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친구, 초록 병! 소주는 어느새 한국사회에서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되어있다. 즐겁게 해외여행을 가서 아무리 맛 좋은 맥주와 양주를 마셔댄들, 소주가 아니라면 가시지 않는 느끼함이 있다. 캐리어에 고추장과 함께 바리바리 챙겨가는 소주는 흡사 한국인에게 김치, 된장찌개에 맞먹을 정도의 국민 식량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주가 한반도에서 발생한 우리 고유의 술이 아니라면, 또한 조상들이 마시던 소주가 우리가 지금 접하는 소주와는 다른 것이라면? 과거 조상들의 소주와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소주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그 변천 과정을 지
까만 밤하늘에 아름다운 색과 모양으로 빛을 수놓는 것은? 정답은 별도 달도 아닌 불꽃놀이이다. 밤바람 쐬기 좋은 가을철이면 어김없이 여의도 지하철역을 한차례 마비시키는 이 불꽃놀이는 이웃 나라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운 화약기술이다. 오늘날 불꽃놀이는 특별한 행사나 기념일에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인류의 진화에 필수적인 생존요소였던 불이 화학작용과 만나 불꽃을 만들어내고 놀이가 되기까지 이 흥미로운 불과 빛의 진화 모습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불꽃놀이의 원리불꽃놀이는
1950-60년대, 당시의 사회적 문제들을 이야기하며 대두한 팝아트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팝 아티스트이자 낙서 화가이던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1960-1988)와 키스 해링(Keith Harring, 1958-1990) 등 수많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사회적 도시문제로 대두되던 거리의 낙서들을 역으로 전환하여 사회·문화적 쟁점을 다루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의 한 부분을 차지한 이 그래피티의 발단이 되었던 수많은 거리 낙서들은 어떻게 확산되었던 것일까? 작은 흠집만
힘든 하루가 끝난 후, 집으로 들어와 몸 편히 ‘앉는 곳’을 찾는다. 이때 휴식과 나의 몸을 매개해주는 가구, 의자. 의자는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어 주는 가구이면서 사람의 몸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는 가구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의자의 디자인 중 편안함은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의자의 시작은 편안함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조금은 의아한 의자의 시작부터,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의자에는 어떤 것들이 반영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권위의 상징으로 시작되다최초의 의자의 모습은 신석기 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구석기 시대에
옷장을 열면 다양한 옷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어떤 차림으로 밖에 나서야할지 머리 아픈 고민이 이어지려는 찰나, 언제나 이런 문제에 정답이 되는 청바지 한 벌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날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벌 씩은 갖고 있는 이 평범한 바지에는 역사의 흐름이 빚어낸, 생각보다 넓고 깊은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다. 한 벌 한 벌마다 깊은 사연을 담고 있는 이 옷의 면모를 해부해보자. 우연이 빚어낸 발명품, 청바지인류가 만들어낸 여타 다양한 발명품들이 그렇듯, 청바지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계기 역시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1인 가구의 필수품이자 질리지 않는 다양한 간편 음식 통조림. 캔 따개를 따는 순간은 마치 선물 포장지를 뜯는 듯하다. 최근 한 방송에 소개된 일본의 통조림 전문식당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특이하고 다양한 통조림들로 푸짐한 밥 한 상을 대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간단한 단무지, 김치 등의 기본 반찬들부터 곰 고기, 게살, 캐비아 등의 고급 요리들까지, 가격대 모두 다양하다. 세상의 모든 요리를 담아 평생 동안 묵혀둘 수 있을 것만 같은 만국 공통 도시락 통조림! 이 편리한 식생활의 탄생과 미적 발견에 대해 살펴보자.
“공간의 양상은 인간의 행태를 그대로 규정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 1901-1991)의 말이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형태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어떤 곳에서 살고 있느냐는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주택에서 6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주거 양식은 아파트였다. 앞선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와 통계청 자료를 통해 미루어 볼 때, 아파트란 주거 형태가 한국인의 삶에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면 일명 ‘원근법 무시.jpg’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사진들이 상위 랭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분명 멀리 있는 사람의 얼굴이 앞 사람의 얼굴보다 작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눈에 띌 만큼 확연히 커, 원근법이 무시되었다는 사진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한 마디로, 앞사람보다 뒷사람의 얼굴이 크다는 것을 웃음거리로 만든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미술 시간을 떠올려보자.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작품에 원근법을 적용시켜야 한다. 이처럼 원근법은 21세기 현대의 삶을 살면서 우리가 익숙하게 듣고 배우는 법칙이다. 그러나
마침내 모든 역경을 극복한 남·여주인공은 서로를 애틋하게 쳐다본다. 이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화면은 페이드아웃. 그리고 서서히 올라가는 스태프롤과 함께 영화가 끝난다. 로맨스 영화 에서 입맞춤 장면은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다. 굳이 로맨스 영화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의 입맞춤 장면으로 끝나는 엔딩은 창작물 전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리셰(Cliche)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 들은 입맞춤에 열광한다. 그것이 희극에 서의 달달한 입맞춤이든, 비극에서의 애절한 입맞춤이든 말이다. 아무래도 ‘입
“안녕하세요, 저는 김홍신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저마다의 이름을 말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장 짧고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바로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이름표라는 게 있다. 새 학기 코를 훌쩍이던 초등학생의 가슴팍에 달기도 하고, 빠릿빠릿한 신입사원의 목에 훈장처럼 걸기도 하는 그것. 그렇다면 이번엔 사물을 소개할 때 우리가 무엇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지 생각해보자. 바로 브랜드, 제품을 만든 회사일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물건에게도 우리의 이름표와 같은 이름표가 있다. 바로 로고이다. 같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손에 들었던 가방을 바닥에 채 내려놓기도 전에 습관적으로 여는 것이 있다. 이 고리를 열어 재끼는 이 순간을 얼마나 고대했던가. 고리가 내 손을 떠나기가 무섭게 가슴 위로 꽉 막혀 있던 숨이 입 밖으로 나오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지곤 한다. 신진대사마저도 꽉 막아버린 이 무시무시한 것의 정체는 바로 여성들의 속옷, 브래지어이다. 하루 온종일 여성의 가슴을 옥죄고 있는 이 브래지어, 이 속박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욕망에서 피어나 뿌리 내린 속박의
갑작스레 소나기가 우수수 쏟아진다. 미처 비를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허겁지겁 건물로 들어가 비를 피하고, 식물들은 마른 목을 축이며 더욱 푸르게 빛난다. 한바탕 비가 내리자 이내 오색영롱한 무지개가 하늘을 수놓는다. 물방울과 빛이 창조해내는 무지개의 웅장함은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오묘하고 다채로운 색의향연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무지개에 다른 색을 첨가하는 일은 무의미하다던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무지개는 그 자체로 완벽하고, 가장 아름다운 기상 현상이다. 자연이 빚어내는 예술인 무지개는 때로는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때로는
오늘날 그래피티는 신사 홍대 어디든 존재한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 곳곳에 화려한 색과 형태의 그림들이 나를 봐달라며 강력한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본래 흑인문화의 한 종류로 시작한 그래피티는 현재 인종과 관계없이 다양한 지역에서 등장하며, 하나의 예술로서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스프레이의 색 파편들이 이리저리 튀기듯, 그래피티에 대한 잡음 또한 여기저기서 새어나오고 있다. 그래피티, 그 속에 담긴 기이하고도 흥미로운 역사의 흔적을 어디 한 번 야금야금 긁어내 보자. 억압과 차별이 낳은 낙서와
‘구의역 9-4 환승 게이트.’ 작년 초여름 한 청년에게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고에 우리나라는 함께 분노했고, 함께 슬퍼했다. 사람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사고현장을 찾았고 밋밋했던 유리창은 곧 그를 추모하는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으로 밝게 빛났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포스트잇을 통한 추모는 그 어떤 방식보다 깊게, 그러나 날카롭게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실패한 발명품에서 출발한 포스트잇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메신저로 성장했다. 시대를 거치며 다양하게 변모한 포스트잇(Post-it)의 모습을 짚어보자. 실패한 발명품에서 사랑 받는
계란, 사과, 바나나, 두유. 종류도 형태도 각양각색인 음식들을 하나의 집합으로 묶을 수 있는 단어는 바로 ‘아침 식사’ 뿐일 것이다. 이 중에서 무엇을 골라 먹든 바쁜 현대인에게 아침식사는 든든한 에너지원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아침밥은 보약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워 먹었대도 이상하지 않은 요즘은 어쩌면 아침 식사의 범주를 가늠하는 것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푸짐한 음식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최소한의 가벼운 음식으로 하루를 여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마다 아침 식사를 대하
한줌의 빛조차 들어오지 않은 칠흑 같은 어둠 속. 한치 앞조차 볼 수 없는 껌껌한 곳에 있는 나에게 누군가 촛불을 들어 환하게 밝혀준다면? ‘한줄기 빛’ 라는 말이 이런 상황에서 적절히 쓰이지 않을까. 에디슨의 전구 발명 이전 선조들이 깜깜한 밤에도 공부를 하며 ‘주경야독(晝耕夜讀)’을 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초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처음 초는 방안을 환하게 밝혀주는 등불의 역할이었지만 시대가 바뀌고 각종 전구 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아름다운 향기로 가장 편안한 장소인 집을 더욱 안락한 분위기로 만드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머릿속에 가발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모발~ 모발~’하며 진짜 머리처럼 감쪽같다고 말하는 가발 광고가 생각날 수도 있겠고, 언젠가 스티커 사진을 찍으면서 써봤던 형형색색의 다양한 가발이 생각날 수도 있겠다. 이처럼 오늘날 가발의 모습은 모 아니면 도이다. 눈에 띄지 않거나, 시선을 사로잡거나. 가발은 우리가 원하는 외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효과적인 치장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생활 가까운 곳에 가발이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의 발달에 따라 풍요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