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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活字)로 거듭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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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간 기자 생활을 거치며 새로운 마음으로 S동 211호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창 바빴던 동계기초훈련이 끝난 기자실은 익숙함과 동시에 낯섦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에 본 기자가 느꼈던 익숙함과 낯섦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작년에 수습기자 합격 문자를 받고 처음 기사를 작성했을 때, 기획기사로 인터뷰이를 섭외할 때, 첨삭 과정에서 빨간 도화지가 된 기사를 볼 때 기자에게 ‘기자’라는 단어는 과분한 것이 아닌가 고민한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처음 그림을 그렸을 때가 떠올랐다. 낯섦에 대한 두려움은 도화지에 그대로 드러난다. 결과물에 대한 불안감에 결국 비율이 맞지 않거나 선이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그 때 기자에게 사물을 거꾸로 바라보라고 조언해준 사람이 있었다. 거꾸로 보니 이미 알고 있던 형태의 사물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형태 자체를 바라보게 되었던 것이다. 기자는 신문 또한 ‘낯설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학보사 기자가 된 만큼 기사를 잘 써보자는 마음에 평소에 멀리하였던 기성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신문은 단순히 정보를 걸러서 전달해주는 매체라고 생각했지만 이는 큰 오산이었다. 같은 사안에 대해 단어 사용에 따라 기사의 의도가 달라지며, 기사 위에 들어가는 사진의 색감 차이에 따라 독자들이 느끼는 심각성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실관계만을 다루는 단순한 보도로 느껴졌던 기사들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음을 깨닫기도 했다. 이후 홍대신문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어떤 질문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해야 인터뷰이의 의도가 잘 드러날지, 편향되지 않은 서술을 위해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고민이 끝난 후에 홍대신문을 바라보니 단순한 글자로만 가득 차 있던 신문은 살아 있는 글자, 즉 활자(活字)로 바뀌게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다보면 즉각적인 결과물 도출에 적응되기도 한다. 쉽게 찍고 지울 수 있어 각각의 사진에 연연하지 않았다. 기자에게는 이러한 것이 ‘익숙함’이었다. 같은 장소, 시간, 대상이라도 잘 찍은 사진과 못 찍은 사진이 있다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기자가 아무리 잘 찍어보려 해도 범접하기 힘든 벽이 있었다. 그 벽은 바로 ‘다시 생각해보기’였다. 기자가 좋아하는 사진작가들은 촬영에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았다. 어떤 의도로 사진을 촬영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고, 촬영한 후에도 보정을 통해 어떤 대상을 부각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사진을 촬영하거나 글을 쓰는 기술은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시킬 수 있지만 자신의 주관을 담아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상당히 많은 공부를 해야 함을 느꼈다. 기사 종류에 따라 정형적인 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한번 익숙해지는 순간 기사를 작성해야 할 사안을 틀에 끼워 맞추게 되는 ‘익숙함’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기사를 작성한 후에도 계속 퇴고하는 과정을 거쳐서 문장의 연결은 자연스러운지, 전공명이나 학우 이름이 잘못 기재되지 않았는지 마감 전까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

  이제 기자는 후배기자들 기사 작성을 도와주는 정기자로 활동하게 된다. 기자가 부족했다고 느끼는 만큼 이제는 ‘익숙한’ 기사가 아니라 ‘낯선’ 기사를 쓰며 본교 학우들에게 살아 숨쉬는 글자로 정보를 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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