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얼마 만에 보는 거야? 잘 지냈어?” 이 문장을 읽으며 특정 친구가 떠오를 수 있지만, 그와의 첫 만남과 친해진 계기는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내 일상에 스며든 친구,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성별·나이·직업을 막론하고 우정을 쌓아 평생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친구를 만나 고난을 겪기도 한다. 또 우리는 친구와 싸우고 화해하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자연스럽게 우정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이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말에는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또는 동물과 식물이 생물로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하지만 죽음 이후를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으며 철학자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고대 에피쿠로스 학파는 죽음은 단순한 원자 해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며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죽음을 통해 삶을 성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라는 말은 언뜻 보기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무런 맥락 없이 이 문장만을 받아들이는 것은 꽤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이러한 문장의 논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본능’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주는 압박 때문이다. 이 문장은 본능이라는 명분으로 아름다움의 추구를 인정하고 허용해야만 한다고 주입하거나,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이들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일반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다. 본능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추구해야만 하며, 아름답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들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든다’는 것을 마냥 반가워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 몸이 쇠약해지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인지, 사람들은 ‘늙음’보다는 ‘젊음’을 추구하며 성형이나 시술 등 과학기술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자연의 순리에 발맞추어 점점 늙어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누군가는 나이가 들고, 조금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도 한다. 앞으로 소개될 세 영화를 통해 배움과 도전,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
최근 몇 년 사이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화두는 우리의 일상을 넘어 주된 문화적 경향으로 자리잡았다. 불과 삼 년 전만 해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이 낯선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 사회에 ‘혼밥’ 문화가 뿌리 깊게 안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홀로서기’ 문화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혼자서는 무언가를 도전하기 두려운 사람,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한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으로 인해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가족일 것이다. 비록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되었든 그들이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보통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특수한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가족애는 꽃을 피운다. 앞으로 살펴볼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가족애는 평범한 가정 속에서 나타나지는 않는다.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뀐 가정, 언니의 아픈 몸에 이식을 해주기 위해 태어난 맞춤형 아이를 키우는 가정,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와 과거 학대로 인해 마음에 아픔을 품고 사는 여자가
2015년, 신동빈·신동주 형제가 「롯데」의 지배권을 두고 다투는 모습은 한국사회에 화제가 되었다. 당시 언론은 그들의 갈등을 ‘기업의 소유권을 두고 콩가루 집안이 된 롯데가(家)’로 평가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특정 기업에서만 발견되는 일은 아니다. 여러 재벌 기업에서 각 기업의 지배권을 쟁취하기 위해 가족이 다투는 일은 요즘에도 일어나고 있다. 권력을 얻기 위해 기본적인 윤리를 훼손하며 일어나는 갈등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자신의 가족을 제거한 왕과 자신이 충심으로 모셨던 왕을 살해한 신하
교보문고는 지난 3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이자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2018)를 선정했다. 어떤 독자는 단순히 겉표지의 귀여운 곰돌이 푸 캐릭터에 반해, 또 다른 독자는 책 속의 구절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 책을 구매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독서를 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다.독자들을 ‘힐링’하게 하는 베스트셀러 도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독자는 책 속에 등장한 주인공과의 동일시 또는 거리감
‘살아있는 프랑스 문학의 신화’ , ‘생존하는 프랑스 작가 중 가장 위대한 작가’로 인정받는 작가 르 클레지오(Jean Marie Gustave Le Clezio, 1940~)는 프랑스인임에도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소설 『조서』(1963)를 시작으로 최근 『빛나 : 서울 하늘 아??2017)까지 총 158권의 소설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다양한 역사적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또한 소설의 배경은 사막, 섬 등 낯선 장소일 때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임현진 교수는 ‘지식인’을 인간사에 대해 고뇌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지니고 사회의 모순에 대해 고민하며 건전한 사회를 만들려는 집단으로 규정한다. 그는 그 예로 대학생, 교직자, 문학가, 종교인 등을 제시했다. 본 기사에서 내리는 지식인에 대한 정의는 임 교수가 규정한 것과 같음을 밝혀둔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지식인으로 여겨지는 집단에게도 이 정의는 유효한가? ‘대학원생에 대한 폭언· 성추행 대학교수’와 ‘성범죄 가해 목사들의 여전한 목회 활동’ 등 일부 지식인의 비위(非違) 행위가 각종 언론에 연이어 보도되고 있
바쁜 나날을 보내며 여유를 갖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힐링’은 핫한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는 ‘힐링’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스크린에 등장하는 소위 ‘힐링 영화’가 관객들에게 더욱 많이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힐링 영화는 바쁜 도시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현시대의 주인공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농촌이나 고향으로 가서 자신의 힘든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슷한 내용 전개에 자칫 뻔하다 느낄 수 있지만,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이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는 29살 때 처음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했으며 이 작품으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제4회 노마 문예 신인상을 수상했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에 ‘하루키 붐’을 일으킨 작품 『노르웨이의 숲』은 전 세계 누적 1000만 부 이상을 기록했다. 이렇듯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하루키 소설의 특징은 세상을 일그러지고 뒤틀린 것으로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