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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1917-1945)의 작품세계별 하나의 추억으로 사라져버린 윤동주를 그리다

 

우리 민족의 수난이 거듭되었던 일제 말기, 당시의 암울함과 아픔을 시에 담아낸 한 명의 시인이 있다.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그는 바로 윤동주이다. 윤동주는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정신적·윤리적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詩 心)으로 노래하였으며, 현재까지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당시 선동의 문구가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 저항시를 씀으로써 우리에게 더욱 깊이 있는 절절함을 선사한다. 지금부터 문학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1940년대 초반을 빛내는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또 다른 고향」(1941)은 그가 일본으로부터 신사참배를 강요받고 철저한 탄압을 받던 시기에 쓴 시로, 일제강점기라는 부정적 현실을 뛰어넘어 영원한 삶에 대한 동경을 담고 있다. 유학으로 인해 고향을 떠났던 그가 다시 고향을 찾았을 때는 예전의 고향이 아니었다. 아름다웠던 유년 시절에 따뜻한 마음을 지닌 ‘나’는 이미 ‘백골’로 변해버렸고, 고향은 더 이상 편안히 안주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닌 오히려 타향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를 통해 그는 쫓기는 사람처럼 떠나야하는 긴박감과 안주하지 못하는 시대의 유랑의식을 표현했다. 또한 식민지 문학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젊은 시절의 방황까지 더해져 어둠과 슬픔으로 가득 찼던 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별 헤는 밤」(1941)의 첫 구절인 이 문장은 아마 모두에게 익숙할 것이다. 이별, 추억, 향수, 그리움 등의 감성을 가득 품은 가을밤의 별을 보며 쓴 이 시는 동경과 소망의 상징인 별이 손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높이 떠있듯 고향, 가족, 추억 등은 별처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며 그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낸다. 윤동주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어린 시절의 애틋한 추억을 되새기며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는 간절한 열망을 담아냈다. 이 때 나타나는 그리움은 아름다운 회상의 정서보다는 오히려 어두운 것, 슬픈 것, 잃어버린 것으로서의 실향 의식 또는 비애로 다가온다. 앞서 제시된 고향에 대한 정서를 나타낸 시들과는 달리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담아 낸 시가 있다. 바로 「쉽게 쓰여 진 시」(1942)이다. 이는 그가 도쿄로 유학을 갔던 당시에 쓴 작품으로, ‘시인이란 슬픈 천명’이라고 이야기하며 ‘시인’인 자신이 현실을 바로잡지 못하고 그저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고 절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동주 시인은 이 작품 외에도 「서시」, 「참 회록」, 「길」 등에서 자신을 꾸짖고 그의 죄의식을 나타내는 내용을 줄곧 쓰곤 하였다. 이는 현대에 이르러서 현실에 대한 저항 의식을 나타낸 것이라는 평과 부정적인 현실에서 저항의식을 펼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으로 나뉘어 해석된다.

이처럼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조국에 대한 마음을 시에 담아내며 작게나마 일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때문에 등단 불발은 물론, 그가 집필한 31편의 시를 담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발간 역시 실패하며 그의 뜻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옥사(獄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1948년 유고 시집으로 발간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로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지금, 이제는 별 하나의 추억으로 사라져버린 그를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김은경, 「윤동주시 연구」, 서남대학교 교육대학원, 2002,

전은숙, 「윤동주 동시 연구」, 한국 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2008

권미양 기자  (aldid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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