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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는 쓸데 없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대상을 말한다. 이 단어는 옛 태국인 시암 왕국의 일화에서 유래되었다. 시암 왕국에서는 처신이 바르지 못한 신하가 있는 경우 그에게 국왕이 흰 코끼리를 하사하는 전통이 있었다. 코끼리 중에서도 흰 코끼리는 과거 동남아시아 왕국에서 왕족, 즉 왕권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이었다. 하루에 150~250kg 가량의 식물을 먹는 코끼리 중에서도 귀한 흰 코끼리를 하사 받은 신하는 이 코끼리를 어쩔 수 없이 잘 거둬 키워야 하는 신세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신하는 이 엄청난 먹성의 코끼리를 정성스레 키우며, 자신의 가산을 코끼리에게 탕진하고 결국 일가가 망하게 된다. 그러나 신하는 이 코끼리를 거절할 수도 없다. 거절을 한다면 왕명을 거역했다는 명분으로 죽임을 당할 것이고, 수락을 해도 일가의 몰락은 예견된 미래이니 흰 코끼리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굳어진 것이다. 

미국 등 서구에서는 ‘화이트 엘리펀트 파티(White Elephant Gift Exchange)’라고 하여 자신에게 쓸모없는 물건을 서로 교환하는 행사가 크리스마스 기간의 문화로 정착되었다. 이처럼 화이트 엘리펀트는 우리나라의 ‘계륵’과 같이 쓸모없는 대상을 빗대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용어는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올림픽, 월드 엑스포 등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 국가에서는 그 행사 진행만을 위해 화려한 건축물을 짓는 경우가 많다. 해당 건축물은 행사 기간만 활발히 사용되고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유지비용에 비해 건물 용도에 한계가 있어 폐건물화 또는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보여주기식 건축물을 ‘화이트 엘리펀트’라고 지칭하며 비판하는 것이다. 

이의 단적인 예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렸지만 현재는 폐허가 된 마라카낭(Maracana) 경기장이 있다. 올림픽 이후 리우 주정부와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 등이 경기장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마라카낭 경기장은 아무런 관리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다. 마라카낭 경기장은 말 그대로 화이트 엘리펀트가 된 것이다. 한국 역시 지난 2월 25일 2018 평창 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오는 3월 9일 패럴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기간이 끝나면 올림픽을 위해 건축된 다수의 건물의 이후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이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세계인의 축제의 이면이 되지 않도록 사후 활용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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