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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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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특정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겪는 고난을 견뎌내야 한다는 뜻이다. 기자는 방송국 기자라는 왕관을 쓰고자 한다. 방송국 기자가 가장 큰 왕관은 아니지만 최후의 왕관을 쓰기 위해 거치는 일종의 작은 왕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왕관을 쓰기 위한 과정에 있어 현재 기자가 몸담고 있는 홍대신문은 기자가 필연적으로 겪어내야만 하는 고난 중 하나이다. 선배들이 홍대신문 기자로 생활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거라 했지만 기자의 생각은 달랐다. 기자는 방송국 기자로 가는 길에 있는 고난들은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왕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별로 거대하지 않은 고난이라 여 겼고 그 정도는 기자가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홍대신문에 지원했고 이후 홍대신문 기자로 활동하게 됐다. 고난은 이때부터 시작됐고 그것은 생각보다 거대했다. 

  홍대신문사로 첫 출근을 하던 날, 기자는 마냥 신이 나 있었다. 이곳에서 하고 싶은 취재를 마음껏 하겠다는 다짐, 새로운 사람을 만날 거라는 설렘이 기자를 들뜨게 했다. 하지만 이때 기자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아직 기자는 ‘수습 기자’라는 것이었다. 기사를 쓰는 방법뿐만 아니라 취재하는 법, 기사 수정받는 과정 등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수습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래서 기자에게 고난은 더 크고 빠르게 다가왔다. 선배들이 기사 작성법과 피드백 받는 법, 원고 분량을 확인하는 법 등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혼란스러웠다. 한 번에 갑자기 많은 정보가 구두로 설명되어 이 모든 정보를 기억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물어보기 민망하고 미안해 다른 동기 기자가 하는 것을 곁눈질로 보고 조용히 따라 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나갔다. 이렇게 신문사의 체계를 조용히 알아가는 것이 나의 첫 번째 고난이었다.

  두 번째 고난은 첫 번째 고난이 끝나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수습 기자들이 한 명씩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나간 이를 대신해 시사를 다루는 코너인 ‘무슨 일 이슈’ 기사를 작성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슨 일 이슈’는 작성하기 쉬운 기사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이 기사를 써보게 된 기자는 ‘무슨 일 이슈’를 쓰는 동안 폭풍이 몰아친 듯 혼란스러웠다. 기삿거리를 찾아내는 것과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반복되고 어떤 내용을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짧은 기간 동안 계속됐기 때문이다. 또 목요일 오후부터 진행되는 이 작업은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기자를 더 힘들게 했다. 이것이 고난이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신문사를 나가는 기자들에 흔들렸기 때문이다. ‘나도 나가면 기사라는 족쇄에서 해방돼 주말이 있는 삶, 새내기 라이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기자를 흔들었다. 

  하지만 고난뿐일 것 같던 길에 오아시스가 생겨 흔들리던 나를 다잡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동기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자에게 가장 큰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기자는 기사에만 몰두해 주변 사람들을 크게 신경 쓰지 못 했고 ‘왜 나는 알려줘도 자꾸 잊어버릴까’ 하는 자책감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자 이전과 다른 책임감과 함께 즐거움이 생겼다. 아직 왕관으로 가는 길의 여정이 끝나지 않았다. 그 길에 또 어떤 고난이 있을지 기자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동기들이라는 오아시스, 동행자를 만났고 고난의 길을 함께 하게 됐다. 고난뿐일 것 같았던 길이었지만 동기들과 함께 걸어 나간다면 생각보다 수월히, 즐겁게 이 길을 걸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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