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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운동가 한상수책 읽는 사회를 향한 쉬지 않는 발걸음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학창시절,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한 줄 한 줄 책을 읽어 내려간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어느새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은 이 같은 모습 뒤에는 ‘책 읽는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지난 세월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한 사람의 노력이 숨어 있다. 책을 통해 행복을 얻고 그 행복을 사회에 전파하고자 오늘도 땀 흘리고 있는 한상수 독서운동가를 만나보았다.

 

Q.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이다. 독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A.
 우리 인생에는 많은 즐거움이 존재한다. 그 즐거움 중 하나가 내게는 책이었다.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상을 접하고 특정 인물의 인생을 공부하기도 하며 독서 자체에 행복을 많이 느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책을 읽으며 행복한 인격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자기 삶 속에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의 독서운동가들 또한 보통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일상에서 접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 같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책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이 행복을 타인에게도 전파하고 싶어 우리 사회에서 책 읽는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지난 1999년, 일산 백석동에서 어린이도서관 ‘동녘작은도서관’ 운영을 시작하며 독서운동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특별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그 당시 내가 자리 잡고 있던 일산 신도시는 그 규모에 비해 도서관 시설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어린이 책을 읽는 어른』(1994)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었는데, 어린 시절 나 자신도 도서관이 없는 시골에서 자라 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후 주변을 돌아보며 지금까지도 도서관이 부족해 아이들이 책을 접할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사실 책을 접함에 있어 성인들은 주변에 도서관이 없다면 서점에 가는 등 상대적으로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어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나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 하던 차에 작은 규모일지라도 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이것이 이후 지속적으로 독서운동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시에는 그 선택이 내 인생을 바꿀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삶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Q.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잡지 취재 기자, 편집 기획사 사원, 출판사 편집자 등 다양한 길을 거쳐 오다가 40대의 시작과 함께 전업 독서운동가의 길을 택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대학 졸업 이후 여러 직업들을 거쳐 오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일을 병행해왔다. 다양한 일을 해왔지만, 모두 책과 관련된 직업이었기에 책을 만듦과 동시에 도서관을 운영하는 즐거움을 맛봤다. 그러나 두 가지 일을 함께하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 당시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기에 어린이용 도서출판을 담당하는 출판사를 창업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일은 굳이 내 자신이 아니어도 하고 싶어 하고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독서운동을 전업으로 하려는 사람은 적었고, 독서운동과 출판을 동시에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를 보고 독서운동과 출판 쪽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나만의 경쟁력이라 생각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TV 방송을 통해 어린이 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어린이 도서관이 많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초창기였기 때문에 어린이 도서관의 사서들이 참고할 만한 책이 전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도서관의 어린이 서비스와 관련한 책을 내고 출판계와 독서운동계의 가교 역할을 하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나는 40대를 맞아 인생의 변화를 택했고, 이 같은 선택에 대한 원동력은 꼭 이 일을 꼭 해보고 싶다는 열망과 이런 나를 이해해준 아내였다.

Q. 지난 2005년부터 아침독서추진본부(추후 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로 발전)를 만들어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하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책을 접하는 기회를 늘리는데 힘써왔다. 해당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어떤 효과를 거두었는가?
A.
 도서관을 운영하다보니 그곳을 실제로 자주 찾는 이들은 독서에 관심이 많은 부모와 함께 따라온 아이들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독서와 분위기가 먼 환경에 놓여있거나, 부모님이 바쁜 가정의 아이들은 홀로 시간을 내어 도서관으로 발걸음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던 것이다. 이를 마주하며 민간도서관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고,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다 집안의 환경과 관계없이 많은 아이들이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독서운동을 해야 하나 많은 조사를 진행한 끝에 1930년대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아침독서운동’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이후 일본을 방문해 이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 공부하며 국내에도 아침독서운동을 확산시키게 되었다. 그 결과 2005년 운동을 시작한 한 해에만 언론에서 50여 차례 보도되었고, 기대 이상으로 사회적으로 많이 확산되었다. 실제로 이에 동참하는 교사들도 꾸준히 늘어 많은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대부분 교실 한구석에서 방치되곤 했던 학급 문고의 중요성이 인식되는 기회가 되며 이에 대한 질적 개선도 많이 수반되었다. 아침독서운동을 통해 학교 현장에 의미 있는 변화들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출처:행복한아침독서

Q. 아침독서운동이 제시하는 ‘아침독서 4원칙’은 독후 활동 중심의 독서교육을 배제하고, 독서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우리나라의 독서 교육은 오랜 시간동안 대부분의 교육 현장에서 ‘선 독서, 후 독후감 작성’이라는 방식으로 고정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 방식은 그동안 독서 그 자체가 아닌 독후감에 초점이 맞춰져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을 낳았다. 간단히 생각해봐도, 아이들에게 ‘독후감’이라는 숙제를 위해 책을 읽게 하면 독서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급감할 것이다. 따라서 아침독서 4원칙을 통해 독서활동의 핵심은 독후활동이 아니라 독서 그 자체라는 핵심을 조명했다. 일단 책을 읽고 그에 따라 아이들의 인식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독후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원칙을 통해 학교에서 해야 할 독서교육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 및 제시했고, 이것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Q. 행복한아침독서는 출범 이래 ‘아침독서운동’ 외에도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독서운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동안 진행해온 관련 활동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우리 단체는 ‘모든 아이들은 책을 읽을 권리가 있다’라는 구호 아래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형편 등과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따라서 이런 권리를 제한하는 요소들을 개선해나가는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새 책을 선물해주는 ‘희망의 책 나눔 사업’이다. 또한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다니는 지원센터에 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종 간행물 또한 발간하고 있는데 동네 책방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그와 관련된 활동을 다루는 신문을 발간해 전국의 모든 도서관, 서점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종의 독서정보지와 함께 그림책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 ‘월간 그림책’이라는 신문 또한 발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모든 일들은 공통적으로 아이들과 책을 연결하자는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책을 접하기 더 쉽게 하자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출처:행복한아침독서

Q. 독서운동가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A. 
일단 아침독서를 지속가능한 틀로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해왔던 독서운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꽤 오랜 시간 독서운동가로 활동해왔지만, 아직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다. 예를 들어 최근 새롭게 구상하고자 하는 활동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운동이다. 지금까지 우리 주변의 많은 어르신들이 노인정이나 요양원 등에서 비생산적인 일들을 통해 시간을 보내온 것이 현실이다. 갈수록 노인 세대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이는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상황이라 생각한다. 그 분들의 손에 책이 들리게 된다면 꽤 근사한 일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책과 관련한 사회혁신 아이템들이 꽤 많이 있는데, 이를 할 수 있는 한 많이 발굴하여 외부 재단과 협력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혹자는 이 일이 굉장히 험난한 가시밭길이라 묘사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독서운동과 관련하여 아직도 미지의 영역들이 꽤 남아 있고 우리 사회에도 이에 관심을 갖고 재원을 지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더욱더 독서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김정운 기자  rhra0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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