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한 나라의 교통로는 인체의 혈맥 또는 신경 조직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과거 넓은 영토를 자랑했던 대제국 로마는 중앙과 지방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전쟁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 약 29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망을 건설했다. 실제로 여러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로 관리가 철저했던 시대가 곧 국가의 기동력이 뛰어난 전성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도로는 국가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사회 간접 자본이다. 현대에는 교통이 더욱 발달하면서 그에 맞는 교통로 또한
침대에서 일어나 뜨다만 눈으로 스위치를 찾아 화장실 전등을 키고는 변기에 앉는다. 아침 배변의 성패는 그날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곤 한다. 학교에 와서는 볼일 보거나 손을 씻거나 혹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기 위해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실제로 비뇨기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약 4~10회 화장실을 간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지금도 당신은 화장실 한 칸을 차지한 채 회색갱지를 부여잡고 일상 속 여유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화장실은 배변활동을 책임지는 동시에 우리 마음에 작은 여유를 안겨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들
연필, 지우개, 테이프 등.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찾게 되는 문구들은 내 책상이나 사물함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필요할 때 찾으려 하면 없거나 찾기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 그중 접착력을 통해 무언가를 봉하거나 벽 등에 붙이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테이프(Tape)는 그 편리함 덕에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되었다. 스테이플러만 들고 게시판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러 다닐 때엔 그 짧은 셀로판 조각이 매우 간절하게 생각난다. 편리한 접착 조각의 탄생접착용 테이프가 사용된 최초의 기록은 1676년 류트(16세기를 중심으로 유
“오, 성스러운 초콜릿이여! 사람들은 무릎 꿇고 갈고 있고, 두 손 모아 당신을 부수고 있구나. 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을 마시네.” 스페인의 한 시인이 쓴 초콜릿을 찬양하는 시다. 이 시의 묘사처럼 초콜릿은 아주 오래전부터 성스럽고 귀하게 여겨진 음식이다. 초콜릿의 원산지인 남미의 마야 유적지에서 출토된 항아리를 보면 카카오나무에 옥수수 신의 머리가 달린 그림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는 마야인들이 초콜릿을 주식인 옥수수만큼이나 귀하게 여겼다는 의미다. 이렇듯 초콜릿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력적인
2000년대 초중반에 인터넷 문화를 접했던 20~30대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미니홈피 아바타를 꾸며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도토리(사이버 화폐의 명칭)를 모아 내 아바타의 옷을 사고, 아바타가 사는 공간을 꾸며줄 각종 가구와 장식을 사는 등 마치 ‘또 다른 나’를 키우는 듯한 재미에 흠뻑 빠졌었다. 이러한 아바타에 대한 경험과 예전에 화제가 되었던 모 정치인의 ‘제가 아바타입니까?’라는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아바타라는 단어는 우리 삶 속에 ‘누군가의 분신(分身)’이라는 의미로 굳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아바타라는 말
이른바 1000만 펫팸족(Pet+ Fam-ily) 시대. 지난 4월 26일(금) 발표된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반려동물 돌봄 시장 규모는 15억 6960만달러(약 1조 8182억원)로 나타났다. 최근 꾸준히 성장 중인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1%씩 성장세를 보였으며, 올해 수치는 8년 전인 2011년 결과의 약 2배 규모에 달한다. 이러한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성장 가운데에는 ‘고양이’가 있다. 아주 오래전 야생동물이었던 고양이는 어느덧 애완동물의 의미를 넘어 반려의
“떫은 홍차에는 영국의 현실주의가, 엽차의 신비한 향미에는 오리엔트의 꿈이 서로 대조적인 맛을 풍기고 있다.” -이어령, 『흙 속에 저 바람 속??中-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이어령(1934~) 작가가 홍차에 대해 남긴 말이다. 위의 말처럼 엽차(葉茶)가 동양의 차 문화를 상징하듯, 홍차는 우리에게 영국의 대표적 차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거의 모든 차의 원산지는 중국이고, 홍차 역시 그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또한 홍차는 단순히 귀족만의 전유물이 아닌, 영국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음료이자 남녀 갈등의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 댁을 생각하면 밥을 짓는 따뜻하고 고소한 냄새와 맛있는 반찬 냄새가 풍기는 부엌 풍경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1950)에서의 부엌은 신데렐라가 계모와 의붓언니들의 구박을 받으며 온갖 궂은일을 하는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렇듯 부엌은 어떤 이들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가족이 모이는 ‘따뜻한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겐 ‘노동의 공간’에 그치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의미를 지닌 부엌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부엌에 담긴 우리 이야기 부엌
어렸던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우리는 모두 연필 한 자루를 잡은 손끝에 힘을 가득 담아 삐뚤빼뚤한 글자를 종이에 꾹꾹 써 내려갔다. 하지만 점차 필기에 익숙해지면 미리 깎아놓을 필요가 없어 편리한 샤프와 펜을 자연스럽게 즐겨 찾게 된다. 때문에 연필을 이용해 작업을 하거나 특수한 상관관계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연필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도구이다. 하지만 연필에는 과거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내재된 잠재력과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여태 느껴보지 못했던, 연필이 인류사에 그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에는 곳간에 보관해 둔 옥수수가 터져, 하늘 가득히 팝콘이 눈처럼 내리는 장면이 나온다. 팝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노릇노릇한 색감과 톡톡 터져나오는 소리, 그와 함께 번지는 고소한 냄새에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지며 입안에 군침이 돈다. 특히 영화관에 들어서면 느껴지는 팝콘의 고소하고도 달콤한 냄새는 우리의 발길을 매점 앞으로 돌린다. 영화 관람에 빠져서는 안 될 ‘필수템’이 되어버린 팝콘. 그런데 우리는 왜 당연하게 팝콘을 찾게 되었을까?팝콘, 너의 정체는? 팝콘에 대해
치지지지…, 파사삭! 튀김을 튀기는 소리와 냄새, 잘 튀겨진 튀김의 먹음직스러운 색깔, 그리고 튀김을 입에 넣고 씹을 때의 식감과 고소함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 ‘치느님(치킨)은 항상 옳다’ 등 우리는 튀김 요리에 대한 예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튀김은 하나의 별미로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요리가 되었다. 튀김의 뛰어난 맛 뒤에는 흥미로운 탄생 배경이 있다. 이렇게 맛있는 요리가 탄생한 배경은 무엇이고 튀김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액체 괴물을 기억하는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독자들은 아마도 일명 ‘액체 괴물’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 추억이 있을 것이다. 물컹하고 투명하며,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던 신기한 그 장난감의 이름은 바로 ‘슬라임(Slime)’이다. 십여년 전만 해도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던 슬라임은 최근 염료를 통한 화려한 색감과 글리터 등의 재료와 만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슬라임의 열풍에는 환경이나 안전성 논란 또한 존재한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