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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변화 이끄는 ‘미투 운동’확실한 대책마련과 인식변화 필요해

지난 1월 29일(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에서 성추행을 당했었음을 폭로했다. 그리고 그녀의 용기 있는 발언 이후 대한민국에서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작년 10월 미국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성희롱 행위를 비판하기 위해 SNS에서 해시태그(#Me Too)를 사용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미투 운동은 검사 조직 내의 만연한 성범죄에 대한 폭로 사건을 기점으로 한국 내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MeToo, 나도 당했다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시작하여 이후 문화예술계로 번진 ‘미투 운동’이 빠르게 한국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문화계 유명 인사들이 성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되었고, 논란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이윤택 전(前) 연희단거리패 예술 감독(이하 이 전(前) 감독)은 공개사과를 했으나 진정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前) 감독을 제명한다고 발표했고, 연희단거리패는 기자회견 직후 해체를 선언했다. 그리고 성추행 의혹을 산 고은 시인에 대해 서울시는 시인의 안성 서재를 재구성해 만든 서울도서관의 ‘만인의 방’ 철거를 결정했고 교육부는 교과서에 실린 그의 작품을 삭제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성폭력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법을 통해 권력 관계 하에 일어난 성범죄를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 미투 운동은 현재 대학가로도 번지고 있으며 전 대학교수였던 배우 조민기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다른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며 공감과 연대를 뜻하는 ‘위드유(#WithYou, 함께 하겠다) 캠페인’이 퍼져 나가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고백을 지지하고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의 ‘위드유 캠페인’은 연극계 배우들을 시작으로 퍼져나가며 지난달 25일(일)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연극, 뮤지컬 관객 #WithYou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미투 운동은 단순히 피해자들의 폭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져 있던 잘못된 성 인식을 바꾸며, 피해자를 부각해 조회수를 얻기에 급급했던 언론 보도 등의 미성숙했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 정부, ‘미투 운동’에 응답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성범죄에 대한 폭로가 터져 나오며 이에 대한 각 단체와 기관의 대책이 발표되었다. 연극계를 넘어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분야별 신고·상담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문화예술, 영화계, 출판, 대중문화산업 및 체육 분야를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계에서 잘 알려진 인사들이 성범죄 논란에 휩싸인 만큼, 작년에 문학·미술 분야와 영화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범 실태조사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주요 분야별 신고·상담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성희롱·성추행 예방·대응 지침을 만들어 보급하며 예방 교육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달 27일(화) 정부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범정부적 근본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이를 위한 관련 대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에 현(現)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을 범정부 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범정부적 성희롱·성폭력대책 추진점검단’ 설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국가기관, 지자체 등 4946개 기관에 이번 달부터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성희롱·성폭력 실태에 대한 온·오프라인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후 성희롱 발생이 우려되는 기관은 조직문화 개선 계획을 세우도록 하며, 필요하면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무원의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발표하여 이전에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성폭력 범죄에만 당연퇴직처분이 적용되었다면, 개정 후에는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선고 시 당연퇴직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신고 활성화를 위해 3월부터 100일간 공공 부문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센터’가 운영될 예정으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내 ‘온라인 비공개 게시판’ 등을 개설해 신고를 받고, 가해자 격리 등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해 신고자(피해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선 교육부에 온라인 신고센터를 만들고 필요한 경우 교육부와 여가부가 합동 특별점검을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공공부문 대책을 시작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문화예술계의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며 검찰 역시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미투 운동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투운동으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렇기에 미투 운동을 단순한 폭로나 고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금껏 성범죄가 사회 속 깊게 뿌리내려 있었음을 인식하고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잘못된 사회의 관습 속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재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는 사회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피해자들은 사회의 엄격한 상하 권력 구조 안에서 불의와 불합리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잘못되었던 사회의 분위기는 바뀌어 가고 있고, 한 명의 고백으로 시작된 한국의 미투 운동은 또 다른 용기 있는 고백을 이끌어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성범죄가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도록 개개인을 포함한 조직과 사회, 모두의 인식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조수연 기자  (suyeon9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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