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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 작가의 작품세계그들은 영원히 행복했을까? 아름답고 완벽한 결말의 현실을 마주하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 작가의 소설은 사랑에 관한 철학적 명상으로 가득 차있다. 자신을 소설가가 아닌 ‘사랑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은 철학자’라고 표현하였을 만큼 그의 소설은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으로부터 시작한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시작으로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까지 일명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시리즈를 발표했다. 그로 인해 그는 독자들에게 사랑의 처방전을 내려준다는 의미에서 ‘닥터 러브’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사랑은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해온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이라는 인간 보편의 감정을 주제로 20여년 만에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소설을 완성지었다. 연애술사 마냥 유쾌하고 분석적으로 사랑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알랭드 보통의 3부작 소설을 따라가며 철학적이고도 낭만적인 그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1993)는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20여년간 사랑에 관한 철학적 분석들을 소설 속에 담아냈다. 알랭 드 보통의 작품 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파괴적 형식과 위트있는 문체로 독자들에게 가장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 었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소설 속에서 남녀가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놀랍고 도 기이한 첫 만남에서부터, 결혼, 그리고 외도로 인한 사랑의 배신과 이별을 담아냈다. 그는 사랑이란 무척이나 복잡하다는 것을 알려주며 남녀의 다양한 심리적 특성을 흥미진진한 철학적 표현들과 함께 서술했다. 남녀가 사랑하고, 질투하고 헤어지는 내용은 너무나 평범한 스토리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도 있으나 그는 전형적인 사랑이야기에서 한 걸음 벗어나 아리스토 텔레스, 비트겐슈타인, 마르크스, 파스칼 등 많은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사랑을 철학적 관점으로 분석해냈다. 

  연애의 진행과정을 담아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1993)에 이어 출간된 『우리는 사랑일까』(2011)는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중에서 여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려낸 유일한 책이다. 2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 앨리스가 꿈꾸는 낭만적 사랑과 그녀의 남자친구 에릭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이상적 사랑이 어떻게 현실 속에서 성숙한 사랑으로 완성되어 가는지 보여준다. 또한 연애를 하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과 다양한 연애관들을 기후, 건축,쇼핑, 종교 등 로맨스와는 다소관계가 없는 듯한 주제들로 분석하고 정의한다. 그래서 책의 중간마다 그림과 표 등 시각적인 도식들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사랑이라는 복잡한 무형의 틀을 보다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랑이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통해 낭만적 연애의 실체와 허상을 밝히고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하게 했다. 

  앞서 보았던 두 소설에 이은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을 완결 짓는 『키스앤텔』(2015)은 시간과 장소, 사람과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빚어지는 사랑을 그렸다. 1인칭 화자인 '나'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키스로 친밀해진 여인과 숨기고 싶던 비밀을 나누고 사랑에 관한 단상을 이야기하며 가까워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화자인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소한 습관과 취향, 성장기의 기억 등 총체적인 삶을 알아가게 되면서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남녀가 친밀해지는 과정을 '키스'를 통해 그리면서 관계의 친밀도를 쌓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알랭 드 보통은 인물에 대한 탐구와 사상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소설 형식에서 벗어나 그림과 표 등 시각적인 도식들을 자유롭게 활용하였다. 알랭 드 보통은 소설에 그림을 넣어 복잡한 로맨스를 보다 쉽게 이해하게 하고 남녀의 심리구조를 표로 나타내어 대비시킨다. 연애의 탄생에서 성장, 그리고 결실을 작가 특유의 현학적 분석과 세밀한 심리 묘사로 흥미진진하게 펼쳐낸 알랭 드 보통의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은 소설이 아닌, 올바른 사랑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는 심리학 논문과 같이 느껴진다. 철학 대가들의 사상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정의, 그리고 예술적 의미가 절묘하게 녹아 있는 그의 작품을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김보문 기자  (qhans02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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