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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언론, 새로운 시작의 다리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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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 판단이나 의사 개입 없이 존재하는 객관적 지표나 상황을 팩트라고 한다. 그러나 팩트만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객관적 지표나 상황에 대한 주관적 시각에 따라 사항의 의중을 가늠하고 판단한다. 그런 점에서 언론은 팩트와 입장을 정확히 구분하고 정리하여 독자에게 소식을 왜곡 없이 전달해야 한다. 

  대학사회 내에 각 대학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몇몇 지표에 관해서는 해석에 따라 입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적립금 지표가 그렇다. 지난 2016년부터 적립금 적립에 대한 지표를 놓고 학교 측과 학생대표 간의 입장은 분분하게 갈려왔다. 객관적 정의에 따라 보면 대학교의 적립금은 ‘교육시설 신축, 증축, 학생의 장학금 지급 및 교직원 연구활동, 지원 등에 충당하기 위하여 필요한’ 금액이다. 우리 학교는 현재 7,429억 원(대학알리미 기준)을 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학생대표와 학교는 이와 같은 적립금 적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학생대표는 적립금 적립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매년 적립금으로 적립되는 금액을 줄여 이를 학교 주요 사업에 사용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는 적립금 목적에 맞게 적립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추후 디자인밸리, 지하캠퍼스, 스마트밸리 건립과 교내 건물 개·보수에 적립금을 사용할 예정임을 밝혔다. 양측의 입장이 상이한 듯 보인다. 하지만 양측의 논거를 살펴보면 이는 찬반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니라 적립금 사용 방향에 대한 입장 차이다. 또 한편으로 양측이 대학과 해당 구성원들의 발전을 위해 적립금을 사용하겠다는 취지에서는 공통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양측의 상이한 입장을 어떻게 극복하고 합의점을 모색할 수 있느냐다. 이에 등록금심의위 원회(이하 등심위)와 학교·학생 대표자 협의회(이하 교학협)에서 적립금 적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명쾌하게 해결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대학 언론의 역할을 기대해볼 수 없을까. 한 가지 방안으로 언론사 주최 간담회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언론사가 주재하는 자리에서 양측의 입장을 주고받는 점에서 등심위와 교학협의 진행 방식과는 다르다. 또한, 단일 안건을 주제로 하는 만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해당 논의를 공론화하여 학내 구성원에게 알리면서 합의점을 모색해볼 수도 있다. 실제 경희대학교의 <대학주보>는 지난 4월 3일(화) 총장 선출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또, 서울대학교 <대학신문>도 3월 26일(월) 차기 총장에게 기대하는 점 및 서울대의 발전방향 제언을 주제로 좌담회를 주최하였다. 학내 4기구 대표(교수의회 의장, 학부 총학생회, 대학원 총학생회, 노동조합)가 참여했고, 사회의 경우 경희대는 대학 신문 편집국장이, 서울대는 신문 부주간교수가 맡았다. 간담회에서 학내 구성원들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합의점을 모색하였다. 기사 내용에서도 두 대학 신문은 각 구성원의 입장을 균형 있게 다루었다. 

  적립금 적립과 총장 선출 방식의 내용은 다르다. 그러나 중요한 학교 안건이자 학내 구성원 간에 입장이 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대학 신문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구성원 간의 합의점을 모색하고 많은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 학교에서도 충분히 주요 안건에 대한 간담회 개최를 고려해볼 수 있다. 물론, 간담회 개최는 학내 구성원 내부에서 먼저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진 후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간 많은 대학언론은 학내 주요 사안과 동떨어진 내용으로 지적을 받았으며, 독자 수 감소로 위기를 맞아왔다. 이와 같은 방안은 대학언론의 역할부재론 (論)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만큼 대학 언론의 본연의 역할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따라서 대학언론의 쇄신과 학내 구성원 간의 합의점 모색을 위해 언론사 주최 간담회와 같은 소통 창구의 다양화가 지속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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