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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모델 불법촬영 본교 피해에 대한 대처이어진 2·3차 가해에 본교 대책위원회 구성

이어진 2·3차 가해에 본교 대책위원회 구성

피의자 검거 후 사건은 ‘성차별 논쟁’으로 흘러가기도

회화과 누드모델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을 불법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워마드’에 유포한 동료 여성 모델 안씨가 지난 12일(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당일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를 이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마포경찰서는 11일(금) 안씨가 증거를 인멸한 한강과 PC방을 현장 검증하고 안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사건은 지난 2일(수)부터 각종 웹사이트와 기사를 통해 워마드의 ‘남성 혐오’적 특성과 함께 성인권과 관련된 논쟁을 일으켰다. 또한 이러한 논쟁에 가세하여 본교를 비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서울캠퍼스 성인권위원장 이상현(컴퓨터2) 학우는 “피해 사실이 명확한 이번 사건이 페미니즘 담론으로 넘어갈 이유는 없다.”라며 “이러한 추가적인 확산과 가해로 인해 총학생회 성인권위원회 및 학우들에게도 2차 피해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신민준(회화4) 학우는 “사건의 책임은 가해자 개인에게 있는 것인데, 학내에서는 회화과에, 외부에서는 홍익대학교라는 대상에 집단적으로 부여되었다.”라며 “총학생회로서 사건과 관계없는 본교의 전체 학우들이 외부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이 가장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한편 하영은 한국누드모델협회장(이하 회장)은 지난 11일(금) 사건의 피의자가 동료 여성 모델로 밝혀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들께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회장은 지난 8일(화) 라디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당시 그는 피해자의 비참한 심정을 대리 표명하며, “누드 수업에 마음 편하게 모델을 보낼 수가 없다. 범인이 외부인일 경우는 당연히 없다.”라고 본교책임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9일(수) 피해 모델이 속한 해당 에이전시 측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해당 라디오 인터뷰로 인해 사건에 관심이 쏠려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이루어지고 있다.”라며 “피해 모델과의 깊은 교류 및 당사자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방송에서 모델의 심정을 전달했다. 에이전시 측에서는 당황스러운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에이전시는 게시자를 홍대 학생으로 특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1명의 잘못으로 인해 홍익대학교 전체가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피의자가 검거된 이후에도 본 사건에 대한 본교를 둘러싼 루머는 지속되고 있다. 회화과 학생회장 전초록(회화3) 학우는 “현재 학내에서는 어느 정도 오해가 풀린 상황이지만 외부에서는 ‘사진을 촬영한 당사자와 유포자가 다르다’, ‘단톡방에서 사진을 돌려본 학우를 찾아내라’라는 등의 반응으로 루머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사건 발생 장소가 회화과 실기실이라는 이유로 ‘홍익대학교 도촬사건’으로 못박혀 구설에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회화과 학생회 측은 사건 당시 회화과 학생회에 행해진 협박 문자 및 가계정을 통한 인신공격에 개인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본교는 성폭력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소집해 본 사건과 관련한 방안 및 조처를 논의할 예정이다. 대책위에는 학사부총장, 관리부총장, 기획처장, 성평등상담센터장 등의 위원과 총학생회, 성인권위원회 등의 학생위원 및 사건 관련 당사자가 참여한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위원회에서 △사건의 예방책 및 재발 방지책 마련 △사전 교육 및 매뉴얼 마련 △본교 학우들에게 가해진 2·3차 피해에 대한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대책위에서 피해를 입은 본교 학우들을 위해 학교 차원의 소송 제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평등상담센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학교 외부인으로 밝혀져, 후속 조치는 경찰 측에서 처리할 예정이다.”라며 “사건 관련 학생들을 위한 집단 상담 등 정신적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 인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과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되어 많은 네티즌들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어 한 온라인 카페인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13일(일) 기준 가입자 1만 9277명을 확보하며 경찰 수사를 규탄했다. 현재까지 피해자가 여성인 불법 촬영 사건에서 경찰이 보인 미온적인 수사에 비해 피해자가 남성인 본 사건에서는 속전속결로 용의자가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4일(월)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여성과 관련된 수사나 성범죄는 경찰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라고 해당 논란을 부인했다. 한편,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16일(수) 개최된 ‘여성폭력 방지 정책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된 점을 언급하며 “본질은 경찰, 법원의 단호하지 못한 대처 문제이지, 본 사건이 남녀 간 대립으로 향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홍준영 기자(mgs05038@mail.hongik.ac.kr)

김성아 기자(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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