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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된 여자는 알고 있나니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 철학자 헤겔의 말이다. 복잡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한 생물체는 그 종의 변천 과정을 필연적으로 이해하면 쉽다. 마치 어린아이가 사족보행을 하며 자라다 발로 걷게 되는 것이 그 예다. 갑작스레 과학 용어를 사용해 어리둥절할 수 있지만, 이는 기자 생활에도 적용된다. 년차마다 또 개인마다 다르게 행동하는 것 같지만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전 기자들이 겪었던 상황을 마주하고 반복하게 된다. 1년차 생활을 돌아보고, 지금 1년차 기자를 보건대, 기자로서의 1년차는 알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정신없이 시간만 보내는 시기다. 기사 마감이나 회의 시간마다 종종 1년차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실수가 있다. 선배들의 이름이나 자신의 업무를 까먹는 경우인데, 그럴 때마다 본인을 혼내는 선배들이 무섭기도 하고,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 같아 원망스러웠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잘 하고 싶은 마음과 잘 안 되는 상황의 1년을 보내고 2년차가 되면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년차는 이제 신문사 활동이 익숙해지고, 아는 것도 많아진 것 같은데,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하는 시기이다. 기자 본인의 2년차 활동에도 처음 기획 회의를 했을 때 아는 것이 부족해 기획서를 쓰기가 난감했었다. 또한, 후배가 들어오면서 본인의 부족함을 느끼곤 하는데, 2년차 기자들에게 후배란 여러 모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존재다. 처음 후배 기자가 들어왔을 때, 반갑고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들떠있기도 했는데, 점차 후배들의 실수가 많을 때마다 선배로서 잘 가르쳐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후배 기자가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곤 했다. 그러고 나니, 자연스럽게 기자 본인의 미숙했던 1년차였을 때를 떠올리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그러나 곧 경험할 3년차가 다가온다. 2년차 기자인 본인이 바라본 3년차는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신문사 내·외적으로 3년차 기자로서의 책임감과 임기 후 본인의 활동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년차별 기자들의 모습은 신문사에 있는 한 필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3년차 기자는 후배를 돌보고, 책임을 지는 역할을, 1, 2년차 기자는 선배들이 마련해준 공간에서 글을 쓰는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사를 마감하는 때는 3년차 선배들이 없이 처음으로 마감을 진행하게 됐다. 2년차 기자들이 처음으로 3년차 기자들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3년차 선배들을 생각하게 됐다. 결정을 내려주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위치에서 응당 해야 할 일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후회가 되고, 이제야 이해하게 되어서 더 후회가 됐다. 그렇지만 이 역시 3년차 기자를 맞는 2년차 기자가 겪는 필연적 반복성일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지금 이 글에서 해야 할 말이 있다. 미우나 고우나 2년 동안 기자를 봐왔던 선배들에게 고생하셨다는 말을, 그리고 앞으로 1년 동안 기자를 봐올 동기 기자와 후배들에게는 더욱 잘 해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부족한 기자의 말을 정제된 시로 전한다. 이 글의 제목인 이성부 시인의 ‘어머니가 된 여자는 알고 있나니’이다.

 

어머니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면

저도 이미 어머니가 되어 있다.

우리들이 항상 무엇을

없음에 절실할 때에야

그 참모습 알게 되듯이

 

어머니가 혼자만 아시던 슬픔,

그 무게며 빛깔이며 마음까지

이제 비로소

선연히 가슴에 차 오르는 것을

넘쳐서 흐르는 것을. (중략…)

 

김민우 기자  kimsioa@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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