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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은 주워 담을 수 없음을 알기에

논란과 상처의 지난 한 주였다. 경찰 수사 끝에 회화과 누드 모델 사진 유출의 가해자는 본교 학우가 아닌 동료 모델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인 후 앙심을 품고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최초로 게시된 글에는 피해자의 신체 일부분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글이 게시된 ‘워마드’ 사이트는 남성 혐오적 글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또 여성 혐오와 고인 비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간베스트의 미러링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 회원들은 이를 문제 삼기보다 오히려 비하하고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이 워마드에서 발생한 것이 드러나자 이는 남녀 간의 갈등으로 번졌다. 일부 남성은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여성임을 언급하며, 여성 전체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반대로 일부 여성은 남성들이 저지른 성 문제를 말하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상식적인 모습이라기보다 서로를 적대시하고 증오하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신체 일부분을 온라인 사이트에 유출하여, 피해자를 모욕한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가해자의 처벌이 먼저 논의되어야 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급증하는 몰래카메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사건은 지원 방안 모색보다 남녀 간의 갈등 국면으로 나타났다. 

  사건에 대한 갈등이 심해지자 논란의 불씨는 회화과 학생회와 학우들에게 튀었다. 회화과가 사건 발생 당시 경찰에게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학과 내부에서 일을 무마하려 한다는 억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회화과가 해당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에게 자백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3일(목)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하고 회화과 사무실을 통해 학교에 사건을 알렸으며, 이후 경찰을 통해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자백을 유도했다는 것을 이유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점은 이후 회화과와 미술대학의 조치를 봤을 때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 또, 가해자가 본교 학우가 아닌 동료 모델로 밝혀짐에 따라 이는 전적으로 추측과 정황에서 비롯된 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해당 학과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본교 구성원 전체를 비난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일련의 사건으로 지난 3월 1일(목) 본교에서 진행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설치가 언급되었다. 당시 기성 언론은 본교와 학우들이 소녀상 설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의 보도를 했다. 그러나 소녀상 설치 진행 상황과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당시 현장과 총학생회의 입장을 봤을 때 설치위원회와 학교, 학생 삼자 모두 설치를 반대하지 않았다. 학생회는 당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설치 장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설치위원회도 추후 논의 후 소녀상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었다. 이번 사건 역시 실제 진행 상황과 학생회의 입장이 오도되어, 본교 학우가 가해자일 것이라 단정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건의 본질인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색출에 대한 논의보다 루머와 억측에 따라 주객 전도된 현상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본질에 접근한 문제 해결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외부인이긴 하나 당사자가 원할 경우 학교가 마련하고 있는 상담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학교와 학생회는 학내 성 문제 해결을 위해 성평등센터, 성폭력대책위원회, 성인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경영대학 소모임에서 단톡방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자, 성폭력대책위원회 주관으로 가해자 출석요청과 피해 학생 집단 상담 지원 등이 이뤄졌다. 나아가, 본교 내부에서 법적 처벌이 불가능한 만큼 경찰과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철저한 재발 방지 역시 요구된다. 학교는 성(性) 문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건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말과 글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억측으로 본교 학우 구성원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서는 안 될 것이다.

 

편집국장 김민우  (kimsioa@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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