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밤의 찬가’(1996)는 차대영(1957~) 작가의 작품으로, 어두운 밤을 연상시키는 짙은 보라색 배경과 밝은 색채의 꽃 이미지의 화려한 색채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찬가(讚歌)’가 어떤 것의 아름다움이나, 훌륭한 것, 또는 위대한 것을 칭송하는 노래라면, ‘밤의 찬가’에서 칭송의 대상은 ‘밤(夜)’이다. 따라서 화면 속 주인공은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그들을 감싸는 어두운 배경이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어두운 배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이 숨어 움직이고 있
이번 화에서 다루게 될 존 윌리엄 윈클러(John W. Winkler)는 판화가로 유명한 작가이다. 윈클러가 사용한 에칭 기법은 판화 대표적인 기법의 하나로 그림이 새겨질 동판에 밀랍, 역청, 송진 등이 혼합된 에칭 그라운드를 입힌 뒤, 금속 바늘로 형태를 새겨 노출된 부분만 산에 담가 부식시키는 방식이다. 에서는 이러한 에칭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마치 펜이나 연필로 그린 것처럼 자연스러운 선들로 밤거리의 풍경을 표현하였다.기법적인 부분에서 에칭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먼저 명암 대비가 부각되어 나타난다
홍익대학교박물관에서 이번 학기에 소개하는 세 번째 작품은 김정수(金貞洙)의 〈숲속에서 아침이 오고〉이다. 새벽이 지나고 해가 세상을 밝게 비추는 아침이 찾아오면, 도시는 활기를 띠고 바빠지기 시작한다. 반면 숲속은 날이 밝아 와도 고요하고 평온한 모습이 도시와는 다른 차분한 느낌을 전달한다. 〈숲속에서 아침이 오고〉는 숲속의 아침 장면을 평면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정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이 작품에서 보이듯 기하학 추상 형태와 초록색, 황갈색 등의 색 요소는 숲이라는 장소성과 아침이라는 시간성을 나타낸다. 그림을 3곳으로 구획해
김형구(1922-2015)는 아카데미즘에 입각한 사실주의적 인물상을 많이 표현한 화가이다. 그는 “미의 본질은 사물이 갖는 원초적인 신비를 색이나 형을 통해 추구하는 것”이라 믿고 이러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연이나 생활 정경을 별다른 가감 없이 화폭에 담았다.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 소개 중 홍익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김형구의 는 작품의 제목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침 해변 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림이 환기하고 있는 아침바다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용한 바다 마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바닷일이라
장소는 시간이라는 상황을 만나 다양한 정서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홍익대학교박물관은 시간의 풍경을 담은 소장품 9점을 시리즈로 소개하여 시간의 풍경을 바라보는 미술가의 독특한 감성과 상상력을 경험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소개될 첫 번째 소장품은 판화가 강승희(1960)의 ‘새벽 9669’(1996) 이다. 거대한 빌딩 숲의 실루엣 사이로 보이는 회색 하늘이 동이 트기 시작한 도시의 새벽을 보여준다. 거리를 빽빽이 채우던 많은 것들이 사라진 새벽의 도시는 잠시나마 아무도 살지 않는 자연의 상태
조선후기 18~19세기에 유행한 신선도(神仙圖)는 양란(洋亂)을 거친 뒤 혼란한 시기에 등장하였다. 궁중회화에서 민간으로 퍼진 신선도는 국가의 명운이 위기에 처한 대한제국 시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생명력의 지속에 대한 열망으로 더욱 유행하였다.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임금의 만수무강(萬壽無疆)과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고, 왕조의 영원을 위해 궁중 헌납용으로도 그려졌다. 따라서 도교의 신선사상은 생명에 대한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사회적 혼란기에 유행하였고, 신선도는 그 영향으로 그려졌다고 할 수 있다.신선도는 도교가 바탕이 되는 회
물고기나 게 등을 그린 어해도(魚蟹圖)는 그림의 소재가 다양해지던 조선 후기에도 즐겨 그려지던 소재 중 하나였다. 그림 속 물고기가 상징하는 바는 크게 3가지로 다산, 등용, 벽사 등 길상이다. 알을 많이 낳는 물고기 자체의 특성에 비롯하여 물고기는 다산, 다복, 풍요를 의미하고, 물은 임금에, 물고기는 신하에 비유되기도 하여 등용과 화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는 뜬눈으로 부정한 것을 항상 경계할 수 있기에 벽사를 의미한다. 어해도는 조선 후기 회화의 사실 정신에 맞물려 사생을 통해 실제와 닮게 그려지고는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공예디자인 기획 초대전 : 2019 CRASIGN》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관장 홍경희)은 오는 5월 15일 수요일부터 6월 8일 토요일까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공예디자인 기획 초대전: 2019 CRASIGN》을 개최하여 공예 분야(금속, 도자, 유리, 목조형, 섬유, 패션)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작가 43명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전시 명칭인 ‘CRASIGN(크라자인)’은 Craft(크래프트)와 Design(디자인)의 합성어로, 전시는 기능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의미의 결합과 조화를 공예와 디자인 작품으
홍익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는 〈고산구곡도(高山九曲圖)〉는 황해도 고산군 석담리에 있는 고산구곡의 아홉 곡을 그린 10폭 병풍이다. 고산구곡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 율곡 이이(李珥, 1536~1584)가 「고산구곡?뭏?지은 배경이자 서원을 경영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이이는 주자의 무이구곡처럼 조선 땅에 구곡을 두어 주자를 따른 성리학자의 면모를 보였다. 고산구곡은 이후 1세기가 지나서야 그림의 소재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주로 〈고산구곡도〉는 주자에서 이이로 이어져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에게까지 성리학의 도통이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과 은 조선시대와 근대에 제작된 유물로 한국 전통 목가구의 양식을 이해하고, 선조들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현존하는 전통 목가구는 대부분 조선시대의 것으로, 전통 목가구의 양식은 당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의 기반이 되는 유교 사상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유교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조선 시대에는 남녀의 생활공간이 구분되었으며, 이것의 영향으로 전통 목가구는 생활공간에 따라 크게 안방 가구와 사랑방 가구, 그리고 부엌 가구로 구분됩니다. 안주인인 여성의 방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정점식(1917-2009) 선생의 ‘두 사람’(1956)은 인물을 소재로 한 신사실주의 경향의 반(半)추상작품입니다. 선과 면으로 요약된 두 개의 인간형상이 화면에서 좌우대칭을 이루며 형상의 외곽이 검은 테두리로 강조되어 석상과 같은 묵직하고 장중한 조형감을 가집니다. 또한 단순화된 형태와 모노톤의 색조, 그리고 평평한 화면이 작품의 추상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정적인 이 작품에서 머리 부분에 머리카락처럼 휘날리는 검은 선이 눈길을 끕니다. 1950년대 한국 미술을 이끌었던 주요 화풍 중에는 자연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남관(1911~1990) 선생의 (1964)은 프랑스 앵포르멜(Informal)의 영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작품으로, 서구 추상미술이 수용된 1950년~1960년대 초기 한국 추상미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품입니다. 무겁고 어두운 색조가 특징인 이 작품은 세월의 흔적으로 녹이 슨 철물을 연상시키며, 추상적인 문자 형태가 마치 고대 언어가 새겨진 유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우리에게 익숙한 김환기(1913-1974) 선생을 포함한 한국의 여러 추상 화가들은 1950~60년대에 걸쳐 프랑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