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문사, 도전의 연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1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 기자는 52기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홍대신문사의 존재를 몰랐다. ‘홍대신문’이 발간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5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존재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기자가 꿈이었던 것도 아니었고, 단 한 번도 경찰이라는 꿈 이외의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기에 주변 사람들은 “넌 갑자기 기자를 왜 해?”라고 종종 묻곤 했다. 아무래도 드라마 <피노키오>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혹시 나도 기자가 된다면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정의롭고 멋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는 작은 상상이 결국 기자를 홍대신문사에 지원하도록 만들었다. 첫 도전이었다. 처음 면접을 보러 S동에 찾아온 날을 생각하면 매우 짜릿했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제외하곤 처음 겪는 면접이었기에 떨리는 마음은 당연했고, “신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마지막 질문은 기자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실 신문을 즐겨 읽지도 않았고, 단지 기자가 멋있어서 지원했기에 신문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기자는 그야말로 대답을 하기 위해 잔머리만 굴렸다.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합격 문자를 받았고, 양질의 기사를 함께 작성해나가자는 문자에 ‘나도 이제 기자구나’라는 생각만이 맴돌았다. 무려 52년이라는 긴 역사를 지닌 홍대신문사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내 이름 석 자 옆에 ‘기자’라는 호칭이 붙는다는 점도 너무 기뻤다.

  하지만 첫 주가 지나고나서 기자는 ‘기쁨도 잠시’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임을 깨달았다. 첫 회의에서 헤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멀뚱멀뚱 있다가 헤드를 한 번 해보겠냐는 선배의 말에 “네, 뭐든요!”라고 답했다. 기자의 두 번째 도전이었다. 맡은 기사는 학생회칙을 점검하는 어려운 주제였고 분석 6시간, 질문지 구성 4시간, 기사 작성에 7시간이 걸렸다. 부족한 수습기자 대신 선배 기자 들은 두 배로 열심히 기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첫 기사는 총 17시간 정도의 시간이 들었다. 처음이라 미숙했고 생각만큼 잘 써지지 않는 실력에 속상하기도 했지만, 신문에 실린 기자의 이름을 보고 속상한 마음은 다 사라지고 뿌듯함만이 남았다.

  그렇게 마냥 즐겁고 뿌듯할 줄만 알았던 신문사 생활은 동계기초훈련인 ‘방중’을 겪으며 기자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세 번째 도전이었다. 잠도 못 자고 끼니도 잘 챙겨 먹지 못했지만, 육체적인 고통보단 정신적인 고통이 더 큰 문제였다. 기자와 다르게 실력이 점차 나아지는 동기들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고, 열심히 해보려 정말 노력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속상한 마음이 컸다. 어릴 때부터 자존감도 높았고 주변에서는 똑똑하다는 소리만 들어왔기 때문에, 무언가를 남보다 못한다는 사실이 창피했고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도 ‘정말 그만두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 잦은 실수와 부족한 실력에 항상 속상했지만 아무래도 이 일이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기자에겐 보도 거리를 찾는 것도, 인터뷰를 나가는 것도, 취재 사진 한 장을 찍는 것도, 기사를 쓰는 것도 뭐 하나 쉬운 것이 한 개도 없다. 항상 어렵고 자신이 없어서 고치고 또 고치고 고민한다. 물론 시간이 흘러도 지금에 비해 실력이 훌쩍 늘진 않겠지만 지금보단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아마 그 순간이 올 때까지 기자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기자는 앞으로도 ‘기자’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양질의 기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