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반데룽(Ringwanderung)이라는 단어가 있다. 국내 산악인들이 많이 사용한 데다 BTS가 2018년 앨범에서 INTRO : Ringwanderung이라는 곡을 발표하면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 단어는, 독일어로 둥근 원을 뜻하는 Ring과 방랑하듯 걷는다는 의미의 Wanderung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링반데룽’은 자신은 열심히 앞으로 나아간다고 믿지만, 같은 자리만을 맴도는 현상을 가리킨다. 높은 산에서 안개나 폭우 등을 만나 방향감각을 잃은 채 같은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립되는 현상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걷고
본교 중앙 동아리 수영반에 대한 이야기를 前회장 양진영(건축19) 학우에게 들어봤다. Q. 수영반이 어떤 활동을 하는 동아리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A. 수영반은 홍익대학교 중앙동아리 스포츠 분과 소속 수영 동아리로, 수영을 좋아하거나 배우는 것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교류하는 동아리입니다. 또, 학기 중 훈련을 통해 향상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수영 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Q. 학기 중 훈련과 방학 중 훈련은 각각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A. 학기 중에는 화요일과 토요일에 주 2회 정기
제1323호가 발간되는 4월 4일(화)는 기자의 생일이다. 생일은 매년 그날 태어난 사람, 그러니까 오늘은 기자를 축하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기자의 첫 번째 생일에 기자 말고도, 어쩌면 그 당시에는 기자보다 더 큰 축하를 받았을 사람이 있다. 바로 기자의 엄마이다.기자의 부모님은 기자가 초등학생이 되기 전부터 맞벌이를 했었다. 기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부모님이 모두 집에 늦게 들어와 한 살 차이 나는 오빠와 둘이서 저녁을 먹고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 가스레인지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 마치 컵라면을 먹듯 큰 국그릇에 봉지
만약 당신이 세상을 뒤흔들만한 진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을 밝힐 수 있는가? 단, 진실을 밝힐 시 자신을 포함한 가족, 친척, 친구가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1986년 9월 6일 월간 《말》지의 특별호 를 통해 ‘보도지침’이 폭로됐다. 한국일보의 김주언 기자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1985년 10월 19일부터 1986년 8월 8일까지 문화공보부가 각 언론사에 전달했던 보도지침 584건을 공개한 것이다. 보도지침이란 전두환 정부
벚꽃이 평소보다 일찍 만개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처럼 4월 중순 중간고사 시기에서야 피던 꽃이, 기자의 생일인 3월 말에 목련과 함께 피었다. 이는 1924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빠른 개화다. 벚꽃 축제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일부는 이미 꽃이 피었다 지고 있다고 한다. 만개한 꽃은 때와 상관없이 아름답지만, 기자는 마냥 그 모습을 즐길 수가 없었다. 꽃이 피고짐을 거듭하는 동안, 지구라는 터전은 점점 망가져간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0일(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편집국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터라 기자들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 기사를 쓰고 신문을 탄생시키는지는 알고 있었다. 사실 본교 학우들 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종이 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 신문을 꾸준히 발간해 한 명의 학우라도 홍대신문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고 종이 신문의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에 찬사를 보낸다.평소 학교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도 본인이 두 발로 뛰어다니지 않는 이상 알기 힘든 정보들이 있는데 그걸 해주는 곳이 바로 홍대신문이다.3면의 ‘여전히 제2기숙사 지하 식당에만 늘어선 줄, 다른 교내 식당
최근 일명 ‘마약 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에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연예계 마약 문제뿐만 아니라 재벌가 마약 사건, 청소년 마약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마약 문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마약 문제는 너무나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우리나라의 마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조차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말 국내 마약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수준인 걸까?‘마약 청정국’이라는 지위는 우리나라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기에 좋은 수단이다. 통상적인 기준치로 ‘마약 청정국’이란
본교 합창반 HIUC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합창반 회장 이석희(전자전기3) 학우를 만나 보았다. Q. 동아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A. 노래할 때가 즐거운 사람들이 모이는 합창반입니다. 들어오는 동아리원 모두가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노래를 부를 때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연습을 진행하며 쾌적한 동아리방에는 편안한 침대와 연습을 할 때 사용 가능한 피아노가 구비돼 있습니다. Q. HIUC는 여성부, 남성부, 지휘자 및 반주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역할을
나는 학교에 도착하면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처럼 포장용 컵에 커피를 주문한다. 한 잔은 하루를 시작하며, 또 한 잔은 점심 후 오후 피곤함을 달래며 하루에 두 세잔의 커피를 마시게 된다. 짐작건대, 하루 두 잔, 수업이 있는 날을 4일로 계산하면 일주일에 8잔, 강의가 한 학기 15주씩 두 학기 30 주면 일 년 동안 240잔의 일회용 컵을 소비한다. 그러면 240잔의 일회용 컵은 어디로 갔을까?아쉽게도 분리 수거된 일회용 컵이 모두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에 따르면, 뜨거운 커피를 담는 종
지독하게 달달한 복숭아 향수와 맥도날드 감자튀김 냄새. 상상이 가는 냄새인지 당신에게 묻고 싶다. 복숭아와 감자튀김, 글자조차도 어울리지 않는 둘이다. 그러나 이는 작년 9월 27일(화) 오전 10시 33분 지하철 안에서 기자가 똑똑히 맡은 냄새였고, 이상하게도 이 냄새에 매료됐다. 기자가 이 냄새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작은 메모 때문이다. 핸드폰 메모장에 써놓은 짧은 글은 읽자마자 기자의 코끝에 그때의 향이 아른거리게 만든다. 그것이 기자가 기록하는 이유다. 기록은 그날의 기억을 불러온다.기자가 기억을 기록하는 방법은 비단 글뿐만
먼저, 이 글을 읽을 독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이 글은 기자가 꽤 오랜 시간 쌓아뒀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기 위한 반성문이자 사과문이다. 12면을 가득 채운 기사 중 그나마 가벼운 느낌의 칼럼을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읽게 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신문의 한 코너를 개인의 고해성사를 위한 장으로 이용할 기회를 준 동료 기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기자가 처음 신문사에 들어올 때, 면접에서 선배 기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책임감이 있으시다는 거죠?” 당시 기자는 책임감이 있다고 자신했었
세상은 단순히 흑과 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그 사이 무수히 많은 회색이 있다는 것쯤은 다들 알 것이다. 둘 중 어느 색이 더 많이 섞였냐에 따라 짙은 회색이 되기도 하고, 흰색과 다를 바 없는 회색이 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명도’ 개념에서는 흰색이 많이 들어갈수록 고명도, 검정이 많이 들어갈수록 저명도라고 칭한다. 본지 지면 종이 색은 검정색과 흰색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회색이다. 기자들의 명함도 종이색과 거의 유사하다. 그리고 홈페이지 메인으로 사용되는 색은 ‘Pantone Cool Gray 10 C’라고 이름 붙여
학창 시절부터 방송부 활동을 좋아하던 친구가 필자에게 자신이 만든 신문을 자랑했다. 얘기를 듣다 보니 궁금해져 신문을 봤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퀄리티도 좋고 읽을거리가 많아 놀랐다. 어릴 적부터 친했던 친구지만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필자는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독자들에게도 ‘홍대’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을까 싶다. 필자는 가장 먼저 2호선 홍대입구역이 생각난다. 필자도 등교할 때 매번 홍대입구역을 지나치곤 한다. 역을 지나칠 때마다 이름에 대한 의문 없이 매번 스쳐 지나갔지만 『홍대신문』의 ‘홍대’를 보고 홍대입
한자는 우리 생활언어에 생각보다 깊숙이 침투해 있다. 흔히 일상적으로 쓰는 죽(粥), 귤(橘), 조심(操心), 이상(異常) 등은 모두 한자어이다. 우리는 한자어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익숙하게 쓰고 있지만 정확한 뜻을 모르고,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익숙하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한자는 대체 무엇인가?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한자와 한문의 차이를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많은 사람이 한자와 한문의 차이를 잘 모른 채 비슷한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러했다. 한자는 고대 중국에서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쓰이는 문자이다. 한
글을 정독하는 것과, 잘 쓰여진 글을 만드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기 전이라면 망설임 없이 후자를 골랐을 것이다. 하지만 정기자가 되고 약 11호의 신문을 발간한 지금,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읽는 것’의 고충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를 의아해할 수 있다. 기자는 엄연히 ‘쓰는 것’에 집중하고, 이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직접 겪어본 기자 생활은 ‘쓰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읽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1차, 2차, 최종을
며칠 전, 늦은 신문 마감을 끝내고 귀가한 기자는 불편한 존재와 마주했다. 불을 켜지 않아 깜깜했음에도 그 존재의 실루엣은 단번에 보였다.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바퀴벌레였다. 바퀴벌레는 작년에도 집 근처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현관 바깥이었다. 내 방 안에 있는 건 아니었으니 소리 한번 지르고 현관문을 쾅 닫아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 영역 안에 있었다. 기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세 가지였다. 문을 닫고 도망가느냐, 방 안에 들어가 못 본 척 지내느냐, 움직이는 그것을 찾아 죽이느냐.우선 방에 들어가지 않
소설 『해리포터』시리즈에서는 다양한 마법 도구들이 등장한다. 그중 ‘호그와트 비밀 지도’는 주인공 ‘해리’가 마법 학교인 호그와트 3학년 시절 ‘위즐리 쌍둥이’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다. 작중 쌍둥이는 투명망토를 쓴 채 몰래 외출을 시도하는 해리를 보고, 그를 붙잡아 비밀 지도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처음 비밀 지도를 본 해리는 “이 쓰레기는 뭐야”라고 말한다. 쌍둥이는 그 말에 “이건 우리 보물이야”라고 반박하며 비밀 지도를 여는 주문을 가르쳐준다. 해리 말대로 쓰레기에 가까운 지도에 마법지팡이를 대고 “나는 천하의 멍텅구리임을 엄숙
다른 대학의 소식을 그 대학의 학생이 만든 신문으로 접하니 대학생의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 생활을 기대하는 신입생이 들어와 캠퍼스는 한층 생기가 돌고, 과제 활용에 ChatGPT를 사용하는 것은 뜨거운 화두이며, 높은 자취방 월세가 부담인 것은 홍익대학교나 우리 학교나 비슷했다. 이번 호 중 나의 관심을 끌었던 2개의 기사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았다.2면에 실린 ‘대학가 내 챗GPT 논란…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사를 읽고 신기술에 직면한 대학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고민해 보았다. ChatGPT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