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박물관 소장 는 ‘효제문자도’의 줄임말이다. 여기서 ‘문자도(文字圖)’란 한자 의미 그대로 글자를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며, 조선시대의 문자도는 민화의 한 분류로서 선명한 채색 안료와 익살스러운 그림체를 통해 조선후기 민화의 한 양상을 보여준다. 상형문자인 한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글자를 시각화한 문자도는 중국에서 시작되어 주로 수(壽), 복(福)자가 그려졌으나, 조선의 문자도는 유교 윤리적 소재를 활용하여 조선의 정서에 맞게 변형‧발전되었다. 본관 소장 의 각 폭의 상단에는 화제(畫
문인들이 풍류를 즐기고 친목을 다지며 학문 교류를 위한 목적으로 결성한 계회(契會)는 주로 70세 이상의 덕망이 높고 관직 품계가 2품 이상인 원로 문인들로 구성된 기로회(耆老會) 및 기영회(耆英會)와 동료 혹은 동년배끼리 조직한 일반 계회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는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모임에 참석할 수 있기에 폐쇄적이며, 후자는 이보다 덜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계’는 단체를 의미하나, 단순한 공동체라기보다 이익 집단의 성격이 강하다. 계회는 조선 이후 기로소(耆老所)라는 관청이 설치되면서 나라에서 주관하는 공식 행사
2018년 홍익대학교 박물관 특별기획전 가 11월 14일 수요일부터 진행 중이다. 조선 시대에 제작된 목판부터 안상수체를 만든 안상수 작가의 작품까지 박물관 소장품 총 23점이 주축이 되어 우리학교 미술대학 교수와 출신 작가의 작품이 ‘문자’와 ‘기호’라는 주제 아래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이번 전시에 나온 소장품을 차례로 소개하자면 먼저 민속품은 , , , 이 있다. 민속품은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되었기에 ‘수(壽)’, ‘복(福)’ 등 길상적인 의미를 지닌 문자가 새
2018년, 미래를 담고자하는 홍익대학교 박물관(관장 홍경희)은 시대를 관통하는 소통의 도구이자 예술적 표현의 유산인 문자와 기호를 주제로, 오는 11월 14일(수)부터 내년 2월 28일(목)까지 「문자 기호 홍익을 잇다」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문자는 기록을 통한 소통의 도구로써, 기호에서 시작하여 문명의 발전과 삶의 모습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거쳐 온 살아있는 유산이다. 사물을 본 뜬 고대의 상형문자는 그 자체로 회화성을 지녔으며, 선의 이음으로 탄생한 문자는 예술혼을 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홍익대학교 박물관의 소장품에서도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란 고동기(古銅器)와 도자기에 꽃이나 꺾은 나뭇가지를 꽂고 그 주변에 과일이나 채소 등을 함께 어우러지게 놓고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그릇에 꽃을 꽂는 것 자체가 길상적이고 기복을 염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기명절지도의 주제는 부귀, 평안, 복, 불사로 정의될 수 있다. 보통 생일을 축하하기 위함과 세화(歲畵) 등의 선물용 그림으로 인기가 좋았으며, 선비 문화의 영향을 받아 사랑방이나 서재의 병풍으로 제작되는 등 주거 장식화로도 애용되어 실용적인 성격을 가진 그림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기명절지도는 중국 당대
채용신(1850-1941)은 조선 말기와 근대 화단에 걸쳐 활동한 화가로, 다양한 그림을 즐겨 그렸으며 특히 초상화로 이름을 알렸다. 1886년에 무과 급제하여 여러 곳의 관직 생활을 하던 중 고종의 주관 하에 진행된 창덕궁 선원전(璿源殿)에 봉안할 태조 어진 제작에 화사로 발탁되기도 하였다. 1906년에 관직에서 물러난 후 전라도로 낙향하고 지역 화가로서 다양한 계층의 인물 초상화를 그렸다.채용신은 1905년 최익현 초상화 제작을 시작으로 경술국치를 전후하여 신기영을 비롯한 임병찬, 황현, 조한범 등 많은 우국지사의 초상화를 그렸
이방운(1761-1823 이후)은 조선 후기에 활약한 화가로 자는 명고(明考), 호는 기야(箕埜, 箕野)·심재(心齋)·사명(四明) 등이다. 생애와 관련된 기록은 적지만 그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작품은 많은 것으로 파악되며 심사정, 강세황 등 문인 화가의 남종화풍을 기반으로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 등 다양한 화목의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현존하는 작품의 절반 이상이 산수화인데 특히 시의도(詩意圖)를 다작하였다. 시의도란 고시(古詩)가 화제로써 그려진 것으로 주로 중국 당
나비를 즐겨 그렸고, 또한 특출나게 잘 그렸기에 ‘남나비(南蝶)’로도 불리었던 남계우는 19세에 활약한 문인 화가이다. 본래 나비 그림은 초충도에 속하는 화제 중 하나이고, 당시 화단에서 이를 제작한 화가 역시 여러 명 존재하지만, 이들 중 그가 나비 그림으로 일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화단의 주요 향유층으로서 이전 시기부터 부를 축적한 중인과 일부 서민이 있었고, 이들은 특히 길상(吉祥)의 의미를 가진 그림을 선호하였다. 화조도를 비롯한 초충도가 이들의 관심에 부합되는 화목이었는데, 가령 나비의 ‘접(蝶)’이 80세를
이승조가 1960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하던 해에는 4.19혁명이, 다음 해에는 5.16군사정변이 연이어 일어남으로써 한국 사회는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앵포르멜이 지배적이던 미술계 역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어 앵포르멜에서 벗어나 전위적 미술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승조는 1962년 동급생 8명과 함께 오리진 그룹을 창립하였다. 이후에는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이하 AG 약칭)의 창립 멤버로도 참여하여 전위적인 성향을 이어갔고, 동시에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수회에 걸쳐 입상하면서 그의 기하학적 추상회화가
하종현은 앵포르멜 추상에서 시작하여 기하학적 추상을 거쳐, 이후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연작을 발표하였고, 2010년부터는 연작을 발표하여 캔버스의 평면 회화라는 전통적 성격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40여 년간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하는 등 예술가이면서 교육자이자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1969년 그가 전위적인 미술가, 평론가와 함께 결성한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이하 AG)는 미술의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진보적이면서도 실험적인 현대미술의
붉은 색의 강렬함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화면 중앙에서 상승하는 날카로운 산봉우리가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려는 찰나, 양쪽으로 부드럽게 뻗은 완만한 능선과 산그늘의 안정감 있는 색상이 긴장을 완화시킨다. 태양의 강렬한 빛을 받는 산의 단단함이 쌓여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삼각형, 원, 직선, 곡선을 바탕으로 하는 평면적 도식화와 형태의 반복은 극단적인 단순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모자람 없는 대자연의 풍경을 보여준다. 유영국은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화의 선구적 인물로서, 일생에 걸쳐 추상의 길만을 걸어왔다. 그는 1935년
한묵은 대표적인 도불(渡佛) 작가 중 한 명으로 4차원적 시공간을 구현하는 기하학적 추상화로 잘 알려져 있다. 1914년 서울에서 출생한 그는 1930년대에 중국 다롄의 오과회 부설 미술연구소와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44년 귀국한 이후로는 고성 금강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였고, 이 시기에 이중섭과 교유하였다. 1951년 1·4후퇴 때 월남하여 1952년 부산에서 박고석, 이중섭, 이봉상, 손응성과 함께 기조전(其潮展)을 창립하였으며, 1955년부터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다. 1957년에는 황염수, 유
이번 호에서는 37세의 젊은 나이에 스러져간 박길웅 작가의 작품에 대한 글을 실어보고자 한다. 194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출생한 작가는 1962년 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정규 미술교육을 받기도 이전인 1963년에 개인전을 열만큼 일찍이 미술에 대한 열정을 보여 왔다. 그의 재능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기는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하여 정식 미술교육을 받기 시작한 1964년으로, 당시 미술계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던 ‘국전(國展)’에 출품한 이 입선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1965년에는 홍익대학교
이번 원고에서는 현재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80년대를 이끈 리얼리즘의 주역들》展에 전시중인 김영원의 작품 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전시장 입구에서 마주하는 그의 초기작 (1975)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김영원의 작품을 비교, 감상해주시기를 바란다. 김영원은 추상미술이 화단의 주류를 차지했던 1960-70년대에 독자적인 사실주의 조각을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한국 현대조각에서는 드물게 근 40여 년 동안 인체조각이라는 일관된 방법으로 인간실존을 주제로 자신의 예술 세
현재 아라리오 갤러리 《서승원_도전과 침정의 반세기》展에서 전시중인 서승원의 작품 (1969)는 기하학적 조형요소인 선과 노란색의 색면으로 구성한 3차원적 구성을 2차원적 평면위에 투영한 판화작품이다. 서승원은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주류였던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중심의 사실주의와 비정형 추상회화운동인 앵포르멜(Informel) 사이에서 독자적 경향을 모색했던 추상화가이다. 그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재학시절이던 1963년에 동기생들이었던 이승조, 최명영, 신기옥, 김수익, 함섭 등과 함께 “모든 질서는 근원적인 데
김창억이 본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에 제작한 (1968)은 현재 박물관 상설전 《홍익 모던 앤 컨템포러리》 전에서 볼 수 있다. 화면의 대부분을 짙은 초록색이 휘감고 있고 화면 중앙에는 굵은 곡선으로 표현된 분할된 물고기 형상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칠해져있지만 화면 상단과 하단에 물감을 흘리는 기법이 보이고, 좌우에 있는 작은 원은 강한 마티에르가 느껴진다. 김창억은 경성제2고보 재학시기에 미술교사 사토 구니오(佐藤九二男)로부터 미술을 배웠다. 사토는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장미회 등 전위미술을 추구한 작가이자
이번 호 「박물관에 가다」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박물관은 2016년 1970년대 한국추상미술의 대표적 경향인 단색조 회화를 되돌아보는 ≪단색화와 조선목가구≫전에 이어서 2017년 소장품 특별기획전으로 격동의 80년대를 다시 읽고 있다. 본교 미술대학의 80년대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크게 프롤로그와 세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70년대 물아와 무념무상의 추상미술이 짧게 전개된다. 그리고 이어서 80년대 홍익의 전당에 펼쳐진 리얼리즘의 주역들을 만날 수 있
박물관은 연속 기획전 《홍익미술의 뿌리를 찾아서》의 첫 번째 전시로 1950-60년대 본교 미술대학 교·강사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소장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교수진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홍익의 미술은 1949년 홍익대학 문학부 미술과로 출발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경주예술학교, 서울대학교, 조선대학교에 이어서 남한에서 5번째로 세워졌다. 그러나 다른 학교와 달리 본교 미술과는 인문학부 안에 개설되었는데, 이것은 미술인을 기능인이 아닌 사상을 표현하는 지성인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교수진의 면면
화가 임완규는 1918년 서울태생으로 1943년도 일본제국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67-84년도 까지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는 1943년 ‘일본 독립미술 협회전’을 시작으로, 1952년 ‘신사실파’전시, 1959년 ‘모던아트 회원전’, 1967년 ‘2ㆍ9동인전‘등의 한국 모더니즘 형성에 일익을 담당한 주요 전시에 참여하였다. 한국의 모던아트는 일제강점기에 극소수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해방 후에는 유학생들이 돌아오고 이 땅에 미술대학이 생기면서 나타났는데, 이 때 비로소 신흥미술이 성장할 수 있는 최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품인 남천 송수남의 는 종이에 채색된 지본담채작품으로 1974년도에 제작되었다. 화면에 보이는 산 전체를 수묵으로만 표현하였는데, 화면 양쪽에 형태가 절단되어 있어 확장성을 드러내 보인다. 우측 원경에 표현된 네 그루의 나무 뒷편에 한 채의 가옥을 배치시켰다. 또한 좌측 후경에 채색된 붉은색조의 산이 눈에 띄는데, 평면적 형태의 붉은색조로 자리잡고 있어 색감적으로나 형태면에서 전경과 대조를 이루며, 또한 드문드문 보이는 푸른빛과 붉은색의 터치는 화면에 다소 생기를 준다. 체질적인 평면감각에 적절히 생략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