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울 것도 하나 없는 이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또 얼마나 지겨워져 가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너도 나를 사랑해달라고 말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게 뭔지 나는 종종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찾아봤지만, 오래된 것 중 확실한 건 없잖아. 그래서 나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다른 말을 내 것들에게 내어주기로 했다. ‘너는 나의 문학이야.’라고, 그렇게 말하기로 했다.”싱어송라이터 박소은의 곡 의 도입부이다. 여느 때처럼 알고리즘에 의한 끝 모를 인터넷 유
누군가 세상일을 딱 두 가지로 분류하라고 한다면, 기자는 ‘내가 바꿀 수 있는 일’과 ‘바꿀 수 없는 일’로 나눌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분류 같지만, 이렇게 나눠 생각하는 게 무기력감을 없애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지면 한 편에 남겨두려 한다.기자는 부탁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었다. 상대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태도, 거절당하기 싫은 마음, 그리고 상대도 나에게 무리한 부탁을 안 했으면 하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이
SF 소설『메이즈 러너』의 주인공 토마스, 뉴트, 민호를 비롯한 아이들은 기억을 잃은 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 속 ‘글레이드’에 갇힌다. 자신의 이름을 제외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그들은 자신들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며 살아가 보려 한다. 하지만 글레이드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미로에서 탈출한 그 이후인『스코치 트라이얼』과『데스 큐어』에서도 주인공들은 생존을 위해선, 친구를 구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기억을 지우고 미로에 감금하고 친구들을 죽인 ‘위키드’를
친구의 추천으로『홍대신문』제1325호에서 UI 디자이너 권선영을 인터뷰한 기사를 읽어보았다. 필자는 개발자를 꿈꾸고 있고, 게임 회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해당 인터뷰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더욱 관심 있게 읽어봤다. 권선영 디자이너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 만화책 같은 것을 좋아해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필자 또한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동질감을 느꼈다. 인터뷰를 통해, 게임 업계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권 디자이너는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영화 (2022)를 본 적 있는가? 이는 고교 농구를 그린 만화 원작의 영화로, 최근 불어온 농구 열풍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슬램덩크가 가져온 이 농구 열풍에 살짝 올라타, 우리가 꿈의 경기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선배, 우리도 체육대회 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체육대회를 즐기지 못했던 04년생 새내기들에게 이번 체육대회는 그동안의 한을 풀 기회였다. 이름하여 산왕전, ‘산림대(산림환경대학)의 왕을 가르자!’. 그러나 들뜬 우리에게 돌아
본교 중앙 마술동아리 ‘MAGICS(매직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 강완규(실내건축4) 학우를 만나보았다. Q. 중앙 마술동아리 MAGICS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A. MAGICS는 본교 유일 중앙 마술동아리로, 여러 활동을 통해 대학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공연분과 동아리입니다. 평소 어렵게 느껴지던 마술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다른 학과의 선후배와 교류하며 많은 친목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친목과 마술 둘 다 챙기는 마술동아리 매직스입니다. Q. 지난해 12월, 3년 만에 정기 공연을 진행하신 소감과 기억에 남
8부작 다큐 시리즈 (Ancient Apocalypse)에서 탐사 보도 기자인 그레이엄 행콕(Graham Hancock)은 약 1만 2000년 전 지구에 고도의 문명이 존재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 이것은 사학계에서 지금으로부터 6천 년 전(B.C.4000) 인류의 첫 문명이 등장했다고 결론 내린 정설과 큰 차이가 있다. 그레이엄은 마지막 빙하기의 끝자락에 대홍수가 발생하며 해수면이 120m 상승했고, 그 과정에서 대륙의 많은 부분이 가라앉고 생명체들이 쓸려나가면서 당시에 있던 문명도 같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우
한동안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적이 있다.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 제목을 볼 때마다 “기분이 태도가 된다는 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지.”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나는 기분이 태도가 돼, 좋은 기억을 남기기도 해서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게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찰나의 감정’은 후회스러운 경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지금부터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찰나의 감정에 대한 좋은 추억이나 후회되는 경험을 써보려고 한다.감정적으로 행
우선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홍대신문』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친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남의 글을 읽고 평가하는 글을 써본 적이 거의 없다. 쇼핑몰 후기나 배달 음식 후기, 기껏해야 블로그 정도가 전부다. 그런데 무려 대학 신문을 읽고 서평을 써달라는 친구의 부탁에, 글을 쓰겠다고 말은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필자는 노련한 척에 서툴며 잘 꾸며 쓰지 못한다. 글쓰기 실력은 부족하나 솔직하고 진솔하게 써보려고 한다.최근 대학에 와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완벽주의에 대한 것이다. 완벽주의란 사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처럼, 날이 따스해지기 무섭게 시험 기간이 찾아왔다. 포근한 봄에 취해 붕붕 떠다니는 기분을 다잡지 않으면, 학기 말에 학점을 회복하기 위해 허덕여야 한다. 그리고 이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에게도 적용되는 일이다. 학원에서 중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기자는 ‘나는 허덕이더라도 너희는 잘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중간고사를 챙기며 아주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와중, 고등학교 1학년 제자가 “이번 시험 망치면 치킨이나 튀기려고요.”라며 한숨 가득한 말을 건네왔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세
오랜만에 펜을 쥐고 종이에 글을 적으면 유난히 손이 아프다.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필기하고 문제를 풀다보니 기자의 중지에 두껍게 자리 잡은 굳은살은 사라질 줄을 몰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펜을 쥐지 않은 건 고작 3달 정도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미 굳은살이 연해진 기자의 손가락은 이전처럼 장시간 펜을 쥐기 어려웠다. 이번에도 그랬다. 거진 3주 만에 글을 쓴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매주 발간으로 바뀐 탓에, 기사를 쓰지 않은 3주가 더 길게 다가왔다. 어떻게 기사를 시작할지, 어떤 단어를 사용할지 조심스럽고, 어려운
프랑스 작가 생 텍쥐페리(Antoine-Marie-Roger de Saint-Exupéry, 1900~1944)의 『야간비행』은 남아메리카에서 우편 수송을 위해 야간비행이 시작된 초창기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로, 작가 본인이 아르헨티나 항공에 근무하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썼다. 각각 칠레, 파라과이, 파타고니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오는 세 대의 우편기 중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한 조종사 파비앙은 거대한 태풍에 말려든다. 그는 무전 교신도 끊긴 채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고 추락할 위기에 처한다. 파비앙은 태풍 위로 솟아올라 간신히
주도성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한때 교육계를 휩쓸던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는 이미 진부한 클리셰가 되었고, 이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주도성(agency)을 길러야 한다는 담론이 확산하고 있다. 대학가도 예외가 아니다. 창업 교육, 창업지원금, 자율전공 등 대학생들의 주도성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이와 동시에 주도성을 강조하는 교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주도성 담론에서 강조하는 개인의 주체적인 선
본교 봉사 동아리인 ‘KUSA’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장 이서연(독어독문2) 학우를 만나보았다. Q. ‘KUSA’는 어떤 활동을 하는 동아리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A. KUSA는 Korean Unesco Student Association의 약자로, ‘유네스코 학생회’라는 뜻의 문화 체험·봉사 연합 활동 동아리입니다. 주요 활동으로는 한강 벽화 봉사 활동, 유기견 봉사 활동 등의 다양한 봉사 활동과 타 대학 KUSA와 함께 문화 체험 및 연합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KUSA는 타 대학에도 지부를 두고 있는 연합동아리로
기자는 지난 3월이 무척 힘들었다. 몸이 힘들었다기보단 마음이 힘들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는 건 기자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기자는 다툼을 보는 것이 싫어, 먼저 한발 물러나거나 그 자리를 회피함으로써 싸움을 피하곤 한다. 지난 3월 기자 주변에는 사소한 갈등들이 많았다. 그중 직접 연관된 일은 없었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고통이었다.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관계 속, 서로 다투는 마음들이 집합된 곳에 있는 것은 고역 같은 일이었다. 그것 때문에 기자는 지난 한 달간 엄청난 회의감에 휩싸여 살았
지난 4월 1일(토),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덕분에 기자는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6일은 늘 중계방송과 함께하고 있다. 어릴 적 아빠의 어깨너머로 보기 시작해 어느덧 삶의 일부가 된 야구를 보며 느낀 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야구는 1회 동안 낼 수 있는 점수가 무한하고, 경기 시간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고 그들을 막을 수도 없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4시간, 5시간까지도 이어지는 경기에 선수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한다. “열심
‘평균으로의 회귀(Regression to the Mean)’란 극단적인 변수는 결국 평균에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뜻의 통계학 용어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모든 것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되어있다는 의미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 1822~1911)은 서로 다른 무게의 콩 종자들을 모아 동일한 환경에서 길렀고, 자식 세대 콩들의 무게를 비교해보니 *분산은 모두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골턴은 아버지와 아들의 키를 조사해보기도 했는데, 이 조사 결과 또한 앞의 콩 실험과 마찬가지로
대학생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앞으로의 미래와 취업에 대한 많은 고민과 걱정을 갖고 있다. 필자 역시 전공을 배우면서 이 길이 맞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와중 9면에 실린 ‘전공을 도구로 사용한 음악 평론가’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는 필자의 미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제목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필자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제목이었다. 첫 번째 인터뷰 질문인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음악 평론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라는 말
필자는 이번 학기부터 자취를 시작하게 된 ‘자취 새내기’이다. 본가를 떠나 혼자 생활하게 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정말 많다. 집을 비울 때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집들이로 놀러 온 친구는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 등의 사소한 문제부터,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지출이 얼마나 큰 부담인지, 식비가 얼마나 드는지, 생필품값이 얼마인지 등 비용과 관련한 문제까지 새롭게 배워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은 바로 ‘빨래’에 대한 것이다. 자취하기 전, 필자에게는 항상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왜 자취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