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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동시성 69-J>(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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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동시성 69-J>, 1969, 지본판화, 62x47cm, 소장번호 165
서승원, <동시성 69-J>, 1969, 지본판화, 62x47cm, 소장번호 165

현재 아라리오 갤러리 《서승원_도전과 침정의 반세기》展에서 전시중인 서승원의 작품 <동시성 69-J>(1969)는 기하학적 조형요소인 선과 노란색의 색면으로 구성한 3차원적 구성을 2차원적 평면위에 투영한 판화작품이다.

  서승원은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주류였던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중심의 사실주의와 비정형 추상회화운동인 앵포르멜(Informel) 사이에서 독자적 경향을 모색했던 추상화가이다. 그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재학시절이던 1963년에 동기생들이었던 이승조, 최명영, 신기옥, 김수익, 함섭 등과 함께 “모든 질서는 근원적인 데에 있고 이에 환원 된다”는 취지를 표방하며 그룹 ‘오리진(Origin)’을 창립, 기존 앵포르멜 미술의 과잉된 의식에서 탈피하고자 순수 조형적 구성의 형태와 색채를 통한 기하학적 질서를 추구하였다. 또한 1969년 작업과 이론 모두에서 전위를 추구했던 ‘한국 아방가르드협회(A.G)’ 의 멤버로도 활동하면서 한국 화단에 새로운 미의식을 정립하고자 했다.

  오리진의 작가 중 일부가 추진한 1967년의 실험적 전시 《청년작가연립전》에서부터 서승원은 ‘동시성(Simultaneity)’이라는 주제와 함께 사각형과 삼각형, 색 띠 패턴과 빨강, 노랑, 파랑 등을 사용한 기하 추상 회화를 선보였는데, 여기에서 동시성이라는 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모두 화면에 끌어내는 것, 면과 색과 선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표현하는 것이라고 그는 정의내리고 있다. 이러한 서승원의 작품 경향은 60년대 후반부터 2차원의 평면성에서 점차 입체적 구성으로 변하기 시작하여 1970-80년대에는 커다란 여백 위에서 부유하는 커다란 사각형들의 상호 겹침과 선을 통한 입체적 화면구성으로 정립된다. 이번 호에 실린 <동시성 69-J>는 위 시기 작품경향의 전이과정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4. 19세대의 작가로서 당시의 과제였던 '탈 앵포르멜'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시키면서 60년대를 보낸 서승원은 70년대에는 모노크롬 회화를 견지하면서도 동시에 보다 원숙한 회화세계를 탐구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가 우리 화단에 미친 기여를 꼽는다면, 한국현대미술사에 있어 이른바 '기하학적 추상' 이라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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