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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SUBSUB일러스트를 통해 어른들의 동심을 찾다

우리는 종종 동화책을 읽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막막하고 갑갑한 현실을 마주할 때면 더욱 그러한 기분이 들 것이다. 여기 우리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SUBSUB 작가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색채와 귀여운 그림체를 통해 잃어버린 우리의 동심을 되찾아주고 마음속 한구석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또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2015) 을 출판하여 사람들이 책을 보는 동안에는 잠시 모든 걸 멈추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엔 MAC, BARREL, 카카오 브랜드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인기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유명 아티스트의 앨범 표지 작업을 하는 등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SUBSUB 작가를 만나보았다.

Q. 현재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일러스트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으며 활동 중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힘들 때 무작정 그림을 그리던 습관이 지금의 내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도록 이끈 것 같다. 평소에는 그림을 그리면 혼자 만족하는 것으로 끝을 냈다. 하지만 SNS에 그림을 올려보지 않겠냐는 친구의 조언으로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학창시절에도 일러스트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내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때 당시엔 막연히 회사 취직을 목표로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막연하기만 한 꿈으로 인해 많은 고민과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럴 때마다 SNS를 통해 꾸준히 그림을 그려나갔고 이를 통해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

Q. SNS 상에서 수많은 팔로워 수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일러스트 작가로 손꼽히는데,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와 차별된 본인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동글동글한 그림체는 호불호가 나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또한, 평면에만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이를 잘라서 붙이거나 구슬, 단추 등을 콜라주 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표현법을 구상해 영상 제작에도 힘쓰고 있는데, 이 점에서 다른 작가들과의 차이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에 일러스 트뿐만 아니라 작업하는 과정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더라도 그 영화 속에 스토리가 있고 패션쇼를 보더라도 패션쇼의 앞면과 뒷면이 다르다. 이처럼 그림도 그림 자체의 스토리를 보여주며 이를 메이킹 필름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자 시도한 것이 반응이 매우 좋았던 것 같다.

Q. 현 교육과정 「중학교 수1 교과서」에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교과서 표지를 장식하는 일러스트는 기존에 작업한 것들과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나?

A. ‘교과서 작업은 나에게도 새로운 시도였지만 출판사 역시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다. 수학 교과서에 실리는 작업이다보니 도형을 그리는 것이 많았고, 중학교 1학년 교과서 목차에 있는 정수와 유리수, 도표 등을 나만의 그림체로 표현해내야 했다. 아무래도 교과서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매우 많았다. 중학생 교과서인 만큼, 너무 유치하거나 반대로 너무 성숙해 보여서도 안되기 때문에 적당한 기준에 맞추어 그림을 그려야 했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있는 목차 내용과도 겹치면 안 되기 때문에 구분하여 표현해야 할 것들이 많아 힘들었다.

Q. 2015년에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섭섭한 그림책」(2015)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어떻게 작업하게 되었나?

A. 이 책을 준비할 당시에 갑자기 열정과 용기가 넘쳐났다. 문득 지금껏 그려온 그림들을 엮어 책으로 발행하고 싶었고 이것이 포트폴리오보다 더욱 특별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어른들을 위한 책’이 라고 주제를 잡은 이유는 그때 당시에 내가 어른이었고, 어 른들 이 더욱 공감하는 책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개 어른들은 가지고 있는 고민이 참 많지 않은가. 나의 그림을 중심으로 그러한 고민을 서로 털어놓고 위로를 전할 수 있다면 매우 보람찰 것이라고 여겼다. 나의 경험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면 남들처럼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큰 것 같다. 따라서 동글동글한 그림체로 사람들의 부담감을 잠시나마 덜어주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 또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신청을 통해 뽑힌 사람들의 이름으로 그림 속 오브제의 이름을 지었다는 점이다. 나는 항상 보편적인 것과 다른 걸 추구하기 때문에 이 책이 출판되기 전에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다면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 예상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좋은 소통의 창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Q. 매번 새롭고 창의력 있는 일러스트를 그리기 위해서는 창작의 고통이 따를 것 같다. 그림을 그리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그림을 그리면서 힘든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는 모든 창작자의 공통된 고민이 자 고충이다. 첫 번째 고민은 브랜드 회사들과 상업적으로 작업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과 그들이 하고 싶은 것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때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다 보면 서로 추구하는 방향의 중간을 적절하게 맞추는 노하우도 생기고 브랜드의 독특한 특징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고민은 도전을 통해 새로운 그림을 창작하고 싶지만 그렇게 생각해내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앞으로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기법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들은 나를 힘들게 하는 동시에 나를 성장하게 해주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의욕적으로 공부를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

Q. SM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드로잉 클래스를 4기까지 진행했다. 드로잉 클래스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처음에 SM 엔터테인먼트에서 드로잉 클래스 또는 강연 등을 자유롭게 진행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전까지 누군가를 가르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강연보다는 드로잉 클래스를 선택했다. 이 결심을 한 후, 어떻게 하면 내 안에 있는 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불어 넣어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하나의 생각을 스케치로 담아내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방법을 터득한다면 ‘그림을 처음 그리는 사람이라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만약 나의 몸이 ‘집’이라면 나의 생각들은 그 집의 ‘방’을 차지한다. ‘그 방들이 모여 하나의 집을 만들자’라는 큰 주제를 잡고 클래스를 진행하였다. 클래스가 끝날 때면 그림 한 개가 완성된다. 첫 수업에선 수강생들이 자신이 느낀 감정을 마인드맵에 그려나가도록 했다. 내가 되고 싶은 것, 내가 느낀 것, 기쁜 감정, 슬픈 감정 모두 마인드맵에 담으면 그것이 결국 자신의 모습이 된다. 그리고 그것 중 하나를 뽑아 또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낸다. 처음엔 다들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나면 그림 하나가 완성되는 것에 매우 뿌듯해한다. 나는 단순히 옆에서 그들의 생각이 더욱 다양하게 나오도록 돕는 역할을 맡을 뿐이다.

Q. 7월 초에 SUBSUB 작가의 첫 개인전이 열린다. 처음으로 열리는 개인전이기도 한데 본인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가?

A. 작가로서의 목표로는 『수학의 정석』처럼 첫 개인전에 대한 로망이 항상 있었다. 2년 전부터 개인전을 준비해왔고 이를 확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지금까지 미뤄지다가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 여름에 열리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여름에 어울리는 전시를 진행할까 생각했지만, 너무 여름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그 외의 것들에 대한 포커싱이 흐려질까 걱정되어 ‘물’을 주제로 잡았다. 이 전시를 통해 물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과 내 감정들을 결합하여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물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니 물은 사람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모든 동식물의 원천이기도 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도 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는 중이다. 또 이번 전시에서 평면 작업뿐만 아니라 영상과 설치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모두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설레고 기대가 된다. 첫 전시회인 만큼 사람들이 단순히 ‘전시를 봤다’라는 데 만족하지 않고, 전시를 통해 생각이 많아지고 다양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Q.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본교 학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또는 조언이 있는가?

A. 나 역시도 그림을 계속 배우고 있고 항상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어려움에 봉착하고 힘이 든다. 하지만 막상 도전한 후 돌이켜 생각해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이었고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먼저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또는 지향하는 것들을 알고 시작한다면 분명 실패를 하더라도 배울 점 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나의 경우엔 두려워하기보다는 ‘일단 도전하자’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점점 용기를 얻게 된다. 또한 작품 활동의 기본은 나 자신의 경험에 충실하는 것이다. 나 자신이 겪고 느낀 것들이 원천이 되어 새로운 것을 마주치게 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던 방향으로 그려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홍익대학교 학우들은 무엇이든지 일단 도전하고 힘을 얻으면서 자신의 원천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남주 기자  (skawn949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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