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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 역시 그랬다

정승모(법학09)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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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밥은 먹고 살 수 있을까? 대학생이 되고 난 후 하게 되는 가장 큰 고민이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대학생이 되기 전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대학 생활을 하는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그 역시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 생활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된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내가 한 일 중 기억나는 것은 음주가무, 여행, 축구, 연애, 아르바이트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 4학년이 된 나에게 남았던 건 2점대 중반의 학점뿐이었고 소위 ‘스펙’이라 말하는 것들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4학년이 되어서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려 했지만 남은 내 대학 생활은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중 학교 수업을 듣고 있던 어느날, 전공인 법 학과 관련된 대회 공지를 들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그 대회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성적을 거둬 상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받게 된 상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다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법학전문대학원 2학년 학생이 되어 있다. 처음 법학 전문대학원에 들어왔을 때도 내가 이곳에 온 것이 잘한 선택인지, 이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이곳에 와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법조인이 되고 싶은 이유가 분명하지만 나는 애초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길이었고 졸업을 앞둔 시점에, 조금은 급하게 목표를 세우고 도망치듯 떠나온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심과 불확신 속에서 1학년 1학기가 지나 여름방학이 되었고, 법무법인에서 인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법무 법인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동안 실제 사건 기록을 검토해 보고 재판 견학도 해보며 변호사들이 하는 업무를 보다 직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법조인이라는 확신이 조금이나마 들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법조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제자리에 멈춰있기보다는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일단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보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법조인이 되기 위한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으로 지내는 동안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직 그러한 일을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조급해하거나 자책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저 천천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물론 나 역시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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