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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미술의 뿌리를 찾아서Ⅰ홍익아트 모던 앤 컨템포러리
  • 박물관 학예사 이애선
  • 승인 2017.1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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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연속 기획전 《홍익미술의 뿌리를 찾아서》의 첫 번째 전시로 1950-60년대 본교 미술대학 교·강사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소장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교수진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홍익의 미술은 1949년 홍익대학 문학부 미술과로 출발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경주예술학교, 서울대학교, 조선대학교에 이어서 남한에서 5번째로 세워졌다. 그러나 다른 학교와 달리 본교 미술과는 인문학부 안에 개설되었는데, 이것은 미술인을 기능인이 아닌 사상을 표현하는 지성인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교수진의 면면도 이것을 뒷받침한다. 와세다 대학 출신의 미술사 연구자 한상진을 비롯해서 베를린 국립대학교 출신의 배운성, 제국미술학교 진환, 일본미술학교 윤진명, 중국 보인대학의 김영기,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 이응노 등은 해방 국면에서 이론과 작품 제작 양방향에서 진보적 미술인들이었다. 이들은 미술만을 위한 미술이 아닌 사회와 미술의 관계에 대해 깊은 고민과 실천을 모색한 인물들이었으며, 이러한 교수진은 홍익만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월북하거나 사망했고, 그 자리를 한묵, 이중섭, 박고석 등 월남 작가들이 대신했다. 역사의 아픔 속에서 교수진의 변동은 컸지만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홍익미술의 기상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번 전시의 첫 출발은 동양화과 교수였던 이상범의 1919년 <우마도>에서 출발한다. 스승의 화풍이 남아있지만,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청년 이상범을 만날 수 있다. 이어서 한국전쟁 이후의 홍익 미술인들의 혁신성이 이어진다. 다른 학교가 보수적인 화풍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1950년대 초반부터 한묵, 박영선, 김창억, 문신 등이 적극적으로 피카소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면분할, 기하추상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홍익 미술이 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의 최신 흐름을 향해서만 돌진한 것은 아니다. 천경자의 <군와>에서 볼 수 있듯이, 본교 동양화과 교수진은 해방 후 왜색이라고 폄훼하던 채색화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작가적인 고집과 뚝심을 보여주었다.

전시장 곳곳에는 조각과 공예 분야에서의 눈부신 홍익미술이 있다. 최기원의 <작품>은 홍익에서 처음 시작한 용접조각이 어떻게 나아갔는지를 보여주고, 교강사는 아니었지만 홍익 미술인들과 교류가 매우 깊었던 이우환의 <구조>는 사물 자체의 물성을 제시하는 1970년대 초반 조각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양한 조각의 추상화 과정을 김찬식, 김정숙, 전뢰진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신상호의 백자와 유강열의 판화는 응용미술과 순수미술의 이분법에 저항하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펼쳐나가는 디자인 교수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김기창의 서체회화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해방국면에서 민중의 삶과 통합하는 예술을 고민했던 그의 거침없이 나아가는 서체를 통해서, 홍익미술이 지나왔던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물관 학예사 이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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