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습니다. 서울에는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 SNS에는 화창하게 갠 날씨 사진이 올라왔고, 어떤 학우는 우리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태풍에 대한 우려가 '설레발'이었다는 글을 적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각 포항과 경주, 울산에서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있었습니다. 포항제철의 노동자들은 49년 만에 가동이 중단된 공장에서 밤낮없는 복구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특히 서울권 대학생인 나와 삶의 궤적이 다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내 삶을 챙기기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약속 중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구조를 끌어내는지가 그 가치의 잣대가 됩니다.” 허준이 박사의 말은 전혀 언어와 상관없어 보이는 수학을 이용하여 수학적 정의와 언어적 가치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 어떤 정의도 허락하는 수학 분야처럼, 넓고도 깊은 과학 분야를 언어로써 풀어내는 한세희 과학전문기자를 만나보았다.Q. 사학과와 국제학대학원을 졸업했는데, 과학전문기자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A. 졸업 후 언론사 기자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 평
청량한 하늘과 선선한 가을바람은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왠지 모를 설렘이 감도는 캠퍼스에서 변하영(국어국문1) 학우를 만나보았다.Q. 입학한 지 약 6개월이 되었다. 국어국문학과 새내기로서 1학기를 보내고, 2학기를 시작한 소감이 궁금하다.A. 대학에 입학해 보낸 1학기는 마냥 짧지만은 않았다.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이었기 때문에 학교에 더 많이 나가고 싶었고, 가끔 대면 수업하러 가는 날이 너무 좋았다.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스스로 아직 고등학생 같다고 생각했는데 2학기가 된 지금은 이제 좀 대학생이 된 기분이
뜨겁고 습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9월이 찾아왔다. 개강한 캠퍼스는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고, 학우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하고 있다. 캠퍼스를 걷다 본교 제2기숙사 앞의 원이 약국에 들른 기자는, 이원형 약사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Q. 본교 안에서 약국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A. 운영을 준비하던 당시에 홍대 기숙사나 상수역 부근에 약국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이곳에 개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개업한 지는 4년 정도 됐고 대학원 박사과정을 병행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동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하나씩은 마음의 문구를 가지고 산다. 세상을 살아가다 짧은 글귀를 보며 마음의 위로를 얻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짧고 개성있는 글씨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김연수 캘리그라피 작가를 만나보았다.Q.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작업을 하는 캘리그라피 작가란 다소 생소한 직업인데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A. 누구나 그렇듯 쉽게 넘어가기 힘든 방황기가 온다. 중학교 때 미술 공부를 시작하여 시각디자인 전공 후 북디자이너 일을 하던 중 어려운 시간이 찾아왔다. 현명하게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캐드(CAD) 관련 강의를 듣기 위해 정보를 구해본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너무 비싼 학원비와 적은 정보에 좌절해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좌절을 창업으로 스스로 해결한 사람이 있다. 디지털 콘텐츠 창작 교육 플랫폼 ‘렉터스(LECTUS)’의 대표 박상근 동문을 만나보았다. Q. 동문께서는 디지털 콘텐츠 창작 교육을 위해 3D 교육이 특화된 플랫폼인 ‘렉터스(LECTUS)’를 만들었다. 렉터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이 플랫폼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A. 렉터스(LECTUS)는 ‘창작 활동 지원
졸업생이 재학생에게 전하고픈 말을 담는 이 코너에 원고 요청을 받았을 때 먼저 든 생각은 “지난 6년간의 대학 생활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갔구나”였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겪은 대학 생활은 일반적인 혹은 평균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남학생들의 경우 대학 생활에 나름의 공식이 있습니다. 1학년 2학기 혹은 2학년 1학기 전까지 대학 생활을 즐기다 군에 입대하고 복학하면 취업을 위해 높은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것이죠. 전 그런 공식에서 약간은 벗어났습니다. 3학년까지 홍대신문에서 활동했고, 군 전역 후 남은 1년 동안은 높은 학점을
안녕하세요, 이렇게 홍대에 다시 인사를 건네네요. 오랜(2년)만입니다. 이 글의 청자는 누구일지 고민해봤습니다. ‘홍대‘라고 칭한 것은 정말 대한민국의 한 사립대학으로서의 홍익대학교에 인사를 건넨 건 아니고 이 글을 읽을 여러분이겠죠. 코로나가 발발한 뒤 개강한 학기는 혼란이었습니다. 여전히 겪고 계실 혼란이겠습니다. 저는 그 해 부리나케 졸업 전시를 하고 학교에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본가의 이사도 있었고 심리적 이유도 있었죠. 이렇게 다시 인사를 하기까지 꽤 걸렸네요.회화과를 졸업한 뒤, 작년 3월엔 아침 새벽에 깔리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출연자들보다 프로그램의 제작자가 궁금해지는 작품들이 있다. 방송작가와 피디 및 제작진들은 겉으로는 안 보이지만 방송을 빛내기 위해 묵묵히 노력한다. 신여진 작가는 현재 방영 중인 〈청춘스타〉(2022), 〈슈퍼DNA 피는 못 속여〉(2022) 외에 많은 인기 작품들을 집필했다. 27년 차 방송작가가 이야기하는 방송작가의 삶과 업무는 어떤지 살펴보자. Q. △〈청춘불패〉(2009) △〈한끼줍쇼〉(2016) △〈하트시그널〉(2017) △〈슈가맨〉(2019) 등 다양한 히트작을 집필했다. 이때까지 참여
대면 강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캠퍼스가 학우들로 북적거리는 요즘이다. 홍문관(R동) 카페나무에서 잠깐의 여유를 누리고 있던 경영학부 1학년 김동찬 학우를 만났다.Q. 벌써 입학 후 개강한 지 세 달이 다 되어간다. 새내기로서 보낸 첫 삼 개월은 어땠는지 궁금하다.A. 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보냈다. 동기들과 만나 식사를 함께하거나 술자리를 가지면서 친목을 쌓았다. 경영학부 선배들과 식사를 몇 번 같이 하면서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또한 경영학부 학술 소모임인 ‘하이브레인’과 밴드 소모임인 ‘비너스’에서 베이스
세상에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한국에서 커피 브랜드만 해도 500개가 넘는다. 이 치열한 브랜드 경쟁 시대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는 상품이나,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브랜드화돼 디자인이 필요한 시대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재탄생 시키는, BX(Brand Experience) 디자이너, 김소현(시각디자인16) 동문을 만나보았다. Q. 본교 시각 디자인과를 전공하셨는데 처음 디자인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A. 원래 책 디자인 쪽에 관심이 있어서 막연하게 책 만드는 사람 혹
1년 중 가장 활기 가득한 5월이 찾아왔다. 캠퍼스는 건강한 초록빛으로 물들었고, 학우들의 발걸음에는 신나는 여유가 묻어나온다. 따듯한 햇살 아래, 캠퍼스를 걷고 있던 방성민(기계·시스템디자인1)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Q. 기계·시스템디자인 공학과에 진학한 계기가 있는지?A. 어려서부터 로봇을 만지는 활동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공대 진학을 희망했었다. 신소재, 전자 등 공대 내에 과가 정말 많아서 과 선택에 대한 고민이 컸고, 고등학교 과정에서 화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화학공학과를 갈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고교
최근 몇 년간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이외에 글을 쓰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상당히 어색하지만 기고 부탁을 받고 후배님들을 위해 어떤 내용을 담으면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저의 대학생활을 떠올려봤습니다. 입학 후 가장 먼저 교내 방송국에 아나운서로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인사만 해도 티가 나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말입니다. 아직도 면접 당시 “지금 사투리 쓰고 있는 거 알죠?”라는 아나운서부 선배의 질문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네! 고칠 수 있습니다”라는 당당한 대답이 선배들의 마음에 들었던지 운이 좋게 합격했고, 저는 그 학기가
‘브랜드(Brand)’는 주거, 식문화, 패션, 음악 등 각 분야 속에 개체들처럼 분포되어 해당 분야를 이루고 이끌어 나간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 속 브랜드에 대해 다루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Brand Documentary Magazine)’ 매거진〈B〉(이하 〈B〉)는 현재 창간 12년 차에 들어서며 디자인 및 창업 분야 전문가들뿐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흥미로운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브랜드를 중심 소재로 다루면서도 광고 없이 소비자 입장에서 구성되며, 특히 깊이 있는 인터뷰
그림책을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것은 옛말이다. 짧지만 인상적인 글과 그림의 변주는 내일을 계획할 여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결말로 향하는 과정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한편, 결말에서 시작을 발견하는 그림책들이 있다. 지나온 날들을 천천히 되짚으며, 다가오지 않은 날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신작 『책 속으로』으로 돌아온 조미자 작가를 만나러 춘천으로 향했다. Q.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문의 직업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A. 먼저 동화 작가보다 그림책 작가라는 명
재학 시절 몸담았던 홍대신문에서 기고를 부탁받고 어떤 주제의 글을 풀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대학 생활을 돌아보니 당시 저의 선택들이 준 불안감에 대해 조언을 해 준 이가 없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빌려 새로운 시작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후배들께 조언을 빙자한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우리의 삶과 죽음 사이에 선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아요. 대학에서도 저희는 많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불어오는 따뜻한 봄바람에 긴 잠을 자던 봄꽃들이 움트기 시작했다. 화사해질 준비를 하는 캠퍼스를 거닐던 우지원(국어국문3) 학우를 만나보았다.Q.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계기와 가장 관심 있는 수업 분야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원래 국어를 좋아했고 국어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서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공감하는 분이 많이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문학 중에 고전 문학을 좋아한다. 수능 준비를 할 때는 고전 문학이 어려웠지만, 대학에 와서 공부해보니 나름의 패턴이 있고 하나하나 해석해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고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미스터리한 음악, 그 속의 날카로운 눈빛. SBS 시사프로그램 (1992~)의 진정한 팬이라면 더욱 익숙하게 그려질 누군가가 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에 ‘그’만 등장하면 화면 속 분위기도 고조된다. 한국의 프로파일링을 언급하려면 빠뜨릴 수 없는, 표창원 소장을 만나보았다. Q. 1세대 프로파일러이자 국내 범죄심리학 전문가로서, 경찰, 교수, 작가, 국회의원 등의 다양한 이력으로 관련 분야의 저변을 넓혀온 바 있다. 최근에는 MBC 라디오 (2020~)
자동차의 외관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있고 그 디자인의 컨셉을 설명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자동차가 가진 특징과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소개할지 기획하는 일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복합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현대자동차에서 전시 기획을 하는 디자이너 박준호(산업디자인09) 동문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동문은 산업디자인과에서 운송 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는 현대 자동차에서 일하고 있다. 초반에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입사했다고 들었는데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자동차 디
안녕하세요. 2년 전에 졸업한 산업디자인학과 15학번 김지선입니다. 워낙 뛰어난 선배님들과 후배님들이 많이 계시다 보니 이런 글로 여러분을 만나는 데 부끄러움이 들지만,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이렇게 지내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이어가 봅니다. 다소 암울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학교에 입학하고 1, 2학년 때만 해도 저는 꿈이 확고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졸업 전시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고,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보며 그 꿈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