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 앞에 먹이를 던진다. 개미는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후 동료들을 부르러 사라진다. 그 사이 남자는 먹이를 치우고, 개미는 먹이 크기에 알맞은 수의 동료 개미를 데려왔다. 다 같이 빨빨대며 음식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있을 리가 있나. 동료 개미들은 일제히 헛걸음하게 한 개미를 바라본다. 무언가 말이라도 해보라는 듯이 말이다. 최근 본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의 내용이다. “개미들은 멍청해.” “개미 불쌍해. 남자가 참 못됐다.” 등과 같이 영상을 보고 여러 감상이 나올 수 있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 (1997)의 감독 구스 반 산트는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그런 그는 부랑자, 외톨이, 성소수자와 같이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대변한다. 그는 삶과 죽음, 사랑과 외로움, 방황과 성장을 영화 속에 자전적으로 녹여낸다. 독특한 영상미와 교차편집, *롱 테이크 기법 등 그만의 실험적 연출로 담아낸 소외된 인간들의 울부짖음은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준다. 앞으로 소개할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구스 반 산트가 아웃사이더를 사랑한 방법에
영모화(翎毛畵)는 새와 동물을 소재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익모도〉는 날개 ‘익(翼)’에 털 ‘모(毛)’라는 뜻의 제목으로 영모화에 속한다. 〈익모도〉가 그려진 조선중기에는 영모화가 많은 화가에 의해 그려진 인기 화목이었으며 자연스럽게 중국과는 다른 서정적인 조선만의 화풍이 개척되었다. 〈익모도〉를 그린 허주(虛舟) 이징(李澄)은 조선중기 수묵 영모 화풍의 형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조선중기에 제작된 영모화는 구도상으로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그린 절지영모(折枝翎毛)와 물가 배경의 새를 그린 소경영모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가?” 인간은 이러한 존재론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살아간다. 일상에 쫓기다가도 문득 다가오는 이 질문들은 세계와 타자 속에서 나 홀로 있음을 사유하게 한다. 태어나자마자 낯선 세계와의 마주함으로 시작하는 인간의 일생은 죽음의 순간까지 많은 타자들과의 조우와 이별을 반복한다. 그러한 여정 가운데 동반되는 것이 바로 외로움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외로움은 내가 세계와 타자 가운데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감정이기도 하다.일반적으로 외로움을 의미하는 영어 ‘Loneless’는 고
스페인의 유명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라울 뒤피(Raoul Dufy, 1877~1953)의 작품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Raoul Dufy's painting always makes me happy. He is a painter of joie de vivre, of light, and of color.”라고 칭송했다. 번역하면, ‘라울 뒤피의 그림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는 삶의 기쁨이고 빛과 색채의 화가다.’ 라는 의미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에게 인정받은 라울 뒤
사람은 누구든 자신만의 목표가 존재한다.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말이다. 또한,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마다 노력한다. 다만,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에게는 역경이 따르기 마련이다. 갖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뤄낸 사람들에게 우리는 찬사를 보내곤 한다. 여기,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오직 하나의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는 한 청년이 있다. (JTBC)의 ‘박새로이’라는 청년이다.한때 경찰을 목표로 했던 박새로이. 그러나 그의 인생은 전학과 함께 크게 요동친다. 전학 온 첫날, 그
“우유 마셔야 키 큰다~”라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유 팩 바닥에 적혀있는 숫자를 비교하면서 티격태격 장난을 치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유는 어린 시절 우리의 키가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학창 시절 매일 아침 마시곤 했던 친숙한 존재이다. 우유의 건강증진 효과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우유는 우리의 영양과 건강 유지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우리가 필요로 하는 비율로 가지고 있는 우수한 건강식품이다. 기원전 400년경,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
창작물은 크게 원저작물과 2차적 저작물로 나눌 수 있다. 2차적 저작물이란 원저작물을 기초로 번역·편곡·각색·영상 제작 등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낸 창작물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2차적 저작물은 주로 영화나 드라마가 많으며 주로 인기 있는 소설이나 만화를 시각화하는 경우가 많다.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기도 하며, 감독이나 작가의 관점에 따라 각색돼 아예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또한, 하나의 원저작물에서 여러 종류의 2차적 저작물이 나오기도 하며 해당 작품들은 각각의 특색있는 매력으로 관객들을
이 책은 본교 전영백 교수가 대학원 석사 과정 제자들과 함께 대학원(미술사학과)과 학부(예술학과)의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미술이론 관련 실제 강의 내용을 정리해 출판한 것이다. 소수의 학생에게 할당된 폐쇄형 대학 강의를 다수의 대중과 공유하고자 한 점은 상당히 포용적이고 민주적 결단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가 국내에서는 드문 사례이지만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의 『르세미네르』에서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있고, 저자도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책의 제목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캉
남천 송수남(南天 宋秀南, 1938~2013)은 한국화의 현대화로의 담론 가능성을 제기했던 작가이다. 그는 1960년대에 발묵(發墨)에 주목하는 추상작업을 선보였고 1970년대 초반에는 과감한 색채의 산수화를 발표하였으며, 1975년 스웨덴 국립동양박물관(스웨덴)에서의 개인전을 기점으로 수묵으로 전환하여 수묵으로 한국의 자연을 묘사하였다. 1980년대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수묵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송수남은 수묵화운동을 주도하며 본교 동양화과 출신의 제자들과 함께 동양화단에서 수묵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특히
올해로 서울살이 5년 차, 강원도에서 나고 자란 27살의 ‘나영’은 작가를 꿈꾸며 서울로 상경했지만 아직은 서점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 나영은 낯설고 힘들지만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영은 ‘빨래’를 널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무지개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나게 된다.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했던 둘이지만 바람에 우연히 날려온 빨래 하나에 천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
“1961년 5월 16일, 한 무리의 군인들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쿠데타 세력은 제3공화국을 출범하는 한편, 한국 최초의 정보기관인 중앙정보부를 설립했다...(중략)... 남산에 자리한 중앙정보부는 그 존재만으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대한민국의 2인자로 군림했던 중앙정보부장들을 사람들은 ‘남산의 부장들’이라 불렀다.”영화 (2020)의 시작을 알리는 자막이다. 영화는 10·26 사태가 발생하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사실을 기반으로 각색해 다룬다. 10·26 사태는 1979년 10월 26일 밤 7시 40분경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