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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겠지만 ‘기자’인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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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대신문사 48기 수습기자 양승조입니다!”라고 외쳤던 때가 생생하다. 2013년 3월 떨리는 마음으로 수습기자 지원을 했고, 덜컥 붙어버린 신문사. 그 때부터 홍대신문사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안녕하세요, 홍대신문사 편집국장 양승조입니다.”로 바뀐 소개. 느낌표가 쉼표와 마침표로 바뀐 그 어조는 단순 시간의 흐름이 아닌, 학생에서 기자로의 변화였다. 마지막 기사를 작성하려는 한글 프로그램의 백지에 검은 선이 깜빡거린다.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신문사는 끝나지 않는 바쁨의 연속이라고. 기자는 항상 바쁘게 살아왔다. 나름 공부만 하고 살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이제는 정말 여유를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어느 순간 기자는 홍대신문 수습기자로 지원서를 넣고 있었고 그렇게 바쁜 일상이 시작되었다. 기자는 그 어떤 말로도 대체할 수 없는 ‘바쁨’이라는 단어를 항상 달고 다녔다. 아이디어를 내느라 바빴고, 놓친 부분이 없나 확인하는데 바빴고, 업무를 하느라 바빴다. 뜨겁게 불태웠던 일주일을 마치고 최종 마감까지 끝난 토요일 밤, 기자는 종종 동료 기자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그 날에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는 동료 기자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쉽사리 그럴 수 없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린 그. 우리는 그 말에 모두 침묵했다. 순간 그 자리에서 우리는 기자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문사에도 마찬가지였다. 구성원들은 모두 바뀌었으나 그들은 모두 기자였다.


기자로서 우리가 함께 한 것은 담론 깨기였다. 모든 문제에 있는 지배담론을 바라보기. 담론을 깨거나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면 누군가는 담론 밖으로 나와야한다. 우리는 그 역할을 하고자 했다. 학생 개개인, 학생회, 학교 등 모든 영향력이 발휘하는 학교에서 자칫 지배담론에 의해 놓쳐질 수 있는 모습들을 밝히고자 우리는 담론에서 최대한 벗어나고자 했다. 누구의 편에 서 담론 속에 들어가는 것을 지양했고, 의식적으로 크게 바라보려하였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곳에 관심을 갖고 멀리서 그 이면을 보려했다. 일련의 기사들은 이러한 행위들의 결과였다. 하지만 담론에서 나오면 나올수록 우리는 외로움을 느꼈다. 거대 담론들은 멀어진 우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학교와 학생회, 독자들의 항의 전화를 받은 것을 셀 수 없을 정도이며 심지어는 선동하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까. 어떤 기자는 ‘어차피 홍대신문은 영향력이 없으니까’라는 말을 듣고 와 하소연하기도 하였다.


이 글은 푸념 글이다. 신문사 생활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우리는 좀 더 나은 학교를 만들고자 모두 함께 일했고, 담론에서 벗어나 학내 구성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힘들기만 했다. 기사를 기획하는 순간부터 수많은 사실들의 논리 관계를 따졌고, 이는 신문에 활자로 나오기까지 지속되었다. 그 과정에서 담론에 치우치지 않기란 쉽지 않았으며, 주변의 비난도 여럿 있었다. 체력적에서도 여유는 없었다. 강의와 강의 사이, 기자들은 시간을 내 취재하기 바빴고, 학우들과의 약속인 기사 마감을 지키기 위해 많은 기자들은 각자 뜬 눈으로 밤을 새기도 하였다. 더 나은 기사를 위해 밤늦게까지 토론을 하고 질문지를 만들었으며, 때로는 물대포를 쏘는 현장에서, 때로는 가치 싸움의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방패삼아 기사를 작성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러한 고난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신문이다. 신문은 혼자 만들 수 없다. 모두 ‘기자’로서 글을 쓰고, 기사는 완성된다. 수많은 선배 기자 분들과 기린, 수인, 세희, 진경, 주리, 유진, 영문, 서경, 혜인 선배, 48기 편집국장 예림이와 다인, 현지, 정하 그리고 기자를 이끌어준 나경, 예림, 지연, 지민, 희원, 수민 기자 덕분에 신문은 지금까지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고 신문은 발전할 수 있었다. 또한 부족하지만 믿고 따라와 준 새 동기 예본, 민주, 이솔, 은빈, 유빈, 재림, 지연과 부편집국장 민우 그리고 미양, 보문, 정운, 재형, 성호, 나은, 준영, 진호, 수연, 산희, 현준, 남주, 민주, 성아, 은성기자, 항상 예쁜 일러스트를 그려준 희원, 멋진 만평을 그려주신 자인, 윤수, 디자인 전반을 책임져준 윤영, 재은, 지수기자 덕분에 올 해도 신문은 학우들의 곁을 지킬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김성태 주간교수님, 최헌섭 신문부장님, 이기형 주임님, 박예지 조교님 등 많은 분들의 노고로 신문은 무사히 발행되었다. 기자가 잘나서 만들어진 신문이 아니었기에, 모두 함께 만들어왔기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을 알기에, 떠나는 글을 마치며 불안해하지 않는다. 힘들겠지만 홍대신문의 앞날에 햇빛이 가득하길. 앞으로도,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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