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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me, 리본 속에 담긴 의미를 기억해주세요 로코코 시대 화려함의 대명사에서 추모의 의미로 우리의 삶에 들어오기까지

4월 16일. 대한민국 전체를 슬픔에 잠기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라남도 진도 맹골수도 앞 바다에 잠겨버린 세월호를 바라보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언론의 생중계를 초조하게 지켜보며 전원 구조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간절했던 전 국민의 염원에도 끝내 세월호의 침몰은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1,093일 후 마침내 세월호는 세월에 긁히고 부식된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그동안 우리는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삶 속에서 그리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 바로 ‘노란 리본’을 통해 말이다. 리본은 기본적으로 장신구로서 사용되어 왔지만 오랜 세월 동안 역사와 아픔을 담아 사람들을 위로해주기도 했다. 리본을 단순히 아름다운 장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 한번 그 이면에 담겨있는 전달하는 메시지를 읽어보도록 하자.

 

리본의 유래와 역사

  오늘날 주로 포장재와 장신구로 사용되는 리본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당 문명의 벽화나 유물을 통해 천으로 만들어진 리본이 일찍부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실증적인 기록에 따르면 리본은 16, 17세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으며 여성과 남성의 의복을 장식하는 데에 주로 쓰였다. 당대 유행이었던 것만큼 다양한 곳에 리본을 부착하곤 했는데, 모자, 벨트, 양말, 구두 등에 리본을 과도하게 달아 화려함을 강조하곤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18세기 로코코(Rococo) 시대에 들어서며, 리본은 현재의 의미로 고착되었다. 남성 의복보다는 여성 의복의 장식품으로 좀 더 빈번하게 사용되었던 것이다. 남녀 공용 장신구에서 완벽히 여성 전용 장신구로 변화한 리본은 특히 목, 가슴 부근에 위치하여 화려함의 대명사인 로코코 시대의 전유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그러나 18세기 말 자유의식이 고취된 가운데, 사치와 탕진만을 일삼던 귀족들에 대항한 시민들의 외침이었던 프랑스 혁명 이후, 리본은 잠시 그 자취를 감춘다. 19세기에 들어서서 리본은 턱시도, 드레스 등에 나비 형태의 모양으로 붙여져 공식적인 의복의 한 부분으로 다시금 모습을 나타냈지만 현대에 이르러 머리핀, 모자, 귀걸이 등에 활용되는 등 활용 범위는 줄어들었다. 한편, 장신구 외에도 리본은 스포츠 종목 중 한 분야인 리본 체조에서 아름다운 동작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Together We Will Win2 Ribbon T-shirts 로고

 

오색찬란 리본,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다

리본의 오랜 전통과 역사 덕분에 우리는 리본을 단순한 장신구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알록달록한 예쁜 리본의 이면에는, 어떤 사건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의미가 녹아있기도 하다. 이러한 리본을 인식 리본(Awareness Ribbon)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예시로 무지개색은 동성애를, 빨강은 에이즈, 초록은 양심 등을 가리키며, 이 외에도 약 15개의 색상별 리본이 존재하는데 그에 따른 각각의 유래를 갖는다.

  첫 번째로 살펴볼 리본의 색깔은 ‘파란색’이다. 파란 리본은 전 세계적으로 평화의 상징을 의미하고 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이 오스카 수상식에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이 적힌 파란 리본을 달고 등장해 이목을 끌기도 했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단체를 지지하는 징표이다. 이렇듯 파란 리본은 억압적인 분위기와 언론에 대응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두 번째로 살펴볼 리본은 2개의 색깔이 섞인 ‘분홍-파랑’ 리본이다. 본래 분홍 리본은 유방암을 상징하는 국제적 표시이다. 이러한 분홍 리본과 파란 리본이 섞인 혼용 리본은 비교적 유방암이 걸릴 확률이 낮지 만 발병한 남성을 상징할 때 도 사용되곤 한다. 더불어 낙태 반대 운동에, 매년 10월 15일마다 진행하는 유아 사망 추모일 등에도 쓰인다. 

  마지막으로 리본의 색깔 중 우리의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와 닿아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노란’ 리본을 살펴보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많은 국민들이 희생자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프로필 사진을 노란 리본으로 교체했고 자발적으로 노란 리본을 만들어 가방에 달고 옷에 걸기 시작했다. 이렇듯 노란 리본이 무사 귀환을 상징하게 된 것은 ‘She wore a yellow ribbon’이라는 노래에서 비롯되었다. 4세기 때 만들어진 이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노란 리본을 착용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후 이 노래는 청교도교를 통해 미국에 알려졌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소설가인 피트 하밀(Pete Hamill, 1935~)이 1971년에 쓴 <고잉 홈(Going home)>이라는 작품에서 그 의미가 크게 확산되었다. 3년 형을 마치고 출소를 앞둔 남편은 아내에게 ‘나를 기다린다면 집 앞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달라’고 편지를 쓴다. 그러자 지금껏 남편을 기다려왔던 아내는 마을의 모든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놓았고, 이후 출소한 남편이 이를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이다. 이후 1973년 토니 올랜도와 던(Tony Orlando&Dawn)이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ak tree)’라는 노래를 전 세계에 유행시키며 이 이야기는 더욱 주목 받게 되었다. 이 외에도 노란 리본은 특히 병사들과 관련해서 그리움, 평화, 자유 등 의 확장된 의미를 갖고 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아요. 노란 리본이 말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에는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뜻으로 노란 리본이 확산되었지만 이후 사망한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세월호 리본 열풍이 나타났다. 이후 2015년 4월 16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억공간 리본(re:born)’이 설치되었다. 이 외에도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문구처럼 모든 국민들은 사건의 완전한 진실이 드러나길 바라왔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도 하며 오롯이 추모해야 할 사건이 종종 변질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침몰한 진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이를 정치적 잡음으로 의미를 퇴색시켰다. 잠시 동안 이와 같은 선동에 휘말리기도 했으나, 국민들은 끝까지 진실을 향해 나아갔다. 때로는 자원봉사로, 또 문화·예술을 매개체로 희생자들과 그의 가족, 그리고 더 나아가 국민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노란 리본 밑에 적혔던 문구처럼 작은 움직임인 개개인이, 학생들이, 어린 아이가, 또 직장인이 힘을 모아 촛불을 들었고 큰 기적이 일어났다. 바로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퇴색했던 민주주의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다시금 정치적 주권을 되찾은 국민들은 잃어버렸던 7시간 의 행방을 되물었다. 그리고 긴 시간 끝에 7시간의 윤곽과 사건의 진실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나의 리본들이 모두 모여 커다란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형형색색의 리본은 우리의 외양을 아름답게 꾸며준다. 그러나 리본은 그 아름다움 속에 또 다른 메시지를 심어두고 있다. 때로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계속해서 상기시켜 주며 또 때로는 리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갖게 해준다. 마냥 작은 존재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함축된 의미는 우리에게 거대하게 다가온다. 세월호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누구 한 명이라도, 그 노란 기억을 잊지 않고 지닌다면 리본 자체가 갖고 있던 의미처럼 우리에게 계속해서 다가올 것이다. 작은 리본 속 담겨진 그들의 이야기, 또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의 목소리. 끝까지 잊지 않겠다는 의미의 노란 리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말해본다. ‘Remember 0416.’

 

<참고 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리본'
「선택받은 색」, 박성렬, 경향미디어

 

김나은 기자  (smiles3124@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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