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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1967탄생 C 시리즈>(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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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1967탄생 C 시리즈>, 1967년, 캔버스에 유채, 콜라주, 소장번호 2793
하종현, <1967탄생 C 시리즈>, 1967년, 캔버스에 유채, 콜라주, 소장번호 2793

하종현은 앵포르멜 추상에서 시작하여 기하학적 추상을 거쳐, 이후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접합> 연작을 발표하였고, 2010년부터는 <이후 접합> 연작을 발표하여 캔버스의 평면 회화라는 전통적 성격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40여 년간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하는 등 예술가이면서 교육자이자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1969년 그가 전위적인 미술가, 평론가와 함께 결성한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이하 AG)는 미술의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진보적이면서도 실험적인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시도하는 그룹이었다. 전시와 기관지 『AG』 발간을 병행한 AG는 실천과 이론을 통해 한국미술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운동이기도 했다. 

  1960년대에 들어서 이전까지 한국 화단을 지배하고 있던 앵포르멜에서 벗어나고자 하던 한국미술의 전위적 경향은 미술가들의 국제적 활동 확대와 서양의 전위적 미술운동이 국내에 소개됨에 따른 것이었다. 더욱이 이 시기 한국에서는 독재정치에 따른 부정부패, 인권‧환경문제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였고,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격변하는 사회가 젊은 미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하종현 등 AG의 구성원들은 도시문명이 가져온 한국현대미술의 변화를 인식하고 있었고 이러한 상황을 작품에 반영하여 기하학적 추상, 팝아트, 건축적 이미지 등으로 구현해내었다. 더불어 오브제를 활용한 설치작품은 물질적 특성에의 탐구를 통해 그들이 직면한 도시환경을 보여주었다.

  본관 소장 작품 <1967탄생 C 시리즈>는 1967년에 제작된 <탄생> 연작 중 한 점으로, AG 결성 이전에 그가 이미 캔버스의 평면성에서 탈피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두 개의 캔버스를 이어서 제작한 본 작품은 초기의 앵포르멜 추상과 AG 시기 사이의 기하학적 추상세계를 보여준다. 콜라주를 통해서 입체감을 부여하였고, 캔버스를 잘라 엮어 시각적 효과를 추구하는 등 재료의 물질적 특성을 활용하여 전통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한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을 통해서 만들어낸 화면의 질서와 풍부한 색채의 병렬로 시선을 끄는 옵아트의 경향을 보여준다. 이후 1969-1973년에 이르는 AG 시기에 캔버스에 철사와 용수철을 사용하면서 물질에 대한 시도를 더욱 다양한 재료로 확장시켰고, <접합> 연작에서는 마대 뒤에서 안료를 앞으로 밀어내는 독창적인 방법을 시도하여 새로운 추상회화의 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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