 사용해왔다. 보통의 사람들이 아는 건 딱 여기까지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카메라의 시초는 무엇일까? 카메라가 역사 속에서 어떠한 흐름으로 이어져 왔는지 살펴보고 기존의 영역을 뛰어넘어 예술의 영역까지 침투해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낸 카메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카메라, 그 발자취를 따라가다카메라의 명칭은 ‘아치 모양의
무기(武器)란 전투에서 가해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구와 군사작전에 직·간접적으로 쓰이는 장치·기구류의 총칭이다. 정의만 보면 평범한 우리의 일상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무기는 무엇보다 우리 가까이에 존재해 온 사물 중 하나다. 어린아이의 장난감, 청소년 시절의 호신용 도구, 군대에서의 훈련 경험 등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기와 함께하고 있었다. 멀고도 가까운 무기, 그가 겪어온 갈등의 연대기를 살펴보자. 짱돌에서 핵폭탄까지: 무기, 역사를 만들어가다무기는 어느 시대에서나 국가의 흥망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어쩐지 우울한 날에 달콤한 디저트를 한 입 먹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알록달록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은 디저트는 보기만 해도 색다른 감각의 향연을 느끼게 한다. 최근 디저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디저트 페어나, 특정 디저트를 소재로 하는 전시회 등 디저트를 활용하는 다양한 체험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집 앞 카페만 가도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그만큼 디저트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속 밀접한 존재가 된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언어와 성별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영역.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술의 정의일 것이다. 하얀 벽에 고급스러운 액자가 걸려있고 격식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작품을 감상한다. 이렇듯 예술을 둘러싼 이미지는 고급스럽다 못해 마치 상위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예술은 인위적이라며 기존 예술에 반발한 사람이 있었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30~2002)는 교육 수준, 심미안 등의 문화 자본으로 인해 계급과 사회적 불평등이 유지됨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대한민국에는 미투(Me too) 운동과 낙태합법화 운동 등 인권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성, 인권, 생명,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물건 하나 가 있다. 바로 ‘피임 기구’다. 성인의 비밀스러운 물건 정도로 여겨지던 피임 기구에는 탄생부터 널리 상용되기까지 인권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기에는 생명 탄생에 대한 숙고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보호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피임 기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권과 생명권의 주체에 대해 깊이 생각 해볼 수 있다. 지금부터 무수한 역사 속
누구나 한 번쯤은 사물함에 자물쇠를 달아본 적 있을 것이다. 사물함 속 교과서뿐만 아니라 소중한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일상생활 속 곳곳에서 암호를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인 오늘날 암호는 정보 접근 권한을 인증하거나 접근통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즉, 암호는 다른 사람들이 중요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뜻하며 현대 암호는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모든 수학적 기반기술이라 말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할 때 사용하는 지문인식 암호부터 하루의 모든 업무가 끝난 후 집으로
세계 각국의 여자 아이들은 바비(Barbie) 인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핑크색으로 둘러싸인 방에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바비 인형의 옷을 갈아입히며 머리까지도 빗겨준다. 물론 인형과 둘만의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며 아이들은 바비 인형과 함께 핑크빛 성장기를 보낸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년 새롭게 출시되며 아이들의 곁을 지킬 뿐만 아니라, 인형이라는 한계를 넘어 각 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바비 인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미녀 ‘바
2차 성징을 거친 대한민국의 여성이라면 동성 친구와 책상 아래로 은밀하게 뭔가를 주고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비밀스러운 물건을 주고받는 듯한 이 행동은 바로 ‘생리대’를 전달하는 모습이다. 여성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생리(월경, menstruation)를 감추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그렇다면 여성이 생리와 생리대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여성의 몸은 함부로 드러내어서는 안 된다’는 오랜 사회적 관습에서 찾을 수 있다. 생리는 인간의 생체 현상 중 일부일 뿐인데, 사회는 여성에게 생리를
‘백해무익’의 대표주자로 일컬어지는 담배는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을 만큼 폐암, 식도암, 구강암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하지만 담배는 한 번 입에 대기 시작하면 쉽사리 끊기 어렵고, 평생토록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들도 많다. 현대에 들어서 흡연 연령층이 더욱 확대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다보니, 동시에 이에 못지않게 비흡연자의 불평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 조그마한 담배가 무엇이길래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에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이러한 담배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유래되어 인간을 달콤하고도 위험한 유혹으로 이끌
4월 16일. 대한민국 전체를 슬픔에 잠기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라남도 진도 맹골수도 앞 바다에 잠겨버린 세월호를 바라보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언론의 생중계를 초조하게 지켜보며 전원 구조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간절했던 전 국민의 염원에도 끝내 세월호의 침몰은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1,093일 후 마침내 세월호는 세월에 긁히고 부식된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그동안 우리는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삶 속에서 그리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 바
“너, 내 동료가 돼라.”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가슴 끓는 명대사 중 하나이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가장 인기 있는 원피스, 나루토, 블리츠를 보고 자라 ‘원나블 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층은 누구나 한 번쯤 애니메이션 주인공들과 모험을 떠나는 상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위에서 언급한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넓게는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본격적으로 ‘덕후’라는 단어가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후, 덕후는 여러 차례 의미 변화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친
2006년 8월 18일, 여름의 기운이 만연해질 즈음 고요한 대구 팔공산의 사찰 차계사에는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릴법하지 않은 기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보살상을 촬영하기 위한 엑스레이 촬영기였다. 연구팀은 해당 보살상을 촬영했고, 보살상 속을 투영한 한 장의 필름은 여태까지 세상이 믿고 있던 사실을 바꾸었다. 보살상이 지금껏 알고 있던 것과 다르게 목조가 아닌 삼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렇게 엑스레이 필름 한 장으로 인해 1989년에 보물 제992호로 지정
‘확실히 매듭짓다’라는 문장은 ‘확실히 끝내다’라는 문장보다 인상적인 느낌을 준다. 그 이유는 ‘매듭’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단단한 느낌에서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매듭은 일상 속에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쉽게 눈에 띈다. 주머니 속 꼬여버린 이어폰 줄, 매듭져 옷에 단단히 고정된 단추. 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각이 가진‘매듭’은 꽁꽁 묶인 채로 형태를 견고히 갖추고 있다. 이렇듯 매듭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존재가 되어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지만, 사실 매듭지어져 있는 상태와 그것을 푸는 의식 속에는 무구한 역사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회, 수많은 인간관계. 현대인들을 가장 지치게 하는 요소들이다. 그렇게 일상에 쫓겨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현실에서 훌쩍 벗어나고 싶을 때가 왕왕(往往) 있다. 그럴 때 먼 곳으로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더 간편한 방법이 있다. 바로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그림 속에는 화가가 작품을 그릴 당시 품었던 생각, 문화적 배경, 장소적 특징, 붓질의 세기, 색감의 미묘한 차이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가득 담겨 있다. 때문에 작품을 가만히 뜯어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화가와 함께 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